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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청약 흥행 '빅히트' 주가 변동성 얼마나 될까

공모가 산정 비교군에 SM 배제되며 고평가 논란…SK바이오팜 대비 기관투자자 의무 보유 수량 절반 수준

2020.10.07(Wed) 09:46:03

[비즈한국]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 공모주 청약 결과 시장의 우려와 달리 흥행을 기록했다. BTS의 인기에 힘입은 결과다. 우려의 시각은 여전하다. 엔터주로서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빅히트를 둘러싼 이야기를 확인했다.

 

#화려한 증시 데뷔

 

빅히트의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이 이틀간의 일정으로 6일 마무리됐다. 청약증거금은 58조 4237억 원이 몰렸다.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의 증거금(58조 5543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 청약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빅히트의 화려한 유가증권시장 데뷔는 상징적이다. 그동안 시장에서 엔터주는 주목받지 못 했다. 국내 엔터 업계를 대표하는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 와이지엔터테인먼트, SM의 시가총액을 전부 합하면 3조 400억 원에 불과하다. 이는 빅히트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4조 8500억 원 수준을 크게 하회한다.

 

엔터주가 주목 받지 못한 이유는 명확했다. 전통 제조업이나 IT 산업과 달리 엔터주는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의심의 시각이 있었다. 아티스트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아티스트의 영향력(인기)은 변동성이 크다. 한번 약해진 영향력을 되돌리기도 어렵다. 또한 아티스트와 엔터사와의 관계가 영원히 유지될 것이란 보장도 없다.

 

하지만 빅히트 소속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은 시장의 우려를 뛰어넘었다. 2013년 데뷔한 7인조 그룹 방탄소년단은 ‘불타오르네’, ‘피 땀 눈물’, ‘봄날’, ‘DNA’를 통해 아메리카,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지난 9월 신곡 ‘다이너마이트’로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등극하면서 인기는 확대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영향력과 빅히트의 관계가 영구적인 것으로 판단한 듯 보인다.

 

#이마트보다 비싼 빅히트

 

빅히트는 상장을 통해 국내 굴지의 기업으로 올라섰다. 빅히트의 시가총액이 전통적 코스피 강자의 시가총액을 웃돈다. 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으로 보면 이마트(4조 281억 원), 한진칼(4조 650억 원), 삼성카드(3조 3194억 원)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빅히트 주식을 팔아 이마트 주식을 전부 살 수 있다.

 

다만 주가 거품 논란은 불가피했다. 희망 공모 가격 범위 산정에서부터 높았다는 분석이 있었다. 공모가 희망 가격 범위 산정은 발행회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주관사가 협의해 산출한다.

 

이 때문에 주관사가 공모가를 너무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구체적인 근거도 함께였다. 빅히트의 기업공개(IPO)를 위해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제이피모간증권의 3개 증권사가 대표증권사로, 미래에셋대우가 공동주관사로 선정됐다. 이들은 3월 13일부터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가치 산정을 위해 모였다. 13번의 회의를 거친 후 9월 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희망 공모가액 범위 산정을 위한 비교 기업으로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 와이지엔터테인먼트, YG PLUS, 네이버, 카카오 등 5개 회사가 선정됐다.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사 가운데 SM이 제외되고 상대적으로 업무 유사성이 떨어지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포함된 배경에 눈길이 쏠렸다.

 

SM이 불성실공시 법인이기 때문에 제외했다는 것이 이유지만, 업계에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제외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빅히트의 공모가 평가에 이용된 산식은 EV/EBITDA이다. 해당 지표는 기업가치(EV)를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이다.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평가 대상군의 평균 EV/EBITDA에 빅히트의 EBITDA를 곱한 후 일정 비율의 할인율(15%)을 적용하면 산출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주 청약이 흥행을 기록했다. 청약 결과 청약증거금은 58조 4237억 원이 몰렸다. 이는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의 증거금(58조 5543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빅히트 청약의 흥행 원인으로 소속 가수 방탄소년단(BTS)의 인기가 지목된다. 사진=비즈한국 DB

 

빅히트의 가치를 높이고 싶으면 비교대상 기업을 EV/EBITDA 배수가 높은 기업으로 선정하고 낮은 기업은 배제하면 된다. 공교롭게도 SM의 EV/EBITDA(21.07배)는 평가 대상 기업의 EV/EBITDA 배수 평균(42.36배)의 절반도 안 된다. 이번 희망 공모가격 산정에 SM이 포함됐다면 빅히트의 가치가 떨어지는 셈이다.

 

공모주 청약 흥행에도 여전히 거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배경이기도 하다. 변동성은 앞서 IPO(Initial Public Offering·주식공개상장)를 진행해 흥행에 성공한 SK바이오팜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상장 초기에 기관투자자가 쏟아낼 수 있는 물량이 훨씬 커서다. 빅히트 기관투자자들이 신주를 배정받으면서 신청한 의무보유확약 수량은 전체 수량의 43.85%로 SK바이오팜(81.2%)보다 적다. 상장 이후 바로 시중에 풀릴 주식이 많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쏟아져 나오는 물량에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보 접근성이 낮은 소액 투자자가 손실을 보기 쉬운 구조다.

 

#시장 우려 극복할까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PO 과정에서 주관사가 발행 주식을 인수해 리스크를 지기 때문에 공모가 왜곡에 따른 책임도 주관사가 진다”면서 “이 같은 구조에서 주관사에 (공모가 거품)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면서도 “최근 저금리 기조로 IPO 시장에 자금이 몰리는 틈을 타 상장 주식의 가치를 왜곡하면 손실을 입는 투자도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빅히트 IPO 대표주관사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논리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가치를 산정했다”면서 “공모가가 희망 공고가격 범위 밴드 상단을 찍는 것은 어느 정도 시장의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관사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주관사로 선정된 회사가 모여 공모가를 정했다”면서 “공모가 산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계약상 밝힐 수 없게 돼 있다”고 전했다.

 

한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IPO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주관 건수로는 한국투자증권이 12건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실적 금액 기준으로는 4981억 원을 기록한 NH투자증권이 1위를 차지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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