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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투자 사기는 왜 피해를 보상받기 어려울까

리딩방 통한 소규모 사기에 거래소 생성·폐쇄 반복… 신고해도 현행법상 계좌 동결 어려워

2022.02.08(Tue) 16:43:44

[비즈한국] 투자 열풍의 부작용으로 신종 유사 수신과 투자사기가 이어지고 있다. 유사 수신이란 미등록 업체가 원금 이상으로 수익을 제공할 것을 약속하고 다수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뜻한다. 적은 돈을 맡기면 몇 배로 불려준다는 말에 혹해 돈을 입금한 피해자는 원금조차 찾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무엇보다 여전히 법적 테두리 안에 들어오지 못한 가상화폐를 이용한 신종 사기가 주요 유사 수신 행태로 자리 잡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가짜 가상화폐 거래소 생성, 리딩방을 통한 투자 유도 등 가상화폐 관련 신종 유사수신과 투자사기에 당하는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코인 리딩방에서 가짜 거래소 투자 유인

 

1월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블법사금융신고센터에 접수된 유사 수신 관련 신고·제보 건수는 307건으로 전년(152건) 대비 102% 이상 증가했다. 이 중 구체적인 혐의와 증거가 확보돼 수사 의뢰까지 이어진 건 61건(71개 업체)이었다. 61건 중에서 가상화폐 관련 유사 수신은 절반인 31건에 달했다. 일반 금융상품 매개 유사 수신은 지난해 19건에서 올해 7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가상화폐 관련 유사 수신 유형에는 크게 △신규 가상화폐 투자 유도 △가상화폐 거래소 유인 △투자 일임 유도 △유망 사업 연계 △채굴 프로그램 판매 등이 있다. 예를 들어 실제 상장하거나 거래한 가상자산이 아니지만 조작된 시세 그래프를 만들어 홍보하거나, 가짜 거래소임에도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상 요건을 갖춘 업체인 것처럼 설명하고 투자금을 유치하는 식이다.

 

이처럼 가상화폐 관련 유사 수신·투자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집계된 신고 건수보다 실제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원금 보장’이라는 조건에 해당하지 않고, 고수익만 내건 일반 투자사기일 경우 유사 수신에 해당하지 않아 집계되지 않는다. 또한 어떤 방식으로 자금 모집을 했는지, 거래내역이 있는지 등 증빙자료가 충분하지 않으면 실제 수사까지 이어지기 어렵다.

 

가짜 가상화폐 거래소 생성과 폐쇄를 반복하는 소규모 사기가 잦아진 것도 문제다. 피해 금액 2조 원에 피해자 5만 명이 넘어 이슈가 됐던 ‘브이글로벌’ 거래소 사태처럼 대규모는 아니지만, 가짜 거래소로 피해자를 유인하는 사기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경우 피해자들은 가상화폐 투자를 목적으로 거래소를 찾기보단 ‘리딩방’이라고 불리는 투자 정보 SNS 채팅방을 통해 접하는  경우가 많다. 금감원은 자료를 통해 “코인 리딩방에서 바람잡이를 동원해 고수익을 인증하는 식으로 현혹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손실보장 계약 등으로 원금보장을 약속했다가 리딩 수수료 후불 조건으로 투자금을 받아 편취하는 수법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사기를 주도하는 이들은 피해자에게 예치금·계좌개설비·수수료·세금 등 각종 명목으로 입금을 유도하는데, 대부분 대포통장을 사용하는 데다 여러 차례 거래소 이름과 사이트 도메인을 바꿔 추적이 쉽지 않다. 수시로 바뀌는 만큼 피해도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원금 회수 어렵지만 신고해야 처벌 가능성 커져 

 

하지만 피해자들은 경찰에 신고나 고소하기까지도 고민이 많다. 자금 추적이 어려워 원금 회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에게 사건이 알려지는 것을 걱정해 신고를 주저하기도 한다. 불법 금융사기 피해자 카페 ‘백두산’ 운영자는 “피해 사례를 보면 수사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원금을 찾기 쉽지 않아 피해자의 심적 고통이 크다. 가끔 원금 회복이 어렵다는 말에 신고를 포기하려는 피해자도 있는데, 그래도 신고해야 가해자가 잡혔을 때 처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가상화폐 관련 유사 수신·투자사기는 장년·노년층에게만 일어나는 일도 아니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젊은 층도 많이 당한다”고 전했다.

 

신종 유사수신과 투자사기는 보이스피싱·스미싱 등과 달리 피해 사실을 신고해도 지급정지를 할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


피해자가 신고 후 원금을 찾기 어려운 이유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해당하는 피싱·스미싱 등의 사기일 때만 은행에서 계좌를 동결하는 지급정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사 수신·투자사기·리딩방 사기 등은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피해자 중에선 허위신고를 감안하고라도 보이스피싱으로 신고할지 고민한다. 국회에서도 핀테크 활성화로 사기 수법이 다양해지는 만큼 지급정지가 적용되는 대상을 확대하도록 법 개정에 나섰지만, 통과는 쉽지 않다. 지난해에도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관련 개정안을 냈지만 심사에 그친 상태다. 

 

이처럼 피해복구가 쉽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피해 발생 시 일단 신고하라고 조언한다. 김서정 서정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형사 고발을 해도 기준이 성립돼야 고소가 진행된다. 가해자는 대부분 대포통장을 쓰니 수사가 쉽지 않은 것도 맞다. 하지만 민사에서 가압류했을 때 통장에 자금이 남았다면 피해액을 조금이라도 찾을 가능성이 생긴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시도라도 해야 구제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법상 유사 수신은 벌칙 조항만 있고, 가상화폐 관련해서는 특금법 외엔 규제가 없다. 예방법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지만, 무엇보다 투자자 스스로 허가받지 않은 금융사와 거래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원금 이상의 고수익을 준다고 하면 의심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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