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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숙박 오픈한 야놀자, 호텔 넘어 '큰 그림' 그린다?

라쿠텐·트립어드바이저 등과 제휴 "젊은 층 중저가시장에 집중" 밝혀

2019.01.18(Fri) 11:33:30

[비즈한국] ​지난 15일 ​숙박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야놀자는 일본과 동남아를 비롯한 전 세계 38만 8000여 개 숙박업소를 예약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라쿠텐, 호스텔월드, 트립어드바이저 등 다양한 해외 플랫폼들과 손잡은 글로벌 행보에 나선 것이다. 한국에서 놀던 야놀자가 모텔예약앱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OTA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

 

숙박 예약앱 야놀자가 글로벌 행보를 밝혔다. 국내 서비스를 넘어 일본과 동남아를 비롯한 전 세계 38만 8000여 개 숙박업소를 예약할 수 있게 된다. 사진=아놀자 캡처


# 15년 새 매출 1000억 원대로 급성장

 

야놀자는 2002년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매출 6000만 원의 ​작은 카페로 시작했다. 2010년 25억 5000만 원의 매출을 찍은 후, 2 만인 2012년 100만 명이라는 회원수를 등에 업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 2012년 매출 96억 4000만 원에서 2017년 매출 약 1005억 원에 달하기까지 매년 1.5~2배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숙박시장과 스마트폰 활성화라는 시대적 변화 외에도 성공적인 투자유치가 있었다. 100억 원 이상의 비교적 굵직한 투자만 살펴봐도 2015년 파트너스 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 원, 2016년 같은 투자사로부터 다시 100억 원, 2017년 스카이레이크로부터 600억 원, 아주IB투자로부터 200억 원, 2018년엔 SBI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 원, 한화자산운용으로부터 3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투자 유치 금액은 총 1510억 원에 이른다. 

 

투자 유치가 성공한 후 야놀자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여러 예약 플랫폼과 제휴를 맺거나 흡수하기 시작한다. 2016년 호텔당일예약 서비스 ‘​호텔나우’​를 인수하고 한인민박 ‘​민다’​, 게스트하우스 ‘​지냄’​ 등과 투자 및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 해외 플랫폼과 경쟁 대신 제휴

 

야놀자는 2018년에 본격적으로 글로벌 숙박 플랫폼과 제휴 및 투자에 박차를 가했다. 3월 일본 라쿠텐의 공유 숙박 서비스 ‘라이풀스테이’와 제휴를 시작으로 7월 동남아 숙박 스타트업 ‘젠룸스’에 인수조건 투자, 12월 유럽 호스텔 플랫폼 ‘호스텔월드’와 제휴했다. 올해 1월에는 ‘트립어드바이저’와도 제휴해 서비스 폭을 더 넓히겠다는 포부다. 

 

야놀자는 이번 38만여 개의 해외 호텔 예약 오픈을 위해 라쿠텐 라이풀스테이와 젠룸스 외에도 총 10여 개의 해외 플랫폼과 제휴했다. 일본 1만 2000여 개, 동남아 4만여 개를 비롯, 유럽과 미주까지 커버한다. 향후 예약 가능한 숙박 개수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야놀자는 이번 38만여 개 해외 호텔 예약 오픈을 위해 라쿠텐 라이풀스테이와 젠룸스 외에도 총 10여 개의 해외 플랫폼과 제휴했다. 사진=야놀자 제공


하지만 숙박 예약은 제휴 업체들과의 API 연동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한마디로 제휴를 맺은 글로벌 숙박앱들의 인벤토리(상품DB)를 공유하고 제휴사에 수수료를 줘야 하는 구조다. 국내 숙박업소와 달리 해외 호텔들은 일일이 직접 거래할 수 없으니 글로벌 숙박앱이라는 중간유통사를 끼는 셈이다. 유통 과정을 한 번 더 거치니 같은 호텔이라도 제휴한 글로벌 숙박앱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마진이 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어려운 것이 업계의 현실이다. 야놀자로서는 글로벌 OTA보다 적은 마진으로 광고도 해야 하고 고객도 뺏기지 않아야 한다. 

 

더구나 경쟁사인 아고다의 전 세계 호텔 인벤토리는 200만 개, 부킹닷컴은 2900만 개에 달한다. ‘​고작’​ 40만 개에 불과한 야놀자가 경쟁이 될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아닐까?

 

이에 야놀자 관계자는 “야놀자는 글로벌 OTA를 경쟁상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하나의 거대 글로벌 OTA를 어떻게 이길 수 있겠나. 우리는 각 OTA의 장점을 파악해 그들과 제휴하고 협력해서 종합여가 플랫폼으로 나간다는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 문제가 되는 것처럼 글로벌 숙박 OTA를 한 번이라도 써 본 사람은 숙박에 문제가 생겼을 때나 환불과 예약 변경 시 얼마나 불편한지 안다. 야놀자는 연결이 편한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전체적으로 유연한 환불정책을 쓰기 때문에 고객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오전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365일 80여 명의 상담원을 두고 고객센터를 운영해 해외 호텔의 예약 취소와 환불을 쉽게 한다는 방침이다. 환불 불가 호텔도 전체 호텔의 4.5%로 제한했다. 또 해외 숙박앱의 경우 처음에는 세금 불포함 금액을 보여주다가 결제창이 열리면서 갑자기 세금이 추가돼 가격비교에 불편함이 있지만, 야놀자는 해외 숙소 검색 시 처음부터 세금 포함 금액을 보여주기 때문에 정확한 결제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내세웠다. 결제도 현금과 카드 외에 카카오페이, 스마일페이, 페이코 등 간편결제 시스템을 활용해 결제를 더 간편하게 했다. 

  

# 직접 수익보다 ​사용자 잡아두기’, 중저가 시장에 집중

    

야놀자는 단순 숙박 예약앱을 넘어 종합여가플랫폼으로 가기 위해 2018년 레저액티비티 플랫폼 ‘레저큐’를 인수하고 여가액티비티 플랫폼 ‘프렌트립(프립)’에도 투자했다. 또 글로벌 음식 배달앱 ‘우버이츠’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카셰어링 기업 ‘쏘카’와도 업무 제휴를 마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앱은 사용자의 예약 습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수많은 예약앱과의 경쟁에서 최대한 사용자를 앱 안에 머물도록 해야 한다. 회원 가입 후 리워드나 포인트를 쌓아갈 때 가격도 경쟁력 있고 앱 사용도 쉬우면 사용자의 이탈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그래서 마진과 관계없는 정보 제공도 충실히 해야 한다”며 “야놀자의 이번 해외시장 진입도 직접 수익보다는 하나의 플랫폼 안에 다양한 예약 기능을 넣어 일단 사용자가 앱 안에 자주, 오래 머물도록 하는 ‘고객 잡아두기’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야놀자는 글로벌 OTA를 경쟁상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각 OTA의 장점을 파악해 제휴와 협력을 통해 종합여가 플랫폼으로 나간다는 계획이다. 사진=야놀자 제공

 

야놀자 관계자는 “세계 숙박시장에 특급 호텔만 있는 건 아니다. 아직 중저가 숙박 시장의 가능성과 잠재력은 충분하다. 야놀자의 주 타깃인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의 전 세계 숙박 예약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야놀자는 2022년 안에 상장한다는 조건으로 스카이레이크로부터 600억 원의 투자유치를 받은 만큼 향후 상장에 대한 행보도 주목된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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