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Story↑Up > 아재캐스트

[얼리어답터] 삼성 언팩 행사만의 재미 포인트

2016.08.05(Fri) 11:26:07

필자는 애플, 삼성, 마이크로소프트, 샤오미 신제품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5년째 즐겨보고 있는 IT덕후다. 제품 스펙 외에 개인적으로 삼성 언팩 행사에서 주목하는 재미 포인트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1. 나날이 늘어가는 프레젠테이션 스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이 말문을 열었다.
“오. 스포트라이트가 굉장히 많군요.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가 된 것 같습니다.”

   
▲ “오. 스포트라이트가 굉장히 많군요.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가 된 것 같습니다.”

관객들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이어 고동진 사장은 삼성은 노트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회의적으로 봤던 큰 화면 스마트폰 시장 카테고리를 만들었으며, 큰 화면 스마트폰은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이라며 삼성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으며, 갤럭시 노트7을 공개하고는 ‘컬러와 매칭 되는 옷을 고르기 힘들었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 큰 화면 패블릿폰 시장을 개척한 삼성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하고 있다.
   
▲ “이 색깔과 맞는 옷을 고르기 진짜 어려웠습니다. 허허.”

3∼4년 전만 해도 삼성 언팩을 보는 내 심정은 불안함과 민망함 그 자체였다. 발표자는 중간중간 말을 더듬고, 당황한 게 보이기도 했고, 청중의 반응도 냉랭했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이제 좀 낫네’ 싶더니 요즘에는 ‘삼성 PT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노트7 PT는 지난번보다 나았다. 삼성의 프레젠테이션 스킬은 삼성전자, 갤럭시 브랜드와 함께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2. 삼성만의 고객 커뮤니케이션: 겸손과 위엄

필자가 생각하는 삼성의 언팩 행사의 기획 키워드는 ‘겸손’과 ‘위엄’이다. 이러한 부분은 그들이 자주 쓰는 말과 표현 방식에서 드러나는데, 이를테면 애플은 경쟁사보다 자사 제품이 낫다는 것을 말할 때 ‘사람들은 이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People don’t like it)’로 말하는 반면, 삼성은 ‘우리는 고객들에게 배운다(We learn from customer)’, ‘고객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이렇게 만들었다’는 말을 쓴다. ‘사람들’이라는 말 대신 ‘고객’이라는 말을, 그들 나름의 통찰을 이야기한다기보다 ‘고객의 피드백’을 이야기한다.

반면 프레젠테이션 현장은 어둡고, 벽면과 바닥면을 모두 활용한 압도적인 초대형 스크린을 사용하며, 광고 영상 등도 위엄 있는 느낌이다. 기어VR이 나온 이후로는 VR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 체험도 사용한다.

   
▲ 갤럭시 노트7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를 삼성전자 제품전략 부사장 저스틴 데니스.

이번 노트7 언팩 행사의 압권은 프레젠테이션 무대를 노트7 체험공간으로 바꾸는 과정이었는데, 디지털 아트와 행위예술이 접목되었다.

   
▲ 무대 전환 과정이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 퍼포먼스를 보는 듯했다.

 

3. 살짝살짝 엿보이는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

스마트폰 시장을 통해 삼성(삼성전자)은 엄청나게 성장했다. 이것저것 만드는 전자제품 회사에서 모바일 혁신을 주도하는 회사로, 브랜드 가치 세계 7위의 글로벌 브랜드로(Interbrand 평가) 성장했다. 하지만 현재의 혁신을 주도하는 분야, 고부가가치 분야는 소프트웨어 분야이다. 운영체제, 모바일 생태계에서의 비즈니스(앱) 등을 구글에게 의지하고 있는 한 삼성은 애플과 구글보다 ‘못 버는’, 스마트폰 이후의 혁신을 잡지 못하면 ‘무너질 가능성이 높은’ 회사일 수밖에 없다.

갤럭시 S 7언팩 행사에서는 Facebook의 CEO 마크 저커버그를 초청해가며 미래 먹거리로 VR 산업에 집중할 것임을 선언했고, 이번에는 삼성 페이, 홍채인식 기능을 활용한 결재, 금융 관련 시장에 진입을 할 것이라 암시했다. 이번 언팩에서는 삼성이 애플과 견줄 수 있는 ‘스마트폰’을 잘 만드는 회사에서 어느덧 VR, 핀테크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회사가 되었다는 점에서 흥미진진했다. 한 마디로 삼성의 언팩은 ‘삼성이 성장하는 것’을 보는 즐거움 때문에 챙겨본다고 할 수 있겠다.(애플은 세련된 화법과 ‘이번에는 뭔 얘기를 할까...?’하는 기대감에 보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기회를 잡지 못한, 과거 IT업계 최강자의 부활을 기대하고 지켜보는 재미로 본다).

   
▲ 연계 가능한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기술을 통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프레젠테이션은 가장 깊이 있는 고객 커뮤니케이션이자 쇼(show)이다. 쓰는 단어, 동선과 손짓, 어조 등 모든 것에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관, 회사의 현 상황과 비전이 담겨 있다. 갤럭시 불안하다, 삼성 곧 망한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삼성은 세계 최고의 제품 브랜드 중 하나이며, 성장하고 있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이번 노트 7 언팩은 좀 더 성장한 삼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행사였다.

김태용 트웬티 기획자

비즈한국 bizhk@bizhankook.com


[핫클릭]

· 삼성전자, 갤노트7 리콜로 얻은 것과 잃은 것
· [얼리어답터] 가장 완벽한 갤럭시, 노트7 체험기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