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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갭투자 장인'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

갭투자 장인에겐 어떤 투자상품보다 매력적…어설프게 하려면 하지 않는 게 좋아

2020.03.16(Mon) 11:15:33

[비즈한국] 아파트 갭투자는 전세 레버리지를 이용해 아파트에 투자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이렇게 정의하면 실거주를 하지 않는 아파트 매수는 모두 갭투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갭투자는 ‘소액 갭투자’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된다. 

 

소액의 기준은 재산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파트 1채를 매수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3억 원을 넘는 경우 갭투자라고 하기 어렵다. 갭투자라고 말하려면 아무리 서울이라도 2억 원 미만 금액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비서울은 1억 원 미만 금액이어야 한다.

 

대전광역시의 한 모델하우스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은 2016년 이후 갭투자가 어려운 시장이 됐다. 매수할 만한, 미래가치가 있는 아파트는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이 5억~10억 원 정도 된다. 이 정도 규모면 차라리 꼬마빌딩, 상가에 투자하려고 할 것이다.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을 투자 시장이 아니라 실수요 시장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구축 수요 급감하면서 갭투자 속도도 빨라져

 

아파트 갭투자자층은 어디에 있을까? 대부분 경기·인천·대전·충남·충북·울산·부산 등 비서울 지역에 있다. 특히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지 않는 지역에 대부분의 투자자층이 있다. 2월 20일 추가로 조정대상지역에 지정된 수원·의왕·안양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투자수요는 규제를 하면 실이익이 없다.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갭투자자층’은 최소한의 금액으로 단기에 시세 차익을 낼 수 있는 곳에만 투자한다. 큰 금액이 들어가는 곳, 투자금 회수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곳은 처음부터 투자대상이 아니다. 단기, 즉 2년 이하 기간 동안 시세상승이 예측되지 않으면 투자를 하지 않는다. 

 

서울은 규제정책으로 소액 갭투자자층이 없어진 지역일까? 아니다. 투자금액과 투자금액 회수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소액 갭투자자에게 처음부터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었을 뿐이다. 서울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한다 해도 소액 갭투자자층이 유입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이기 때문에 자산가나 기업이 엄청난 자금력으로 서울의 주요 아파트에 투자할 여지가 많다. 이런 이유로 서울은 규제지역에서 해제되기 어렵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기 전 수원·용인·성남의 시세가 많이 올랐던 건 ‘실수요 증가’라는 이유도 있지만 ‘투자수요층 급증’ 영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규제지역으로 지정되고 투자수요가 급감했다. 이미 투자수요층이 다른 지역으로 투자 대상을 찾아 이동했기 때문이다. 충분히 시세차익을 누린 후 또 다른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했을 것이다. 지금 규제지역에서 거래하는 건 대부분 실수요층이다. 

 

갭투자는 과거보다 속도가 더 빨라졌기 때문에 과거의 방법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 갭투자 대상 아파트는 대부분 구축이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집 자체가 부족하던 시기에는 신축이든 구축이든 아파트이기만 해도 무조건 가격이 상승했지만, 이젠 구축의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특히 신축이 증가하는 지역의 경우 더 그렇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기 전 대전광역시 집값이 상승한 이유, 수원이 급등한 이유, 안양시가 급등한 이유, 인천이 현재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신축에 대한 수요가 움직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축 공급이 없다가 새 아파트가 생긴 지역은 실수요자들도 신축에 관심을 갖게 된다. 해당 지역의 인구가 증가한 게 아니라 구축에 살던 이들이 신축으로 눈을 돌리며 수요가 몰리는 것이다. 여기에 투자 수요층까지 가세하면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같이 증가해 가격이 폭등하게 된다.

 

현재 시세가 오른 지역들을 면밀히 검토하면 모든 아파트가 다 오른 게 아니라 새 아파트이거나, 새 아파트가 될 것만 상승했다. 구축은 오르지 않았다. 

 

#어설픈 부동산 단기 갭투자는 위험부담 높아

 

초보투자자는 투자금액이 적을 경우 전세가율이 높은 구축을 종종 사는데 이제는 리스크가 큰 투자법이 됐다. 미래가치를 담보할 수 없는 위험한 갭투자이므로 선별할 필요가 있다. ‘묻지마 갭투자’는 하면 안 된다.

 

무조건 갭투자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투자자금이 부족한 젊은 세대는 갭투자가 아니면 재테크 방법이 거의 없다. 주식시장도 무너지는 상황에서 주식투자를 하라고 추천할 수도 없는 일이다.

 

다만 ‘묻지마 갭투자’는 언제 어디서든 하면 안된다. 부동산투자자가 제대로 알고 하는 갭투자라면 이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갭투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반인들과 똑같은 수준의 공부로는 부족하다. 완벽하게 입지와 아파트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하며, 누구보다 해당 지역과 상품, 시세 변화에 대한 확실한 인사이트를 갖춰야 한다.

 

부동산 갭투자를 잘하는 투자자를 ‘갭투자 장인’이라고 해 보자. 갭투자 장인은 다른 투자를 하지 않고, 단기 갭투자에만 집중한다. 그만한 투자상품이 없기 때문이다. 

 

갭투자 장인들이 ‘단기 갭투자’를 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투자금액이 적게 드는데 비해 수익률은 그 어떤 투자보다 높기 때문이다. 둘째, 투자기간이 짧다. 투자기간이 짧다는 건 그만큼 상품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의미다. 거시경제·미시경제·국내 경기·해외 경기를 분석할 필요가 없다. 거시경제 변화에 대한 대비책도 거의 필요가 없다. 그래도 수익이 날 확률은 99%다.

 

이 정도 수준이 되려면 해당 지역의 수요와 가격에 대해 완벽하게 분석이 돼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늘 현장에 있어야 한다. 당연히 현지 주민보다 훨씬 많이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스스로 판단하기에 ‘갭투자 장인’이 되기 어렵다고 생각되면 어설픈 단기 갭투자는 하면 안 된다.

비전문가는 단기 갭투자보다 미래가치가 확정된 상품에 장기투자하는 게 이익을 얻을 확률이 높다. 대상은 입지 좋은 곳, 혹은 입지가 좋아질 지역의 새 아파트다. 해당 입지·상품·가격·수요에 대해 타인에게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는 투자자는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 그게 리스크를 낮추고 확률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대상 상품이 입지경쟁력과 상품경쟁력을 갖췄는지는 분석할 수 있어야 건강한 투자를 할 수 있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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