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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음식점은 '일본산 가리비' 표기의무 없어, 구멍 뚫린 원산지 표시제

시장·마트와 달리 음식점은 15개 품목만 표시, 일본산 많은 가리비·멍게·방어 등 제외돼 소비자 불안

2021.04.22(Thu) 11:41:07

[비즈한국]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결정하면서 국내 소비자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방사선 오염수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국내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및 수입수산물의 유통이력 관리, 원산지 단속 등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에 정부는 음식점 원산지 표기 대상 품목을 조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도봉구의 하나로마트 창동점에서는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붙였다. 사진=이종현 기자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소비자 불안감 높아져

 

지난해 일본 수산물 수입량은 2만 4162톤에 달한다. 가리비, 참돔, 멍게, 방어 등이 수입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이 보도되자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 반감은 급격히 높아졌다. 일부 대형마트는 일본산 수산물 취급을 중단했고, 수산시장을 찾는 손님의 발길도 줄었다.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을 안전하게 관리 중이라며 강조하고 나섰다. 해수부는 13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관련 해양수산 대응방안을 발표하며 전국 연안 해역에 대한 방사성물질 감시망을 촘촘히 하고, 꽁치, 미역 등 국내생산 수산물 40여 종을 대상으로 한 방사능 검사를 더욱 면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산 수입수산물에 대한 유통이력 관리와 원산지 단속 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이력 관리는 유통단계별 거래명세를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제도로, 수입단계부터 소매단계(음식점)까지 유통되는 과정을 추적해 원산지 표시 등을 위반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 유통이력 의무 신고대상 수산물은 17개이며 그 중 가리비, 멍게, 참돔, 방어, 명태, 갈치, 홍어, 먹장어 등 8개가 일본에서 수입되는 품목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수입물량이 많거나 원산지 둔갑 우려가 있는 품목은 유통이력 의무 신고대상으로 관리한다”며 “일본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수산물은 수입이 금지됐으며 나머지 지역의 수산물은 방사선 검사를 진행한 뒤 들여온다”고 설명했다. 

 

5월 12일까지 수입수산물 원산지 표시 특별점검 및 단속도 추진한다. 주요 점검 대상 품목은 활가리비, 활참돔, 활낙지, 냉장홍어, 냉장명태 등 최근 한 달 이내 수입 이력이 있는 수산물이다. 일본 수입량이 많은 품목으로 지정해 소비자 불안감을 낮추겠다는 의지다.

 

정부는 5월 12일까지 수입수산물 원산지 표시 특별점검 및 단속도 추진한다. 사진=해양수산부

 

#일본 수입량 많은 가리비, 멍게…음식점 원산지 표시 없어 불안

 

21일 방문한 A 초밥전문점. 가리비 초밥이 최근 새 메뉴로 올라왔다. 하지만 매장 내 원산지 표시판에서는 가리비의 원산지 표기를 찾아볼 수 없다. 점주에게 가리비의 원산지를 묻자 “수입 제품을 쓴다”는 대답이 돌아왔을 뿐이다.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손님에게 제공하는 메뉴가 자주 변동되기도 하고, 식재료도 많아 다 표기할 수가 없다. 물어볼 때는 알려준다”고 말했다. 

 

가리비 삼선짬뽕을 판매하는 B 중식당도 가리비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는다. 오징어, 낙지, 꽃게 등의 원산지만 표시됐을 뿐이다. 가리비 튀김을 판매하는 C 음식점, 가리비찜을 판매하는 D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가리비의 원산지 표기가 빠졌지만 이는 단속 대상이 아니다. 시장, 마트 등에서 거래되는 수산물이나 수족관 등에 보관·진열하는 살아 있는 수산물은 원산지를 모두 표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반면 음식점은 15개 수산물 및 수산물가공품(넙치, 조피볼락, 참돔, 낙지, 뱀장어, 미꾸라지, 고등어, 갈치, 명태, 오징어, 꽃게, 참조기, 다랑어, 아귀, 주꾸미)에 대한 원산지 표시만이 의무다. 

 

일본에서 수입되는 양이 상당한 가리비도 원산지 표시 의무가 없다. 일본산 가리비를 사용할 경우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고 영업해도 무방하다. 일본산 수입량이 많은 멍게, 방어 등도 표시 의무가 없다. 소비자들은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수산물이 일본산이라도 확인할 길이 없는 것이다.

 

시장, 마트 등에서 거래되는 수산물이나 수족관 등에 보관·진열하는 살아 있는 수산물은 원산지를 모두 표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반면 음식점은 15개 수산물 및 수산물가공품에 대한 원산지 표시만이 의무다.​ 사진=박해나 기자

 

원산지 표시 관리를 담당하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소비가 많은 수산물이나 원산지 거짓 표기 우려 등이 있는 15개 수산물에 대한 표기를 의무화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15개 품목 외 다른 수산물은 표시 의무가 없다. 별도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표시 의무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자 정부는 음식점의 수산물 원산지 표시 품목을 조정하는 준비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말부터 11월까지 음식점 표시 대상 품목 조정에 관한 연구용역을 진행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어떤 품목을 우선으로 했을 때 국민에게 후생효과가 있고 영업주에게는 어느 정도의 규제 강도가 있을지 등을 연구한다. 11월까지 연구를 마친 뒤 원산지법 시행령을 개정해 원산지 표시 품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개정 일정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가 2023년으로 예고된 만큼 그 전에 법을 개정해야 하지 않겠나. 내년에는 완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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