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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대신 가격이 가볍다' 애플 맥북 에어 2020 리뷰

CPU 및 키보드 개선하고 합리적 가격 제시…무거운 작업 시 발열은 '태생적 한계'

2020.05.26(Tue) 13:53:30

[비즈한국] 맥북 에어는 2008년 처음 등장했다. 스티브 잡스가 아직 건강했고, 빌 게이츠는 가난한 이들에게 윈도우를 마구 팔아치우던 시절이다. 지금은 스티브 잡스는 죽고 빌 게이츠는 가난한 이들을 돕고 있으니 세월이 많이 흘렀다. 스티브 잡스는 ‘맥월드 2008’ 행사에서 맥북 에어를 첫 소개하며 서류봉투에서 맥북 에어를 꺼냈다. 이 퍼포먼스는 IT 역사상 가장 화려한 론칭쇼 중에 하나로 기억된다. 

 

끝부분이 얇아지는 쐐기형 디자인은 애플 맥북이 유행시킨 디자인으로 이후에 많은 노트북들이 쐐기형 디자인을 도입했다. 사진=김정철 제공

 

맥북 에어 2008은 1.9cm 두께에 무게는 1.36kg이었다. 가장 얇은 부분은 0.4cm에 불과할 정도였다. 12년이 지난 맥북 에어는 얼마나 더 얇고 가벼워졌을까? 불행히도 큰 차이는 없다. 두께는 1.6cm에 무게는 1.29kg으로 ‘에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반면 삼성 갤럭시북 이온은 11.8mm 두께에 무게도 960g에 불과하고 HP 스펙터는 10.4mm 두께에 1.1kg이다. 더 가볍고 얇은 노트북이 수도 없이 많다. 

 

대신 좋아진 점도 있다. 2008년 당시 맥북 에어의 가격은 1799달러였지만 2020년형 맥북 에어 기본모델은 999달러부터 시작한다. 고급형 노트북의 대명사였던 맥북 에어는 이제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엔트리급 모델이 됐다. 맥북 에어 2020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리뷰를 통해 알아보자. 

 

맥북 에어는 기본형 모델이 132만 원대지만 오픈마켓에서는 120만 원대에 구입 가능하다. 코로나시대에 애플은 가성비 제품들을 연이어 출시하며 점유율 확대 전략을 짜고 있다. 사진=김정철 제공

  

디자인 면에서 지난해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무게가 기존 1.25kg에서 1.29kg으로 오히려 살짝 무거워졌다. 디자인은 여전히 아름답다. 차가우면서도 기분 나쁘지 않은 촉감의 표면처리와 금속의 날카로움을 잘 살린 쐐기형 디자인, 그리고 크롬 도금의 사과 마크는 여전히 탐스럽다. 

 

포트가 2개뿐이지만 4K, 5K, 6K 모니터 연결이 가능하다. 특히 4K 모니터는 듀얼로 연결 가능하다. 사진=김정철 제공

 

키보드는 형태는 비슷하지만 메커니즘은 달라졌다. 기존 제품은 나비식 매커니즘 키보드였는데 맥북 역사상 최악의 실수라고 불릴 정도로 고장이 잦고 타건감도 좋지 않았다. 이번 모델은 다시 가위식 매커니즘으로 돌아왔다. 가위식 매커니즘 때문에 전체적인 두께가 미세하게 더 두꺼워졌다. 

 

포트는 여전히 선더볼트 2개만 제공하며 SD메모리 슬롯도 제공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외장 허브를 구입해야 하고 아이클라우드를 구독하거나 비싼 애플 저장장치 업그레이드를 유도하는 애플의 장삿속이다.

 

겉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지만 속은 많이 달라졌다. 우선 10세대 인텔 코어프로세서가 탑재됐고 기본 그래픽도 인텔 아이리스 그래픽 플러스가 탑재되면서 그래픽 성능이 80% 이상 향상됐다고 한다. 이로 인해 6K 해상도의 외장 모니터를 60Hz 주사율로 이용 가능해졌다. 그리고 DDR4 저전력 램이 탑재되면서 배터리 사용시간도 살짝 향상됐다. 저장장치는 기본 256GB, 고급형 512GB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이제 굳이 불필요한 업그레이드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키보드는 논란이 있던 나비식 키보드에서 가위식 키보드로 회귀했다. 사진=김정철 제공

 

리뷰 제품은 고급형 모델로 1.1GHz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쿼드 코어 프로세서에 최대 3.5GHz까지 터보 부스트 되는 모델이다. 벤치마크를 돌려봤다. 싱글코어 1190점, 멀티코어 2998점가 나왔다. 싱글코어는 2019년 맥북프로 코어 i9-9980HK와 비교해도 더 점수가 좋다. 다만 멀티코어 점수는 크게 떨어진다. 복잡한 작업 보다는 단순한 작업에 잘 맞는다. 시네벤치 점수도 897점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즉 프로세서 성능은 크게 향상됐지만 발열로 인한 스로틀링(throttling, 과열될 경우 자동으로 성능을 낮추는 기능)으로 인해 복잡한 작업 시에는 속도가 느려진다. 

 

맥북 에어는 하판에 배기구가 없고 맥북 프로와는 달리 히트파이프가 없어 발열에 취약하다. 조금만 무거운 작업을 해도 내부 온도가 100도 가까이 올라가며 성능을 제한하는 스로틀링이 걸린다. 따라서 좋은 모델로 업그레이드해도 스로틀링 때문에 제 성능을 다 발휘할 수 없다. 만약 무거운 작업을 하고 싶다면 부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보다는 맥북 프로를 구입하는 게 좋다. 맥북 에어라는 모델명에서 ‘에어’는 가벼워서 에어가 아니라 가벼운 작업용이라서 에어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배터리 성능은 줄었다. 49.9와트아워(Wh)의 용량은 같지만 스펙 상 기존 모델이 12시간이었는데 비해 이번 모델은 11시간이다. 인텔 10세대 프로세서가 아이리스 그래픽 플러스를 탑재하면서 그래픽 성능이 늘어난 대신에 배터리 소모가 늘어난 것이 요인이다. 배터리 테스트를 해봤다. 80% 밝기 영상에서 40% 음량으로 풀HD 영상을 스트리밍 테스트하는 테스트에서 12시간 정도의 시간을 기록했다. 이처럼 가벼운 작업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무거운 작업을 하면 배터리 소모는 기존보다 심해진다. 

 

무거운 작업은 한계가 분명하지만 가벼운 문서 작업, 웹서핑, 영화 감상 등의 활용으로는 최선의 노트북이다. 사진=김정철 제공

 

오디오 성능은 확실히 좋아졌다. 좀 더 입체감이 살아났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한 덕분이다. 저역은 약하지만 별도의 스피커 없이도 영화와 유튜브 등을 즐기기에 적합한 스피커다. 

 

맥북 에어는 기본 모델의 가격이 132만 원대로 부담감이 많이 줄어들었다. OS가 기본 탑재돼 있기 때문에 기본 모델을 택하면 윈도우 노트북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고급형 모델도 172만원에 코어 i5 프로세서와 512GB의 저장장치 등 가성비가 나쁘지 않다. 램이 8GB라서 부족해 보이지만 어차피 업그레이드해도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같은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돌리기에는 성능 제한이 크다. 따라서 기본형이나 고급형 모델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없다.

 

대신 가벼운 작업과 멀티미디어 활용 용도로는 최선의 노트북이다. 심지어 가성비도 좋아졌다. 코로나 시대에 애플은 50만 원대 아이폰을 내놓고 999달러짜리 맥북을 내놓았다. 저렴한 엔트리 모델을 늘리며 점유율 확대에 힘을 쓰고 있다. 다른 제조사들에게는 공포의 발걸음이다.​ 

 

필자 김정철은? IT기기 리뷰 크리에이터. 유튜브 채널 ‘기즈모’를 운영 중이다. ‘팝코넷’을 창업하고 ‘얼리어답터’ ‘더기어’ 편집장도 지냈다. IT기기 애호가 사이에서는 기술을 주제로 하는 ‘기즈모 블로그’ 운영자로 더 유명하다.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 ‘제주도 절대가이드’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돈은 별로 벌지 못했다. 기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위트 있는 필치로 풀어내며 노익장을 과시 중.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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