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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네이버는 수천억 원, 구글은 0원" 국감서 '망 사용료' 논란

국내 기업만 과도한 사용료 지불…구글 "사회기반시설 투자 통해 트래픽 감소"

2019.10.04(Fri) 18:04:26

[비즈한국]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감사위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망 사용료’를 쟁점으로 꺼내들었다. 국내·외 기업들이 동등한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고, 이동통신사 3사의 망 사용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망 사용료란 말 그대로 인터넷 통신망에 대한 사용료다. 네이버, 아프리카TV와 같은 CP(Contents Provider,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ISP(Internet Service Provider,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들이 설치한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전송된다. 이로 인해 국내 CP들은 통신 3사 모두에 망 사용료를 납부하고 있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두 번째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날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사무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가 감사를 받았다. 사진=박은숙 기자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최대 검색포털이자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네이버는 2016년 망 사용료로 약 734억 원을 지불했다. 2017년 망 사용료는 1141억 원으로 늘었다. 게임회사 엔씨소프트, 넷마블은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한 해 100억 원 전후의 망 사용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외 기업들은 국내 기업과는 다른 방법으로 국내 ISP에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일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일반 증인을 출석해 “해외 CP는 캐시서버를 두고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 국내 사업자와는 다른 방법”이라며 “네이버도 캐시서버를 두고 싶다고 국내 ISP들에 요청해도 허락되지 않는다. 국내 사업자도 (해외 사업자와) 동일한 조건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을 해외 서버를 통해 접속하면 인터넷 속도가 느려진다. 트래픽 양도 많고, 물리적 거리도 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외 CP들은 본 서버의 복사 서버를 각 지역에 설치한다. 이용자들이 자주 접근하는 정보에 빠르게 접속하도록 만든다. 이를 캐시서버라 한다.

 

현재 페이스북은 국내 ISP들과 캐시서버 계약을 맺고 국내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2016년 KT와 캐시서버 구축·​전용 통신망 대여 계약을 맺었다. 대가로 연간 약 150억 원을 지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올해 1월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현재 LG유플러스와도 협상 중이며, 1일엔 KT·세종텔레콤과 네트워크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구글코리아는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인 ‘리전’을 전용망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직접 구축한 해저 케이블을 사용하거나 현지 ISP와 계약을 맺고 망을 임차하는 방식을 활용 중이다. 리전은 우리나라엔 2020년 초 서울에서 개설될 예정이다. 국내 ISP와 네트워크 협약을 맺을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존 리 구글코리아대표가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망 사용료’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사진=박찬웅 기자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망 사용료’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사진=박찬웅 기자

 

국회 과방위 감사위원인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료를 통해 “이동통신사 3사의 LTE 콘텐츠 이용별 트래픽 현황에 따르면 유튜브, 페이스북 등 국외 콘텐츠의 트래픽이 국내 콘텐츠 트래픽보다 약 두 배 더 높다. CP 동영상 매출 현황 역시 유튜브, 페이스북이 각각 41%, 33%로 우리나라 CP들의 매출이 현저히 적다”라며 “그런데도 국외 CP들은 통신망을 거의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망 사용료 지불에 대해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존 리 대표는 “구글은 트래픽 양을 줄이고자 사회기반시설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투자는 한국에도 트래픽과 관련된 비용을 절감할 기회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글과 관련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상호접속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합의해오고 있다. 대부분 무정산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망 사용료 계약은 기업 간) 사적 계약이기에 방통위가 정확히 모니터링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망 사용료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이를 감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력해 국·내외 CP 간 형성된 망 사용료 차등이 해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4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한편 과방위 감사위원인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ISP의 망 사용료 폭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성수 의원은 “산정기준이 국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우리나라 망 사용료가 미국·유럽 등보다 7배 정도 높다. 국내 ISP는 ‘망 사용료가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국내 중소 CP는 ‘국내 ISP의 망 사용료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말하며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박태훈 왓챠플레이 대표는 “국내 ISP의 망 사용료 가격은 중소 CP가 부담하기엔 큰 액수다. 왓챠도 아마존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4K 영상 지원, AR, VR 등 기술이 갖춰지더라도 넷플릭스처럼 망 비용을 내지 않거나, 이동통신사처럼 망 사용료를 얼마 내는지 모르는 기업들에 상대가 안 된다”며 “망 사용료의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증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가이드라인 구축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해결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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