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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신도시 택배대란 재현? 지하주차장 높이 둘러싼 입주자-시공사 갈등 내막

'2.7m 이상' 개정 전 승인받은 단지에선 택배차 지상으로 다녀야 해 입주민들 '안전' 염려

2019.11.07(Thu) 17:32:13

[비즈한국] 올해 8월 분양한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역 센트럴자이&위브캐슬’​ 입주예정자들은 피 말리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상에 차가 없는 아파트’​라는 홍보 문구를 보고 분양을 받았지만 계약서를 받아보니 아파트 지하주차장 층고가 2.3m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택배차가 지상으로 다니면 지난해​ ‘​다산신도시 택배 논란’​​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거라는 걱정에 입주예정자들은 단체카톡방을 중심으로 모여 정부와 지자체에 민원을 넣었다. 

 

떠들썩했던 ‘다산신도시 택배 논란’ 이후 국토교통부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높이를 기존 2.3m 이상에서 2.7m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2018년 6월 입법 예고 후 2019년 1월부터 적용됐지만 그 전에 사업계획을 승인받은 단지는 해당 안이 적용되지 않아 입주예정자들 중심으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4월 10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아파트 단지에 택배가 쌓여 있는 모습. 지하주차장 높이로 인해 택배차량이 지상으로 드나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정문 근처에 주차 후 카트로 배달해달라고 하자, 택배 업체들이 아파트 정문 인근 도로에 택배를 쌓아두고 가는 방식으로 맞섰다. 사진=연합뉴스


# 입주예정자 “홍보 당시 제대로 안 알려”…조합·시공사 “문제는 비용”

 

‘지상에 차가 다니지 않는 공원형 아파트’ 유행에 따른 부작용으로 택배차의 지하주차장 출입 문제가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올해 8월 분양한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역 센트럴자이&위브캐슬’이 대표 사례다. 

 

의정부역 센트럴자이&위브캐슬 일반분양 입주예정자들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단체 민원을 넣고 의정부시에 다수인관련 민원을 신청했다. 입주예정자 A 씨는 “11월 말이면 지하주차장 공사가 시작된다고 들었다. 그 전에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계약자들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으니 답답한 상황이다. 분양 당시 홈페이지, 모델하우스 등을 통해 홍보할 때는 관련 내용을 알 수 없었다. 입주 관련 공고문을 미리 나눠주지 않아 PDF 홍보물을 따로 다운받았는데, 그마저도 지하주차장 높이가 아주 작은 글씨로 쓰여 있었다. 홍보 단계에서 정확히 명시했다면 지금처럼 문제를 제기할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의정부시에 접수한 지하주차장 층고 문제 관련 민원서. 사진=의정부역 센트럴자이&위브캐슬 입주예정자 제공

 

입주예정자 B 씨도 “아파트 홍보 단계에서 ‘안전한 단지’임을 강조했으며 택배차 관련 내용도 정확하게 명시되지 않았다. 시공사는 입주민 차가 지상에 다니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부모 입장에서 불안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에도 평택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초등학생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잘못된 홍보의 책임을 아무도 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조합 관계자는 “10월 의정부시가 설계 변경을 권고했지만 조합원들이 추가 비용을 부담할 수는 없다. 2018년 법 개정 전인 2015년 3월에 건축허가를 받았다. 당시 마감재나 서비스 품목 등의 부담을 조합원이 지면서 (아파트를) 업그레이드했는데…. 여기서 더는 조합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

입주예정자들은 “아파트 홍보 단계에서 ‘안전한 단지’임을 강조했으며 택배차 관련 내용도 정확하게 명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의정부역 센트럴자이&위브캐슬 입주예정자 제공​

 

시공사 중 하나인 GS건설도 기존 설계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GS건설 측은 “해당 아파트 주차장 천장 높이는 구법 기준이 적용돼 2.3m로 설계됐고 택배차는 지상에 설치된 비상차량도로를 이용하는 구조다. 주차장 층고는 공사비와 관련돼 사업 주체인 의정부 중앙생활권2구역 조합에서 최종 결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시공사가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재 역할을 맡은 지자체는 난감해하고 있다. 의정부시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사업시행자, 시공사 입장 파악 후 입주예정자분들에게 의견을 드리려고 준비 중이다. 시 차원에서 결정이나 강요를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권고 정도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지상교통체계도상 택배 차량이 다니게 될 동선이다. 입주예정자들은 “택배차가 지상으로 다니도록 설계해놓고 ‘안전한 동선 확보’라고 홍보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의정부역 센트럴자이&위브캐슬 입주예정자 제공

 

#비슷한 사례 쏟아져…외부 물품보관소 등 대안 마련해야

 

서울 중랑구 양원지구 공공개발 택지지구의 민간분양아파트 ‘신내역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도 지하주차장 높이 문제로 시끄럽다. 올해 4월 분양 후 지하주차장 층고가 2.3m로 건설된다는 사실을 안 입주자예정협의회가 대책 마련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 입주예정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현재 양원지구에 분양된 다른 민간아파트들은 모두 건설사 차원에서 지하주차장이 2.7m로 설계·​시공되고 있다. 앞으로 2년 후에나 입주할 이 아파트가 받을 불이익이 답답하다. 이런 피해 사례가 없도록 주택법시행령개정안 이전 승인사업도 모두 2.7m로 소급 적용해 설계시공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미리 지자체 차원에서 조례를 마련한 경우도 있다. 2018년 8월부터 시행된 수원시 주택조례 일부 개정안은 ‘2.3m 이상’으로 규정된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 높이 기준을 택배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2.6m 이상’​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았다. 타 지자체보다 일찍 아파트 지하주차장 관련 대책이 시행된 셈이다. 수원시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조례 개정 후 아파트 지하주차장 높이 관련 민원은 거의 없었다. 작년 다산신도시 일부 아파트에서 발생한 택배 대란 후 예방 차원에서 입법 예고를 한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설계 변경 시 공사비가 상당히 높게 올라가기 때문에 합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신축 아파트는 모두 택배 차량이 들어갈 수 있도록 주차장 높이를 2.7m 이상으로 설계해야 하며, 이미 시공에 들어간 경우는 국토부 지침에 의해 분양가격 산정에 포함해 분양하도록 개정됐다. 법이 소급 적용되진 않기 때문에 분양을 마친 아파트는 외부에 물품보관소를 마련해서 단지별로 사용하는 등 다른 대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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