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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천조국도 포기 '합동화력함'의 치명적 약점

국방중기계획 포함 '떠다니는 미사일 발사대'…가성비 좋고 화력 강력하지만 방어력 약해

2019.08.19(Mon) 09:49:59

[비즈한국] 지난 14일 국방부는 향후 5년간 291조 원을 투입해서 어떻게 군사력 건설을 할 것인지를 정리한 ‘20-24 국방중기계획’을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그 중 신무기 개발과 구매에 쓰이는 예산이 무려 103조 원. 금액 자체는 천문학적이지만 주변국들의 군사력 투자를 생각하면 그렇게 많은 건 아니다.

 

이번 국방중기계획에서는 이 103조 원으로 무엇을 어떻게 만들고 구매할 것인지도 비교적 상세히 공개됐다. KF-X 보라매 전투기 사업이나 현무-2, 3 미사일 사업같이 개발과 양산이 지속되고 있는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앞으로 5년 이내에 새롭게 공개될 신무기의 모습이 무엇인지도 알려준다.

 

이번 국방중기계획에서 공개된 많은 신무기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일명 아스널 삽(Arsenal Ship)으로 불리는 ‘합동화력함’의 설계와 건조 추진이다. 수송선을 개조한 무인 아스널 십 사진=Austal USA


EMP탄, 정전탄, 통신중계 드론 등 국방중기계획에서 공개된 많은 신무기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해군이 계획 중인 아주 특별한 함정이었다. 일명 아스널 십(Arsenal Ship)으로 불리는 ‘합동화력함’의 설계와 건조 추진이 바로 그것이다. 합동화력함은 지상 공격 임무를 중심으로 함대지 미사일을 대량으로 탑재하는 함정을 의미한다.

 

물론 현재 한국 해군이 운용 중인 충무공 이순신급(광개토-II) 및 세종대왕급(광개토-III) 구축함, 인천급(울산-I)과 대구급(울산-II) 프리깃함, 그리고 손월일급(장보고-II) 잠수함에 현무-3 크루즈 미사일과 해룡 전술함대지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기에, 함선에 지상공격 임무를 부여하는 것은 그리 특별하지는 않다. 다만 합동화력함은 지상공격 임무에 모든 능력을 ‘올인’한 지상공격 함정이라는 점이 다르다.

 

합동화력함과 가장 비슷한 개념의 함정이 바로 미국이 20년 넘게 추진한 아스널 십이다. 아스널 십은 1980년대 후반부터 미 해군에서 연구되다가 1990년대 중후반부에 본격적으로 추진하던 중 폐기한 개념이다. 아스널 십은 2만톤(t)급 이상의 순향함급 사이즈에 수백 발의 지상공격 미사일을 탑재하는 대신, 각종 대공, 대함, 대잠전 장비를 거의 다 제거해서 지상공격능력을 극대화하고 운용 인원도 최소한도로 줄인 것이다. 

 

표적 획득을 위한 레이더나 소나도 없고 위성으로 공격할 표적의 정보를 받아 발사하므로 사실상 미사일 발사대만 선체에 숨겨진 모양이다. 미 해군은 이 아스널 십 계획을 포기하고 DD-21이라는 구축함 계획으로 변경, DDG-1000 줌왈트(Zumwalt)구축함을 완성했다. 아스널 십이 적의 공격에 취약하고 다목적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포기한 미래 무기 개념이 한국에서 부활한 이유는 동시 다목표 공격능력과 생존성 문제 때문이다. 우선 미사일 사령부에서 운용 중인 현무-2와 현무-3는 모두 장갑화 된 TEL(이동식 발사대)에서 운용하는데, 트럭 1대 당 미사일 2발을 운용하니 동시 대규모 발사는 조금 곤란하다. 공군이 보유한 타우러스 공대지 미사일도 F-15K 전투기 한 대당 두 발을 실을 수 있는데, 우리 군의 F-15K 보유량이 불과 60대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수천 개의 목표물을 제압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미국이 제작하려다 포기한 아스널 십의 모형. 사진=modelshipgallery.com


이에 비해 합동화력함에는 한 척당 대략 100발 이상의 순항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고, 우리 해군이 운용 중인 광개토-2 및 광개토-3에도 각각 수십 발의 순항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으니 해군 함정은 일거에 적을 미사일로 급습하는 데는 제격이다. 북한이 지상의 이동식 발사대와 전투기가 있는 공군기지를 노리고 있어 공격에 취약하지만, 바다에 떠 있는 합동화력함의 경우 계속 이동하기에 북한이 이를 포착하기도 어렵고 공격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 북한의 디젤 잠수함은 계속 이동하는 해군 함정을 추적하기에는 너무 느리고 잠수성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합동화력함이 북한의 공격에 100% 안전하다는 보장을 하기 어려운 것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합동화력함은 지상공격을 위한 크루즈 미사일 탑재에 집중하다보니, 적의 미사일공격이나 어뢰공격을 막을 수 있는 각종 방어장비와 탐지장비, 함대공 미사일을 탑재할 여유 공간이 없다. 또한 합동화력함에 복잡한 방어장비와 센서를 달수록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미국의 DDG-1000 줌왈트 구축함처럼 가격이 수조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지금이야 북한은 원거리 해상 탐색능력 및 원거리 대함 공격능력이 없지만, 이것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북한은 이미 금성 3호라는 1990년대 기술의 대함미사일을 함정에 장착하고 있고, 유사시 중국 혹은 러시아의 해양감시위성이나 해상초계기의 정보를 받아 동해나 서해에 있는 합동화력함을 찾아내 공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미국이 아스널 십을 결국 포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은 아스널 십의 대안으로 오하이오급 전원잠(SSBN)을 개조하여 순항미사일 100여 발을 탑재하는 순항미사일 원잠(SSGN)으로 개조했다. 하지만 원자력 잠수함을 확보할 수 없는 우리 해군은 잠수함 한 척에 불과 8발 정도의 미사일만 탑재할 수 있으니, 잠수함으로 합동화력함을 대체하려면 20척은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 해군은 배수량이 72톤에 불과한 Mark VI 패트롤보트에 사거리 500km 이상의 LRASM 대함·대지 공격미사일 4발을 탑재하는 방안과, 고속 수송선을 무인화해 원격 미사일 발사대로 개조하려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Mark VI 보트에 LRASM 미사일을 장착한 모습. 사진=kaixian.tv


대안은 있을까. 미 해군은 합동화력함과 반대의 개념으로 함대의 지상 공격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여러 연구 중이다. 일명 분산된 치명성(Distributed Lethality) 전략이 그것이다. 합동화력함이 미사일 100발을 배 한척에 담아두는 것과 반대로, 해군의 모든 함정에서 대함·대지상 미사일을 탑재해서, 배를 한두 척 잃어도 지속적으로 반격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미 해군은 배수량이 72톤에 불과한 Mark VI 패트롤보트에 사거리 500km 이상의 LRASM 대함·대지 공격미사일 4발을 탑재하는 방안과, 고속 수송선을 무인화해 원격 미사일 발사대로 개조하려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우리도 미국 해군의 전략처럼 ‘계란의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방식으로 소형 선박, 혹은 무인선박에 미사일을 배치해 적의 공격에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전략을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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