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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가장 저렴한 유튜브 머신' 구글 네스트 허브 리뷰

디스플레이 장착해 검색 활용성 극대화…한국어 지원해도 '반쪽짜리 여전'

2020.07.29(Wed) 14:51:46

[비즈한국] 구글 네스트 허브가 국내 정식 출시했다. 우리에겐 모델명이 좀 생소한 제품이지만 ‘구글 홈 미니’가 이름을 바꾼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구글은 1년 전에 구글 네스트 허브 맥스, 구글 네스트 허브, 구글 네스트 미니의 세 종류를 출시했는데 현재 국내에는 구글 네스트 허브 맥스를 제외한 2가지 제품만 출시됐다. 기능상으로는 구글 홈과 구글 네스트 시리즈는 큰 차이가 없다. 단지 이름만 다르다. 디스플레이가 달린 제품도 처음은 아니다. 기존에는 ‘구글 홈 허브’라는 이름이 있었지만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았다. 

 

구글 네스트 허브 맥스는 10인치 디스플레이, 구글 네스트 허브는 7인치 디스플레이로 크기 차이가 있다. 사진=김정철 제공

 

구글 외에도 이미 해외에는 디스플레이 내장형 스마트 스피커가 많이 출시됐다. 아마존 에코쇼, JBL 링크 뷰, 레노버 스마트디스플레이, 페이스북 포탈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어를 지원하는 제품은 구글 네스트 허브가 처음이다. 외국인들은 어학원 1년만 다녀도 한국어가 확 늘던데 인공지능은 몇 년이 걸리는 것 같다. 어쨌든 최초 국내 출시한 디스플레이형 스마트 스피커는 기존 스마트 스피커와는 얼마나 다를까? 리뷰를 통해 알아보자. 

 

구글 네스트 허브는 7인치대의 디스플레이와 스피커가 장착된 제품이다. 1024x600 해상도로 HD급 화질이지만 비교적 선명하고 깔끔해서 화질은 만족스럽다. 스피커 부분이 받침대 역할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책상이나 탁자 위에 세워 두기 좋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작은 책상에도 두기 좋다. 미국에서는 침대 협탁이나 주방 싱크대, 또는 식탁 같은 곳에 많이 둔다고 한다. 무게는 480g이다. 

 

디자인은 깔끔하고 디스플레이도 선명하다. 카메라나 앱 설치 등은 지원하지 않는다. 사진=김정철 제공

 

상단에는 카메라 구멍 같은 것이 보이는데 카메라는 아니다. 조도센서다. 외부의 빛을 감지해 자동으로 화면 밝기를 조절한다. 조도센서 옆으로는 마이크가 2개 위치하고 있다. 후면에는 마이크를 인위적으로 끌 수 있는 스위치도 제공한다. 이 스위치를 꺼 두면 침실에서의 로맨틱한 시간 도중에 갑자기 구글 스피커가 켜지며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라고 우렁차게 외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오른쪽 후면에는 볼륨 스위치가 있다.  

 

스피커 부분은 패브릭으로 감싸고 있다. 전원은 아쉽게도 전용 포트를 사용한다. 배터리는 내장돼 있지 않으므로 항상 전원을 연결해 놓고 써야만 한다. 처음 시작은 쉽다. 전원을 연결하고 구글 홈 앱에 연동하면 끝난다. 구글 홈에는 구글 캘린더, 지도, G메일 등과 연결돼 있으므로 구글 관련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네스트’ 관련 서비스 연결은 불가능하다. ‘네스트’는 구글이 인수한 홈 IoT 관련 서비스로 비디오 초인종이나 냉난방 장치 등을 제어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네스트가 정식 서비스되지 않는다. 

 

후면에는 마이크 잠금 스위치, 볼륨, 스피커 유닛 겸 받침대가 있다. 스피커 품질은 과거 구글홈 미니와 큰 차이가 없다. 사진=김정철 제공

 

스피커는 정면 아랫부분과 후면 윗부분을 통해 나오는데 생각보다 소리는 큰 편이다. 그러나 10만 원대 스피커의 소리는 결코 아니다. 해상력이나 음장감 등이 전반적으로 2만~3만 원대 소형 스피커와 큰 차이가 없다. 특히 볼륨을 높이면 저역이 많이 깨진다. 과거 구글 홈 미니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면 된다.  

 

유튜브 뮤직을 통해 음악을 듣는 기능은 기존과 같다. 만약 유튜브 뮤직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지니 뮤직, 벅스 등의 서비스도 연동 가능하다. 인공지능은 여전히 애매하다. 날씨를 묻거나 뭔가 검색을 하는 정도 외에는 특별하게 쓸 곳이 없다. 인공지능 비서가 본격적으로 나온 지 5년 이상 지났지만 여전히 용도는 제한적이다. 굳이 물을 필요가 없는 가벼운 내용은 답변을 잘 하지만 정말 궁금한 내용들은 대부분 답변을 못 하고 “아직 공부하는 중입니다”를 연발한다. ‘머신러닝’이라는 말은 언뜻 멋진 말이지만 기계가 학습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인내심을 요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5년을 지켜봤지만 그냥 느끼기엔 옛날에 키우던 개보다 학습 속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면서 검색 결과값이 동영상이나 이미지 정보로 나와 활용도가 한층 높아졌다. 사진=김정철 제공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으니까. 디스플레이는 하단을 스와이프하면 볼륨, 방해금지 모드, 알람, 의견 보내기, 설정 메뉴가 있다. 오른쪽을 스와이프하면 추천 유튜브가 뜬다. 최근에는 검색을 유튜브로 많이 한다는데 과연 유튜브로 검색을 하면 하는 방법을 영상으로 보여주니 편하긴 하다. 유튜브만 볼 수 있다면 너무 제한적인 기기지만 다행히 넷플릭스 재생도 가능하다. 

 

그 밖에 카메라 앨범 기능도 있다. 구글 포토에 올라간 사진을 재생할 수도 있고 자신의 사진이 끔찍하다면 아름다운 사진을 반복 재생하는 디지털 앨범을 재생할 수도 있다. 다만 기능은 이 정도다. 사용자가 원하는 앱을 설치하는 것은 지원하지 않는다. 즉 태블릿처럼 사용은 불가능하다. 앱 설치가 가능했다면 아마 안드로이드 태블릿 업계는 큰 타격을 받았을 거다. 

 

사실 기존 스마트 스피커에 디스플레이만 달았을 뿐인데 확실히 활용도는 높아진다. 예를 들어 부엌에 두면 음식 레시피를 보며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다. 음성 명령이 가능하므로 손이 물에 젖어 있어도 편리하다. 설거지 도중에 음악을 틀고 유튜브를 통해 “부엌 청소 검색”이라고 말하면 부엌을 더 깨끗하게 청소하는 방법을 검색할 수 있다. 침대 옆에 두고 시계와 음악, 알람용으로 써도 좋다. 구글 홈과 연동되므로 홈 IoT와 연동되는 전등이나 기타 기기가 있다면 기상과 동시에 불이 켜지게 할 수도 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뮤직 스트리밍 사이트 이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 외에서는 서비스되지 않는 기능이 있고 인공지능은 아직 획기적인 발전이 없다. 사진=김정철 제공


물론 이 모든 기능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도 가능하다. 화면 사이즈가 7인치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6.4인치 스마트폰을 받침대 위에 올려 놓으면 구글 네스트 허브와 큰 차이가 없다. 굳이 10만원 넘는 이 제품을 사는 것보다 싱크대에 저렴한 스마트폰 거치대나 10인치의 보급형 태블릿을 세워 두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다만 음성 검색의 빈도가 높다면 항상 구글 어시스턴트가 활성화된 상태인 구글 네스트 허브가 만족스러울 수 있다. 

 

구글 네스트 허브는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반쪽짜리 기계다. 구글 듀오를 통한 화상 통화는 가능하지만 스마트폰 음성 통화는 불가능하다. 네스트의 다양한 기기와 연동도 국내에서는 활용이 힘들다. 하지만 다른 기능이나 기기적 완성도는 높다. 따라서 사용자에 따라서 활용의 폭을 상당히 넓힐 수도 있고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이 많다. 기존 음성검색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유튜브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연 이 제품을 며칠 사용해 보니 유튜브 검색 빈도가 획기적으로 늘었다. 요약하자면 구글이 유튜브와 넷플릭스 중독을 위한 가장 저렴하고 편리한 기기가 등장한 셈이다.

 

필자 김정철은? IT기기 리뷰 크리에이터. 유튜브 채널 ‘기즈모’를 운영 중이다. ‘팝코넷’을 창업하고 ‘얼리어답터’ ‘더기어’ 편집장도 지냈다. IT기기 애호가 사이에서는 기술을 주제로 하는 ‘기즈모 블로그’ 운영자로 더 유명하다.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 ‘제주도 절대가이드’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돈은 별로 벌지 못했다. 기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위트 있는 필치로 풀어내며 노익장을 과시 중.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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