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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금보다 빛나는 모래사장, 소록도 건너 고흥 거금도

소록도-거금도 연결하는 거금대교 통해 자동차로 진입…'박치기왕' 김일의 고향

2019.10.01(Tue) 17:02:45

[비즈한국] 전남 고흥반도에서 서남쪽으로 2km 남짓. 우리나라에서 열 번째로 큰 섬 거금도는 지난 2011년 총길이 2028m의 거금대교가 들어서면서 자동차로 갈 수 있는 섬이 되었다. 

 

‘거대한 금맥이 있는 섬’이라는 이름과 달리 금광은 찾아볼 수 없지만 낙타 모양의 섬 구석구석에 아름다운 풍광이 숨어 있다. 차를 타고 거금도에 닿기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작지만 훨씬 더 유명한 섬, 소록도를 거쳐야 한다. 거금대교는 육지와 섬을 잇는 연륙교(連陸橋)가 아니라 소록도와 거금도 사이를 잇는 연도교(連島橋)이기 때문이다. 소록도와 고흥을 잇는 소록대교는 2009년에 건설되었다.

 

거금도휴게소 옥상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소록도와 거금도 주변 풍경. 사진=구완회 제공

 

#소록대교, 거금대교를 지나 김일기념체육관으로

 

전라남북도를 종단하는 27번 국도를 타고 군산과 순천을 거쳐 고흥으로, 다시 소록대교와 거금대교를 지나면 가장 먼저 거금도휴게소에 닿는다. 휴게소 앞마당에는 하늘로 손을 뻗은 은빛 거인 조형물과 함께 고흥의 특산물을 소개하는 ‘고흥 8품’ 안내판이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유자와 석류, 쌀, 마늘, 참다래, 꼬막, 미역에서 한우까지 자연이 선물한 고흥의 농산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휴게소 뒷마당에는 거금도둘레길 표지판이 보인다. 거금도휴게소는 섬을 휘감아 도는 자동차 일주도로뿐 아니라 7개 코스 42.195km에 이르는 거금도둘레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옥상의 전망대에선 거금대교 너머 소록도의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일주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향하면 10분도 되지 않아 김일기념체육관이다. 거금대교와 같은 해에 완공된 김일기념체육관은 이름 그대로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박치기왕’ 김일을 기념하는 체육관이다. 

 

거금도 출신의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박치기왕’ 김일을 기념하는 ‘김일기념체육관’ 앞에서 김일 동상이 서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1929년 거금도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김일의 고향 사랑은 각별했단다. 프로레슬러가 되기 전 전국의 씨름판을 휩쓸면서 부상으로 받은 쌀을 고향 사람들에게 나눠주곤 했다고. 1960년대 말 ‘국민 영웅’으로 떠오르고 청와대 초청을 받은 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임자, 소원이 뭔가?” 하고 묻자 “고향 마을에 전기가 들어와 고향 사람들이 제 경기를 TV로 보는 것”이라고 답했다. 덕분에 거금도는 전국의 어느 섬보다 먼저 전기가 들어오게 되었다고 한다. 

 

김일기념체육관을 출발해 10분쯤 달리면 익금해수욕장이다. 더할 익(益)에 쇠 금(金) 자를 쓰는 특이한 이름은 부자 마을이 되라는 희망을 담았다. 태양 아래 황금처럼 빛나는 모래사장 덕분에 이런 이름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거의 1km에 이르는 깨끗한 백사장 앞 바다는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해 여름 물놀이에 안성맞춤이다.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울창한 곰솔숲은 한가롭게 쉬어 가기 좋다. 모래사장이 끝나는 곳부터 이어지는 갯바위에선 바다낚시를 즐길 수도 있다. 

 

익금해수욕장은 거의 1km에 이르는 깨끗한 백사장에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해 여름 물놀이에 안성맞춤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공룡알’ 가득한 몽돌해변과 섬 사이 일출

 

익산해수욕장에서 다시 해안도로를 따라 10분쯤 가면, 구석구석 아름다운 해안으로 유명한 거금도에서도 독특한 풍광을 자랑하는 오천몽돌해변에 이른다. 이곳에는 금빛 모래사장 대신 크고 작은 자갈돌이 융단처럼 깔려 있다. 바닷가의 둥근 갯돌을 흔히 몽돌이라고 부르는데 거금도 사람들은 이 돌들을 ‘공룡알’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해변을 가득 채운 둥근 몽돌 중간중간 누군가의 소원을 담은 돌탑이 삐죽이 솟아 있기도 하다. 

 

몽돌해변 바로 옆 오천항은 27번 국도의 시작점이다. 여기서 출발한 27번 국도는 소록도를 거쳐 고흥으로, 다시 순천과 군산으로 이어진다. 지나가는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자그마한 항구에는 조업을 기다리는 작은 배들만 옹기종기 모여 있다. 오천항을 지키는 방파제 너머로 항구만큼이나 아담한 등대가 홀로 바다를 지키고 있었다. 

 

거금도에선 ‘공룡알’이라고 부르는 몽돌이 융단처럼 깔린 오천몽돌해변. 사진=구완회 제공


‘소원동산’ 팔각정에서 내려다본 청석포구. 주위에 푸른색 돌이 많다는 청석포구 앞에는 바다 쪽으로 길쭉하게 튀어나온 방파제 끝에 하얀 등대가 자리 잡았다. 사진=구완회 제공


오천항에서 5분쯤 차를 달리면 시원한 전망이 펼쳐지는 언덕 위 팔각정자가 나온다. 정자 입구에는 ‘소원동산’이라는 표지석이 보이고 주변에는 그림 같은 풍광을 즐기며 잠시 산책할 수 있는 나무 데크도 있다. 이곳은 멀리 섬과 섬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을 맞을 수 있는 일출 명소이다. 한낮의 소원동산에선 붉은 태양 대신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아름다운 포구가 보인다. 

 

주위에 푸른색 돌이 많다는 청석포구 앞에는 바다 쪽으로 길쭉하게 튀어나온 방파제 끝에 하얀 등대가 자리 잡았다. 바다와 하늘 사이에는 자그마한 섬들이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곳의 해변에도 모래 대신 몽돌이 깔렸다. 청석몽돌해변 뒤로는 구실잣밤나무와 팽나무, 후박나무가 섞인 방풍림이 병풍을 이루고 있다. 

 

<여행정보>


김일기념체육관

△위치: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거금중앙길 40

△문의: 061-830-5864

△관람 시간: 8시~17시, 월요일 휴관

 

익금해수욕장

△위치: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익금해변길 32

△문의: 061-830-5244(고흥군청 관광과)

△공연 시간: 24시간, 연중무휴

 

오천몽돌해변

△위치: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오천리 138-7

△문의: 061-830-5244(고흥군청 관광과)

△공연 시간: 24시간, 연중무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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