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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하나 구속' 후폭풍 IDS홀딩스-마약왕 연관 의혹 수사로 확전될까

IDS홀딩스 연관 인물들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 재조명…피해자연합회 "실체적 진실 밝혀내야"

2021.01.08(Fri) 16:58:41

[비즈한국]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가 집행유예 기간 중 마약 투약 혐의로 지난 7일 구속됐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황 씨 등에게 마약을 공급한 거대 마약상과 1조 원대 IDS홀딩스 사기사건의 연관 관계 실체가 수면 위로 부상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황하나 씨가 구속되기 전 마약 투약 혐의를 진술해 줄 핵심 증인으로 지목된 오 아무개 씨와 이들과 함께 마약을 투약하고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 아무개 씨는 석연찮은 이유로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남 씨는 국내 최대 마약 조직의 일원이자 공급책으로 알려졌다.  ​

 

 

오 씨는 결국 사망했고, 남 씨는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오 씨는 지난해 12월 22일 경찰서를 방문해 황 씨의 마약 투약 사실을 신고했다. 하지만 오 씨는 사망 이틀 전 돌연 “당시 황 씨 부탁을 받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번복하더니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황하나 씨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IDS홀딩스 피해자연합회(이하 피해자연합회)는 황 씨 사건 이면에는 상식선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 차 있다고 지적한다. 

 

황 씨에게 마약을 공급한 꼭지점에는 필리핀을 기반으로 활동하다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후 현지에서 검거돼 수감 중인 ‘마약왕 전세계’ 박 아무개 씨(이하 마약왕 박 씨)가 있다. 황 씨의 구속 시점에 마약왕 박 씨의 국내 마약유통조직 총책 인 일명 ‘바티칸 킹덤’ 등 18명도 구속됐다.

 

마약왕 박 씨가 한국에 마약을 공급하면서 바티칸 킹덤의 국내 공급책 중 한 명인 남 씨가 황 씨와 자살한 오 씨에게 필로폰 등을 대준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자연합회는 주범 김성훈 씨 등에 대한 재판 기록과 함께 필리핀 현지 언론, 국내 사법당국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한 결과 마약왕 박 씨의 행각에 IDS홀딩스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고 의심한다. 

 

IDS홀딩스는 2011년 1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홍콩 FX마진거래(외환차익거래)​에 투자하면 월 1~10%의 배당금과 원금 상환 조건으로 1만 2000여 투자자에게 1조 960억 원을 가로챈 사기업체다. 주범 김성훈 씨는 2016년 9월 구속기소돼 2017년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5년 형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마약왕 박 씨와 IDS홀딩스의 연관 논란은 박 씨가 2016년 10월 필리핀 현지에서 살해한 한국인 3명이 IDS홀딩스 모집책으로 의심받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당시 피살된 박 아무개 씨, 심 아무개 씨, 맹 아무개 씨 등 한국인 3명은 150억 원 규모의 사기·유사수신행위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이었다. 이들은 서울 서초구에 J 사라는 투자회사를 만들고, IDS홀딩스가 했던 것처럼 FX마진거래로 수익을 내겠다며 투자금을 끌어 모았다. 

 

피해자연합회 한 관계자는 “피살자 중 한 명인 박 씨는 자신을 IDS홀딩스 출신이라고 소개하면서 영업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피살자 중 한 명인 심 씨는 주범 김성훈 씨에 대한 1심 판결문 별지에서 2015년 3월 IDS홀딩스에 1000만 원을 투자했다가 원금을 회수했다고 기록돼 있다. 

 

피해자연합회 관계자들은 “피살자들 중 자신을 IDS홀딩스 출신이라고 소개하는 사례도 있었다. 금융사기사건 모집책 중에는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해 소액을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이후 원금을 즉시 회수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이런 점에 미뤄 피살자들이 IDS홀딩스 모집책들이거나 강하게 연관돼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마약왕 박 씨는 범행 당일 피살자 세 사람을 차에 태우고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된 주유소에서 주유한 후 인근 사탕수수밭에서 피살자들의 팔을 뒤로 묶은 상태에서 총으로 살해했다. 그는 살해 후 한 주검은 땅에 묻고 두 주검은 사탕수수밭에 던져놓고 현장을 떠났다. 

 

필리핀 치안상태를 감안하면 현지인을 고용해 범행을 저지르고 시신을 은밀한 장소에 암매장 하면 발각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도 마약왕 박 씨는 자신의 지인 김 아무개 씨를 필리핀 현지로 불러 공모하면서 마치 발각되란 듯이 증거를 남겼다. 마약왕 박 씨가 IDS홀딩스 사기범죄 가담자들에 대해 “입조심 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남긴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마약왕 박 씨는 필리핀 사법당국에 검거된 이후 두 번이나 탈옥한 후 한국 등에 마약을 팔았고, 지난해 10월 필리핀 현지에서 다시 체포돼 수감 중이다. 그의 또 다른 탈옥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범인 김 씨는 한국에 귀국한 후 체포돼 살인죄로 기소돼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30년 형을 확정 받았다. 김 씨는 법정에서 “마약왕 박 씨가 피살자 3명이 가지고 있던 돈 7억 원을 빼앗기 위해 죽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피해자연합회​ 측은 공범 김 씨의 진술을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마약왕 박 씨가 7억 원 때문에 증거를 남기는 엉성한 범행을 저질렀을리 만무하다는 것. 실제로 마약왕 박 씨가 한국에 유통시킨 마약은 대략 월 60 kg으로 시가로 3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마약왕 박 씨가 필리핀 현지에서 범행을 한 2016년 10월 11일이 IDS홀딩스 사건 주범 김성훈 씨의 첫 재판 기일이었다는 점도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J사 등기부등본. 사진=IDS홀딩스 피해자연합회

 

피해자연합회 관계자들은 “마약을 제조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한국 사법당국은 IDS홀딩스의 범죄 수익금이 해외로 건너가서 그 돈으로 마약을 제조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며 “실제로 IDS홀딩스는 해외 외환거래에 투자한다고 피해자들을 속였고 사기 친 돈의 일부가 해외에 송금됐다. 사법당국은 J 사와 IDS홀딩스와의 관계, 피살자와 IDS홀딩스와의 관계 등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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