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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이번엔 비빔면 도전…'프리미엄 고집' 뒤에 있는 것은?

'더미식 라면' 점유율 1%도 안 돼…펫푸드 성공 일등공신 김홍국 회장 장녀 김주영 이사 '주도' 소문

2023.05.18(Thu) 15:41:23

[비즈한국] 여름철을 앞두고 비빔면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는 비빔면 전쟁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낸 하림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더미식(THE미식)’ 브랜드로 라면 시장에 진출했지만, 아직 존재감이 미미한 하림이 비빔면 시장 공략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하림은 2021년 ‘더미식’​ 브랜드를 론칭하며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고성준 기자

 

#비싸도 좋은 식재료, 라면 시장에선 안 통했다

 

지난 3월 하림은 ‘더미식 비빔면’을 선보였다. 전국 비빔면 맛집의 레시피를 연구해 비법 양념장을 완성했다는 설명을 붙였다. 하림 관계자는 “비빔면을 맛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좋은 편”이라며 “온라인에 맛있다는 평이 많다. 매출도 꾸준히 늘고, 6~7월이 되면 판매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1년 하림은 더미식 브랜드를 론칭하고 ‘더미식 장인라면’을 출시하며 라면 시장에 진출했다. 하림은 더미식을 연매출 1조 5000억 원의 메가 브랜드로 키우고, 이를 발판 삼아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자간담회에서 나와 직접 라면을 조리한 김홍국 하림 회장은 “국내 시장에 더미식 브랜드를 안착시킨 후 미주 시장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거창한 계획과 달리 아직 라면 시장에서 하림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통상 식품업계는 신제품 출시 직후 반짝 인기에 매출 상승 효과를 보는데, 하림의 장인라면은 출시 직후에도 시장 점유율 1%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선보인 즉석밥이나 유니자장면, 국물 요리 등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더미식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하림산업은 2022년 영업손실액이 8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280억 원가량 확대됐다. 매출은 약 461억 원으로, 그 중 더미식(OEM 포함) 브랜드 매출은 306억 원이었다. 올 1분기 더미식 매출은 94억 원으로 집계됐다.

 

더미식의 부진 원인은 높은 가격이라는 분석이 잇따른다. 더미식의 대표 상품인 장인라면은 1봉지에 2200원으로 경쟁사 제품보다 2배가량 비싸다. 장인라면 출시 후 소비자 사이에서 고가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출시한 더미식 밥의 판매가도 2300원으로 즉석밥 시장의 판매율 1위 CJ제일제당 햇반(1950원)보다 비싸다. 하림 측은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며 “프리미엄이나 고급화 전략을 위해 가격을 올려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하림 더미식 제품들. 사진=박해나 기자

 

#펫푸드·식품 시장서 상반된 결과

 

하림은 브랜드 론칭 후 만 2년이 되지 않은 시점인 만큼 성과를 내기보다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하지만, 업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더미식 브랜드가 론칭하던 시기에는 ‘작은 사치’가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며 프리미엄 마케팅이 확산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 불경기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것도 악재로 지적된다. 

 

일각에서는 하림이 고급화를 고집하는 이유를 프리미엄 펫 푸드의 성공에서 찾기도 한다. 고급화를 앞세워 펫 푸드 시장에서 성과를 낸 하림이 프리미엄 전략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2017년 펫 푸드 사업을 시작한 하림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했다. 국내 최초 합성 조미료, 합성 보존제를 첨가하지 않은 펫 푸드를 선보여 경쟁사와 차별화했다. 초기에는 적자가 이어졌다. 2017년 사업을 시작한 첫해에는 매출이 2억 원, 영업적자는 34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영업적자가 70억 원대로 늘었다. 하지만 2021년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흑자를 이뤄냈다. 2022년 하림펫푸드 매출은 366억 원, 영업이익은 19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전략이 모든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펫 시장은 최근 고급화 움직임이 뚜렷해 프리미엄 마케팅이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식품업계의 상황은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키우는 사람들은 본인은 못 먹어도 반려동물에게는 좋은 것을 해주자는 마인드가 크다. 아끼는 대상에게 마음껏 퍼주고 이를 통해 만족감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라면 같은 상품은 소비자가 큰 비용을 쓰려는 품목이 아니다. 이미 여러 브랜드에서 건강함을 앞세워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펫 푸드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으로 성과를 냈던 김 회장의 장녀 김주영 하림지주 이사가 더미식의 프리미엄 전략을 고집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김 이사는 하림펫푸드를 키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2018년부터 하림펫푸드 마케팅팀장으로 근무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주도했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하림푸드와 하림펫푸드 사내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2021년에는 하림지주 전략기획담당임원으로 승진해 현재 하림지주 전략기획 2팀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림 측은 김주영 이사의 더미식 사업 관여도를 묻는 질문에 “따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답했다.

 

하림 관계자는 “HMR(Home Meal Replacement·가정간편식) 시장에 진출한 지 만 2년이 되지 않았다.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제대로 된 음식이라면 고객들이 알아주실 것이라 식품 철학을 갖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며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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