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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킥보드 4만 5000개 헬멧 어디로…"90% 분실됐다"

길거리 곳곳에 버려진 헬멧 "분실 헬멧 채워 넣는 비용 상당,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한숨

2022.05.09(Mon) 09:42:04

[비즈한국]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전동킥보드 이용 시 안전모 착용이 의무화된 지 1년. 공유 킥보드 업계에서는 지난해 4만 5000개 이상의 공유 헬멧이 거리에 비치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상당수가 분실되면서 업계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공유 킥보드 업계에서는 지난해 4만 5000개 이상의 공유 헬멧이 거리에 비치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상당수가 분실되면서 업계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킥보드 헬멧 착용 의무화 1년, 버려진 헬멧이 수두룩 

 

지난해 5월 전동킥보드 안전모(헬멧) 착용 의무화를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공유 킥보드 업체들이 앞다퉈 공유 헬멧을 도입했다. 킥보드 안전모 미착용이 문제 되면서 공유 킥보드 업체에서 헬멧을 함께 제공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더불어 헬멧 미착용 시 과태료를 징수하면서 직접 헬멧을 휴대하기 번거롭다는 이유로 이용자 상당수가 전동킥보드를 이용하지 않았고, 전동킥보드 이용률이 급감했다. 이에 업체들은 헬멧 도입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헬멧 의무화 이후 킥보드 이용률이 급감했는데, 공유 헬멧을 비치하니 전동킥보드 이용률이 2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재 공유 헬멧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관리된다. 앱 제어 방식과 자율 대여·반납 시스템이다. 앱 제어 방식은 공유 킥보드 앱을 통해 헬멧의 반납과 대여를 관리하는 방법이다. 킥보드에 헬멧 보관함 또는 보관 고리 등이 부착돼있으며 킥보드 이용자가 앱을 통해 여닫을 수 있다. 

 

앱 제어 방식으로 헬멧을 관리하는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 하이킥 관계자는 “스마트 락커 방식을 통해 공유 헬멧을 관리한다. 킥보드 대여 시 헬멧도 함께 이용할 수 있으며, 헬멧 반납이 되지 않으면 킥보드 반납이 되지 않는 시스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앱 제어 방식은 헬멧 관리도 수월한 편이다. 앞선 관계자는 “현재까지 헬멧 분실률은 0.3%가량”이라고 전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헬멧을 관리하는 뉴런 모빌리티 관계자도 “앱을 통해 헬멧 제어를 하는 방식은 분실한 사용자를 특정할 수 있고 분실 시 패널티 부과 등의 경고를 하기 때문에 분실률이 극히 낮은 편이다. 분실률이 0.015%가량으로 집계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앱 제어 방식을 도입한 업체는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킥보드 이용자가 헬멧을 자율적으로 이용 및 반납하게 되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헬멧 비치만으로도 비용이 들어가는데 장치 비용까지 더해지면 부담이 너무 크다”며 “다수의 업체가 공유 헬멧의 사용 및 반납을 이용자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화단이나 쓰레기 더미, 나무 위나 상가 건물 앞, 화장실 등에서 버려진 공유 킥보드 업체의 헬멧을 찾아볼 수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단속 느슨해지자 헬멧 착용 꺼려, 버려둔 헬멧에 업체들 한숨

 

사용 및 반납을 이용자 자율에 맡긴 헬멧의 분실률은 매우 높다. 이용자들이 헬멧을 사용한 후 아무 데나 버려두거나, 헬멧은 놔두고 킥보드만 이용해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원의 벤치나 테이블 위에 전동킥보드와 짝을 이뤄 비치돼 있어야 할 헬멧만 덩그러니 놓인 일이 흔해졌다. 화단이나 쓰레기 더미 근처에서도 버려진 헬멧이 종종 발견된다. 나무 위에 헬멧이 걸려있거나 상가 건물 앞, 화장실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비치했던 헬멧의 상당수가 분실됐다고 봐야 한다. 길에 버려진 것은 물론이거니와 가져가는 사람도 많다. 배달하는 분들이 전동킥보드 업체의 헬멧을 착용한 경우도 자주 목격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헬멧 도입 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 헬멧이 분실되면 다시 채워 넣어야 하다 보니 비용이 계속 들어간다”며 “업체 대표들 사이에서는 90%가량이 분실됐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유 킥보드 업체 관계자도 “헬멧을 일일이 찾아 수거하고 위생 관리 등에 투입되는 인력 비용이 상당한 편”이라며 한숨지었다. 

 

최근에는 킥보드 헬멧 미착용에 대한 단속이 느슨해지면서 이용자들의 헬멧 착용률이 낮아지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업계에서는 공유 킥보드 업체들이 안전한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해 헬멧 제공에 동참하고 있는 만큼 이용자들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킥보드 이용자들이 안전 관리에 소홀하다 보니 헬멧 착용을 꺼리고, 이로 인해 관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공유 킥보드 업체 관계자​는 “국내 킥보드 이용자들이 헬멧 착용에 익숙하지 않다. 본인 소유 킥보드를 타거나 배달하는 분들이 아닌 경우에는 잘 착용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킥보드 헬멧 미착용에 대한 단속이 느슨해지면서 더더욱 헬멧 착용에 소홀해졌다. 앞선 관계자는 “작년에 헬멧 착용이 의무화됐을 때는 단속도 많이 하고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속이 덜하고 이슈화가 덜 되다 보니 이용자들이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헬멧 착용 의무화 시행 후 잠깐은 단속률이 높았지만, 점차 단속이 느슨해졌다. 이용자들도 헬멧 착용에 다시 소홀해진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 공유 킥보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헬멧 도입 후 40%까지 착용률이 높아졌다가 현재는 25%대의 헬멧 이용률을 보인다”고 말했다. 

 

한 퍼스널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전동킥보드 이용 시 헬멧은 유일한 안전장치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유 킥보드 업체 관계자도 “국내 이용자들의 헬멧 착용률이 높지 않은 편이다. 킥보드 이용 시 헬멧을 반드시 착용하고 성숙한 이용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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