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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전기차 결산 "선택지 늘었지만 선뜻 구입하기엔…"

예상보다 낮은 주행거리·반도체 수급난으로 양산 지연…정부 보조금 지급기준 개편 예고

2021.07.23(Fri) 14:36:05

[비즈한국] 올해 상반기 전기차 시장은 다양한 신차가 선보이며 본격적인 경쟁이 이뤄졌다.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지가 한층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주행거리가 당초 예상보다 짧고 반도체 수급난으로 양산 속도가 더뎌 아쉬움을 남겼다.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전기차를 대거 공개했다. 사진은 현대차가 출시한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제공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올해 상반기 저마다 1종 이상의 전기차 모델을 공개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예고한 대로 ‘아이오닉5’와 ‘EV6’를 내놨다. 두 모델은 자사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로 만들어진 첫 순수 전기차다. 현재 아이오닉5의 경우 양산 중이며, EV6는 하반기 중 양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전기차 모델인 ‘G80’도 출시했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들도 연이어 전기차 모델을 공개했다. 폭스바겐은 ‘ID.3’, ‘ID.4’에이어 ID.4의 고성능 모델인 ‘ID.4 GTX’와 SUV 차량인 ‘ID.6’을 공개했다. 이 역시 폭스바겐​의 전기차 플랫폼인 MEB을 사용했다. 또 대형 전기 SUV ‘ID.8’ 추가를 확정했다. 이 중 ID.4는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EQA를 먼저 국내에 출시한다. 이어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A’를 적용한 EQS도 최근 외관을 제외한 스펙이 모두 공개돼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해 공개됐던 BMW의 전기차 SUV ‘iX’ 모델도 국내 출시를 앞뒀다. 아우디의 경우 순수 전기차 ‘e-트론 GT’와 ‘RS e-트론 GT(Audi RS e-tron GT)’를 지난 5월 공개했다. 두 모델은 앞서 출시된 전기차 e-트론의 고성능 모델로 모두 연내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첫 번째 사진부터 차례대로 폭스바겐 ID.4, 벤츠 EQA, BMW iX, 아우디 e-tron. 네 차량 모두 내년이면 우리나라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각 사 홈페이지
첫 번째 사진부터 차례대로 폭스바겐 ID.4, 벤츠 EQA, BMW iX, 아우디 e-tron. 네 차량 모두 내년 쯤이면 우리나라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각 사 홈페이지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내연기관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가 많아서 비교에 의미가 없었다. 테슬라의 독주였다. 올해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채택한 순수 전기차가 대거 공개됐다. 개조 전기차는 시장 경쟁에서 밀릴 것이고, 순수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더 다양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 500km를 넘는 차량을 보유한 제조사는 테슬라가 유일하다.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주행거리 500km 돌파 차량 출시에 모아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환경부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아이오닉5 롱레인지 2WD 익스클루시브 트림의 경우 최대 주행거리는 상온에서 429km​, 영하 6.7도 이하 기준 저온에서는 364km​다. EV6 롱레인지 RWD에 19인치 휠을 선택했을 때 최대 주행거리가 483km까지 나온다. EQA 모델의 경우 최대 주행거리가 302km에 불과하다. 

 

한 소비자는 “예전에 전기차를 타고 강릉까지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겨울이어서 주행거리가 짧아진 탓도 있었지만, 보이는 휴게소마다 충전을 위해 정차를 했던 것 같다.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못 가더라도, 강릉 정도는 1회 충전으로 마음 놓고 갈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런 면에서 주행거리 400km 초반대의 전기차는 구매가 꺼려진다”라고 말했다.

 

주행거리는 줄었지만, 전기차 인기는 엄청나다. 아이오닉5와 EV6는 사전예약으로 각각 판매 2만 대와 3만 대를 돌파했다. 기아차는 예상보다 빨리 EV6 사전예약을 마감했다. EQA 역시 사전예약 4000대를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한국에 배정된 EQA 초도물량 300대보다 10배 이상 많은 수치로 현재 벤츠코리아는 독일 본사와 연말까지 최소 1000대 이상을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인기의 원인으로는 ‘가격’이 꼽힌다. 정부가 올해부터 6000만 원 미만의 전기차에만 전기차 보조금 100%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테슬라가 지난 2월 모델3 롱레인지와 모델Y 스탠다드 트림의 가격을 5999만 원으로 책정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이후 아이오닉5도 약 5200만~5750만 원대에 가격을 책정했다. EV6 역시 고성능 모델을 제외하면 5000만 원대 후반에 가격을 설정했다. EQA 역시 5990만 원으로 책정됐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적용 시 3000만 원 후반에서 4000만 원 초반대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EV6는 7월 중순부터 양산될 예정이었으나 반도체 수급난으로 일정이 연기돼 이달 말쯤 본격 출시가 예상된다. 사진=기아차 제공


다만 올해 초 전 세계적으로 불거진 반도체 수급난은 전기차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현대차는 반도체 부족에 구동모터 납품 차질까지 겹쳐 아이오닉5 양산이 지연됐다. 업계에서는 연내 아이오닉5의 사전계약 물량을 모두 소화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아차도 5월 반도체 수급난으로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2공장을 이틀간 휴업했고, 미국 조지아 공장도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다행히 상황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이달 말 EV6 출시가 확실해 보인다. 기아는 현재 기아 화성3공장에서 EV6를 양산하고 있으며, 이달 내 국내 1000대, 해외 1000대 등 총 2000대 물량을 생산한다. 다만 생산이 아직 정상화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내연기관 차량의 출고 적체가 존재하고,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반도체가 2배 이상 필요하다.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양산 시기를 놓고 고민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한편 정부는 이 같은 수급난을 고려해 5월경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급조건을 수정했다. 가장 먼저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원조건인 출고기한 2개월을 3개월로 연장하기로 했다. 제조업체별 생산 계획을 고려해 전기승용차 물량을 전기화물차로 전환하거나, 지자체별 수요에 따라 보조금을 재배정하기로 했다. 지자체들은 추경을 통해 보조금 예산을 확보하는 중이다. 

 

김승희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보조금을 받지 못할까 봐 우려하는 전기차 구매자들의 걱정을 불식시키겠다. 앞으로 전기차 관련 주요 동향과 사업 추진 현황을 고려해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보급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완 교수는 “보조금 정책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상당하고, 정책 또한 전기차 제조업체들에 유리하게 개정되면서 하반기 전기차 시장도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반도체 수급난이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았고, 코로나19의 재확산 등 변수가 많다. 1~2분기 실적이 선방했다고, 또 하반기가 기대된다고 해서 업체들이 안일하게 대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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