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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무조건 피하는 게 답일까? 역전세 활용법

입지 상황 파악이 먼저...대응 전략을 준비하면 '저점 매수 기회' 될수도

2018.11.12(Mon) 10:32:39

[비즈한국]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은 무조건 피해야 할까? 역전세가 발생되면 집값은 무조건 내려갈까?  

 

2018년 45만 세대, 2019년 38만 세대. 2년 동안 전국적으로 총 83만 아파트 세대가 신규 입주할 예정이다. 1기 신도시 입주 초기인 1990년대 초반 이후 최대 물량이다. 아파트 이외의 주택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난다. 이 입주량 수치에 대해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세가 하락할 것이고, 역전세도 발생할 것이라 전망한다. 이런 역전세 현상은 부동산 하락 시장을 증명하는 중요한 현상이다. 

 

과거 역전세 지역의 현재 모습을 보면 역전세에 대한 대응 전략을 준비할 수 있다. 사진은 2014년 잠실 지역 부동산의 모습. 사진=박은숙 기자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역전세에 대한 하락 전망은 적중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지역에 따라 역전세가 발생할 수도, 그 반대의 결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역전세가 발생하는 이유 또한 지역마다 다르다.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 언론 등은 전국적인 수치로 부동산 시장을 총평하는 일을 지양해야한다. 대한민국 부동산 역사상 모든 지역이 동시에 오르고 동시에 내린 적은 없다. 지역마다 세부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체 수치, 전체 평균으로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는 것은 오히려 시장을 잘못 이해하고 잘못 대응하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정 목적을 가지고 호도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문가들이 없길 희망한다. 

 

2년 동안 80만 세대가 입주하면 부동산 수요 대비 공급이 과잉돼 시세가 폭락할 것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논리는 ‘당분간 시세가 하락할 것이니 집을 사면 안 된다’는 의미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이런 기사의 제목만 보고 그것을 그대로 맹신하게 된다. 

 

언론사나 전문가는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을 더해야한다. 입주 물량이 많았던 과거의 특정 지역별 사례를 그대로 전달하며, 그 지역이 여전히 문제되고 있는지, 아니면 문제를 해결했는지 비교하는 내용이 필요하다. 과거 역전세가 발생한 지역의 현재 모습을 보면 역전세에 대한 대응 전략을 준비할 수 있다. 

 

역전세로 문제가 된 지역의 대표 사례는 서울 잠실이다. 2007년 전후 송파구 잠실 권역에만 2만 5000세대가 입주했다. 엘스 5678세대, 리센츠 5563세대, 트리지움 3696세대, 레이크팰리스 2678세대, 파크리오 6864세대 등 5개 단지에만 2만 4479세대가 입주했다. 이 대규모 입주로 인해 실제 잠실 및 주변 지역의 전세 시세가 하락하게 된다. 전세 시세가 하락하면 전세를 끼고 매수를 했던 투자자들이 급하게 매도를 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시세까지 빠질 수도 있고, 실제 그런 일이 발생했다. 

 

중요한 것은 역전세와 시세 약세가 언제까지 지속되었는지 여부다. 이후 잠실의 아파트 단지는 어떻게 되었는가. 전세가가 당시 매매가를 넘은 것은 물론 매매 시세 역시 당시 대비 2배 넘게 상승했다. 

 

결국 당시 매스컴을 뜨겁게 했던 잠실발 역전세난에 대한 뉴스는 이제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현재 기준으로 잠실 지역을 복기하면 역전세난이 발생했던 그 시기가 오히려 매수 적기였음을 알 수 있다. 물론 2010년까지 시세가 상승을 하다가 금융위기 이후 2013년까지 시세가 빠지기도 했지만, 2009년의 시세 이하로는 더 내려가지 않았다. 결국 잠실처럼 대기 수요가 충분한 지역은 역전세 시기를 적정 매수 시기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지역, 모든 아파트가 여기에 해당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입지 경쟁력, 상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아파트의 경우 역전세를 대비한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 내 수요가 빠지는 지역이 특히 그렇다. 잠실처럼 중심 지역이 아닌 경우, 신규 택지개발지 중 배후 지역이 없는 경우 등은 역전세가 발생한 이후 이 문제가 해소될 수 있는지 반드시 분석해 봐야 한다. 

 

대기 수요층이 충분한 곳이라면 일반적으로 역전세가 발생해도 2~4년 지나면 정상 시세로 회복한다. 기반 시설이 좋아지고 수요층이 추가로 유입되면 시세가 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수요가 없는 지역은 오히려 지속적으로 시세가 빠질 수 있다. 

 

기존 아파트가 있는 지역 인근에 신규 아파트가 입주하면 신규 아파트 쪽으로 수요가 이동하게 된다. 만약 대기 수요가 없는 지역일 경우 기존 아파트의 역전세 현상이 발생한다. 다른 지역에서 인구가 유입돼 수요를 채워줄 수 있는 조건이라면 기존 아파트의 시세는 다시 적정 시세로 오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시세는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기존 아파트의 시세가 빠지면 신규 아파트의 시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아파트와 신규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큰데, 입지적 메리트와 상품적 메리트 차이가 그 가격만큼 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신규 아파트를 선택했던 수요층이 기존 아파트를 다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지역 내 소화할 수 있는 수요량이 정해져 있어 이른바 ‘나눠 먹기’를 해야 한다. 이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시장이라면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시세 하락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정리하자면 역전세를 활용할 수 있는 지역과 대비해야 하는 지역이 있으니 개별 입지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 중 수요가 충분한 지역은 역전세를 활용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 투자자들은 저점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전세 희망 임차인에게는 좋은 입지의 아파트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가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대규모 입주로 기존 아파트의 수요와 나눠야 하는 지역의 경우 대응 전략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수요층이 충분한지 확인하고 충분치 않다면 출구 전략을 짜야한다. 출구 전략은 신규 아파트 입주 2년이 되기 전 준비해야 한다. 역전세가 발생한다고 무조건 해당 지역을 회피할 필요는 없다. 입지 상황에 따라 대응 전략을 준비하면 오히려 양질의 상품을 저가로 매수할 기회가 될 수 있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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