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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거품 꺼지나' 메타콩즈 사태로 본 국내 NFT 생태계 실태

해킹, 성과 부진, 내분 등 일단락됐지만 우려 여전…"기술 아닌 시장 문제, 콘텐츠 강화해야"

2022.07.27(Wed) 09:56:21

[비즈한국] 국내 대표 대체불가능토큰(NFT) 프로젝트인 메타콩즈(Meta Kongz)는 ‘천재 해커’로 불리는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멋사) 대표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참여하며 수많은 투자자를 모은 프로젝트다. 해외 유명 NFT 프로젝트 ‘BAYC(Bored Ape Yacht Club)’의 한국 버전으로 불린다. 그러나 최근 해킹, 성과 부진, 내분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메타콩즈 NFT 이미지. 사진=메타콩즈 홈페이지

 

#한국판 BAYC 메타콩즈 둘러싼 논란

 

최근 벌어진 메타콩즈의 내분은 이두희 대표와 이강민 최고경영자(CEO), 황현기 최고운영책임자(COO)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갈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23일 오전 이 대표가 메타콩즈 소통 채널인 디스코드에 메타콩즈 측으로부터 받은 내용 증명을 게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해당 내용 증명의 제목은 ‘대주주 겸 사실상 공동경영주로서 책임 이행 및 경영정상화 노력 요청’이다. 이 대표는 “22일 내용 증명을 받은 동시에 황현기 이사로부터 구두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전달받았다”며 “내용 증명에는 지난 8개월간 제가 잘못한 내용이 담겨 있다.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게 스스로 과오를 밝히고 해명하겠다. 잘못한 부분에는 정중히 사과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내용 증명에 따르면 이두희 대표의 과오란 △멋사가 메타콩즈 대주주(50.07%)임에도 민팅 후 부당한 개발비 요구 △대주주 지위 이용한 과도한 용역비 청구 △멋사의 10억 원 금전 대여 △고가의 외제차를 법인차량으로 구매해 사적 유용 △NFT 개발 및 민팅 과정의 기술적인 실수 등이다. 

 

메타콩즈의 최고기술책임자를 맡은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 사진=이두희 대표 트위터

 

이 대표는 이를 하나하나 반박했다. △노동의 대가인 개발 비용은 주식과 별개 △무리한 개발 일정 및 업무량에 따라 외주 업체 용역비 산정 △메타콩즈의 무리한 투자·대여로 자금 소진 막기 위해 멋사에 10억 원 대여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개발 과정에서 실수 발생 등이라고 답했다. 

 

다만 이 대표는 외제차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경영진이 모여 법인차를 구입한다고 했고, 노동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했다. 성공에 취해 모두가 원하는 차량을 골랐다. 차량 인도를 받고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고, 경영진에게 민팅과 상관없이 법인차량을 모두 매물로 내놓자고 제안했다. 돈 관련해선 깨끗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수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 대표는 “메타콩즈에서 임금 1원 한 푼 받지 않고 무보수로 일했다”라며, 이 CEO와 황 COO에게 “저와 멋사에 경영권을 넘겨달라. 뼈를 깎는 아픔이겠지만 메타콩즈는 구조조정을 해서 몸을 가볍게 해야 살아남는다”라고 주장했다.

 

갈등은 빠르게 마무리됐다. 이 대표 요구대로 메타콩즈는 23일 멋쟁이사자처럼에 인수됐고, 이 CEO와 황 COO가 물러나면서 사태를 매듭지은 것. 이 대표는 “빠르게 인수인계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메타콩즈 재탄생을 선언한 뒤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메타콩즈가 흔들린 배경에는 프로젝트 실적 부진과 해킹 사건, 투자자의 불신이 있다. 메타콩즈 NFT는 지난해 12월 민팅에서 20만~30만 원대로 시작해 올 2월에는 바닥가 2000만 원대를 기록할 만큼 시장의 관심을 받았지만, 7월에는 바닥가가 100만 원대로 크게 떨어졌다. 

 

신규 프로젝트의 잇따른 부진은 투자자의 불만으로 이어졌다. 7월 11일 넷마블과 메타콩즈는 협업으로 제작한 ‘세나콩즈’ NFT로 자선 경매를 진행했다. 넷마블 모바일게임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캐릭터를 응용한 NFT였다. 그러나 각 사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세나콩즈의 인기는 시들했다. 25일부터 3차 경매가 시작됐지만 26일 오후 5시 기준 입찰에 나선 이들은 ​NFT별로 ​고작 1~2명에 그친다. 입찰가는 18만~19만 원대에 형성됐다. 

 

메타콩즈 IP에서 나온 새 프로젝트인 ‘Life goes on(LGO)’조차 14일부터 시작한 민팅에서 1만 개 완판에 실패했다. 잔여 물량은 소각됐다. LGO NFT는 0.2이더리움으로 민팅을 시작했지만 현재 가장 높은 제안가(best offer)는 0.16이더리움에 그치는 상황이다. 

 

게다가 메타콩즈 관리자가 스캠 사기를 당하면서 4월 16일과 7월 14일 디스코드가 두 차례 해킹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4월 해킹 사건으로 약 4500만 원에 달하는 이더리움 탈취 피해를 입었고, 7월 해킹에선 금전적인 피해는 없었으나 관계자 문책으로 이어졌다. 

 

#NFT 시장 위축 전망…활용도 높은 콘텐츠 중요

 

일련의 사태에 일부 투자자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자처하며 이 CEO, 황 COO의 사퇴와 회사 측의 대책을 요구했다. 집안싸움은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대표 측이 메타콩즈를 인수하면서 메타콩즈 NFT 가격이 오르는 효과가 나타났다. 또 이 대표가 “메타콩즈 코인 MKC를 폐지하고 새로운 토큰 컨트랙트로 변경하겠다”라고 밝히며 호재로 마무리된 것으로 보였다.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가 메타콩즈 디스코드에 올린 내용 증명 설명글의 일부.

 

하지만 한편에선 “국내 NFT 판의 문제”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멋사의 메타콩즈 인수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어렵고, 가격 상승은 이두희 대표의 유명세로 인한 반짝 효과라는 것. 한 NFT 투자자는 “주식회사 지분 50% 이상을 보유했으면 이미 인수한 거나 다름없지 않나. 인수 선언은 언론플레이 같다. 정말 개선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익명의 블록체인 전문가는 “메타콩즈 프로젝트가 부진한 건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 시장이 위축돼 가격이 떨어졌고 이로 인해 투자자 불만이 커지면서 갈등이 심해진 것뿐”이라며 “지금은 이 대표의 유명세를 이용해 거품을 만드는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NFT 가격에 거품이 끼면 또 피해를 보는 홀더가 생기고 같은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짚었다.

 

NFT 등장 초기와 달리 시장이 위축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NFT 마켓인 오픈씨의 NFT 판매량은 5월 이후 75% 감소해 지난해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6월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또 블록리서치에 따르면 6월 NFT 거래액은 10억 4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74% 감소했다. 앞서 3월에는 거래액이 2월 대비 48% 하락했다. 

 

NFT 붐이 일면서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NFT 프로젝트와 업무협약을 맺었지만 실제로 진행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메타콩즈는 3월 경남제약, 4월 GS리테일 등과 손잡았지만 수개월이 지난 지금도 협업 결과를 내놓지 않았다. 곳곳에서 ‘NFT 거품이 꺼진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메타버스금융랩 소장을 맡은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는 “국내 NFT 시장이 침체한 상황”이라며 “NFT 자체의 가치를 강조해선 인기를 끌기 어렵다. 활용도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도덕적 해이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홍 교수는 “NFT 가격을 유지하고 투자자를 꾸준히 모으려면 콘텐츠를 바꿔야 한다. 체인을 클레이튼에서 이더리움으로 옮기든 말든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시장 문제를 기술 문제로 핑계 대면 안 된다”며 “예를 들어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푸빌라’라는 자체 캐릭터를 NFT로 만들었는데, 인기가 높다. 사실 푸빌라 NFT는 백화점 이용권을 종이가 아닌 NFT로 발행한 것뿐이다. 실제 이용권이니까 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 거다. NFT의 이미지나 예술적 가치에 기대지 말고 비즈니스 수단으로 활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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