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무료 서비스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소셜미디어(SNS) 플랫폼들이 구독 모델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광고로 수익을 확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일부 편의 기능과 노출·분석 기능을 유료 서비스로 묶어 수익원을 다변화 하는 흐름이다. 이용자 사이에서는 선택권이 늘었다는 반응과 함께, 그동안 무료로 여겨졌던 소통 기능이 점차 과금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유료 구독 서비스 시작한 메타… 월 6000원대
메타는 지난달 28일부터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유료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과 멕시코 등 일부 국가에서 비밀리에 시범 운영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이다. 해당 요금제는 월 3.99달러(한화 약 6000원)로, 공개 대상 설정, 재시청 통계, 조회자 목록 검색, 스토리 미리보기, 게시물 만료 기간 연장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 플러스 역시 유사한 기능을 제공한다.
메타의 현재 핵심 수익원은 광고다. 메타는 올해 1분기 매출 563억 1000만달러(약 83조 6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광고 매출은 550억 2000만 달러로, 전체 매출의 약 98%를 차지했다.
광고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메타의 전 세계 순광고 매출이 2434억 6000만 달러(약 360조 6000억 원)에 달해 구글(2395억 4000만 달러)을 처음으로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망대로라면 메타는 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된다.
막대한 광고 매출에도 메타가 유료 구독 패키지를 내놓은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투자 비용 증가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 규모를 전년 대비 77% 증가한 1235억 달러(약 186조 원)로 예상했는데, 대부분 AI 사업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광고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추가 기능을 제공함으로서 광고 매출을 유지하면서도 이용자당 평균 매출액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무료에서 ‘유료’ 기능으로 전환… 플랫폼 확산
유료화 전략은 SNS 플랫폼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과거 플랫폼 유료 서비스가 광고를 없애거나 저장 용량를 늘리는 등 부가 기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플랫폼 이용 경험과 직결되는 기능으로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실제로 엑스(X·옛 트위터)는 유료 구독자에게 인증 배지를 붙여주고 추가 기능을 제공하는 ‘엑스 프리미엄’을 지난해 도입했다. 월 8달러(한화 약 1만 2000원)를 내면, 280자 글자 수 제한이 해제되고 게시물이 다른 사용자들에게 우선 노출된다.
스냅챗은 2022년부터 ‘스냅챗 플러스’를 통해 AI 챗봇과 절친 설정, 프로필에 배지 달기, 스토리 열람 확인 등의 기능을 추가 제공하고 있고 텔레그램 역시 더 많은 용량의 채팅기록을 저장하고 파일을 보낼 수 있는 유료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구독 모델은 광고와 달리 매달 반복적으로 수익이 들어오는 구조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다. 이용자 수를 늘리는 방식에서 기존 이용자에게서 더 많은 매출을 얻는 방식으로 수익화 전략이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를 두고 전망은 엇갈린다. 이미 지인 관계망과 콘텐츠 소비 습관이 형성된 플랫폼을 버리고 대체재로 옮겨가기 쉽지 않은 만큼 유료 서비스가 일정 부분 자리 잡을 것이라는 관측과, 이용자들이 무료로 인식해온 기능에 비용을 지불할 유인이 크지 않아 유료 구독자 증가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다.
#유료 수익화 vs 광고 의존…선택 기로 놓인 플랫폼들
실제로 플랫폼 유료화가 항상 성공한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프리챌 사례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2000년대 초반 국내 대표 인터넷 커뮤니티 플랫폼이었던 프리챌은 유료화 전환 이후 이용자들이 이탈하며 시장 주도권을 잃었다.
당시 프리챌은 막 성장하던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전도유망한 혁신기업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용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서 서버와 운영 비용이 증가하자, 프리챌은 유료화를 택했다. 월 3300원을 내면 최대 5개의 커뮤니티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프리챌은 서비스 이용 가치와 커뮤니티 충성도를 고려하면 이용자들이 해당 금액을 부담할 것으로 판단했지만, 무료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해온 이용자들은 갑작스러운 유료화에 반발했고 상당수가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이용자 활동을 기반으로 성장한 플랫폼이 비용 부담을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이후 영향력을 잃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플랫폼 구독 모델의 핵심이 무료·유료 기능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있다고 본다. AI 투자 비용 증가와 광고 의존도 완화 필요성 때문에 플랫폼 입장에서는 반복 매출을 낼 수 있는 구독 모델을 확대할 유인이 크다. 다만 무료로 쓰던 기능이 축소되거나 노출·분석 등 핵심 기능이 유료 서비스로 옮겨갈 경우, 이용자들은 이를 선택권 확대가 아닌 비용 부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결국 유료화가 안착하려면 이용자가 추가 비용을 낼 만큼 분명한 효용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단순한 이용자가 아니라 콘텐츠를 올리고 관계망을 형성하며 플랫폼의 가치를 함께 키워온 기여자이기도 하다”며 “이런 점에서 유료화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고, 기본적으로는 광고 등을 통한 수익 창출 방식이 소비자 수용성 측면에서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료화가 확대될 경우 일부 이용자는 부담을 느끼고 활동을 줄이거나 이탈할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은 이용자가 계속 콘텐츠를 올리고 활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채현
기자
cogusz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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