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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봉준'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사임 뒤에 남은 것들

금감원 수시검사 '이해상충・내부통제' 초점 가능성…메리츠운용 "위법 소지 없어"

2022.07.01(Fri) 11:15:57

[비즈한국] 위법 투자 의혹이 불거진 존 리(한국명 이정복)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지난달 28일 임기를 9개월 남기고 사임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존 리 대표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으로 이동진 메리츠금융지주 전무를 선임했다. 금융당국은 존 리 대표의 사임과 별개로 지난 5월 23일부터 지난달 7일까지 진행한 현장검사 내용을 정리 중이다. 최종 조사결과는 연말께 나올 것으로 전해진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위법 투자 의혹으로 사임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23일부터 지난달 7일까지 수시 현장검사를 통해 해당 의혹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존리라이프스타일 주식’ 유튜브 캡처


금융감독원의 이번 수시검사는 그간 진행한 사모펀드 전수조사와 별개로 특정 현안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메리츠자산운용이 2018년 사모신탁펀드를 통해 존 리 대표의 지인이 설립하고 부인이 지분 6.57%를 보유한 주요 주주인 P2P(개인간 금융) 플랫폼에 투자한 사안이다. 금감원은 접수된 제보를 토대로 검사를 진행했으며, 이번 조사를 통해 메리츠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운용 내역과 투자 경위를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에 대해 존 리 대표와 메리츠자산운용은 “금감원 조사에서 충분히 소명했다”며 위법의 소지가 없다고 해명했다. △펀드가 연 12% 수준의 수익을 내 부실이 없었고 △투자 결정에 존 리 대표가 개입하지 않았으며 △문제가 된 P2P 플랫폼 법인이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이해관계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감원이 제보 받은 내용에 대해 현장검사까지 진행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이 단순히 법률적 해석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금감원이 이번 사안을 단순히 ‘개인 일탈’ 차원이 아니라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해상충에 대한 내부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문제로 봤다는 것. 존 리 대표의 경우 실제 운용에서는 물러났으나 메리츠자산운용 투자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자본시장법에서는 제44조 이해상충의 관리를 통해 ‘금융투자업자는 금융투자업자와 투자자간, 특정 투자자와 다른 투자자 간의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해 이해상충 발생 가능성을 파악·평가하고, 내부통제기준이 정하는 방법 및 절차에 따라 이를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해상충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를 미리 투자자에게 알려야 하고, 이해상충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거래를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이 업계 전반에 감독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 이후 2020년 2월부터 사모펀드 제도를 개선하고 같은 해 8월부터 전수조사에 나섰다. 지난해 8월부터는 공모펀드에 대해서도 위험등급 관리 실태 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보에서 시작된 것이 맞다”며 “문제가 확인되면 조치를 하겠지만, 아직은 조사 내용을 정리 중인 단계라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사모펀드 사태 이후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자산운용사에 대한 감독 방침이 따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존 리 대표가 위법투자 의혹을 벗어나더라도 이번 사태의 여파가 메리츠자산운용에 끼칠 영향은 적지 않다. 그간 실적 부진, 과다 급여 등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존 리 대표가 ‘장기투자’ 철학으로 메리츠자산운용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한 점 등을 인정해 3연임으로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특히 2018년부터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펀드 직판을 시작해 선두주자로 입지를 다진 메리츠자산운용은 존 리 대표 개인의 인지도를 펀드 직판 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존 리 대표의 유명세와 별개로 메리츠자산운용의 펀드 운용자산(AUM) 규모는 2017년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2017년 말 6조 2713억 원에 달하던 메리츠자산운용 AUM은 지난달 29일 기준 2조 9489억 원으로 4년 6개월 사이 47%가량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말 4조 845억 원과 비교해도 크게 줄어든 수치다. 

 

메리츠자산운용의 간판 펀드 ‘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 1’의 수익률도 계속해서 내려앉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은 -25.76%다. 최근 1개월, 3개월 수익률은 각각 -12.30%, 15.98%다. 같은 기간 ‘메리츠코리아스몰캡증권투자신탁[주식]종류A’의 최근 1년 수익률도 -23.97%로 부진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존 리 대표는 2019년 이후 펀드 운용에 완전히 손을 떼고 사실상 마케터 역할에 충실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가 메리츠로 자리를 옮겨 내놓은 펀드들은 실적이 대부분 좋지 않았지만, 시장이 좋은 시기마다 등장해 이슈몰이를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이번 사태에 따른 존 리 대표의 거취를 신속히 결정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다만 금감원의 조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고 귀띔했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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