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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갑질’ 피해업체들 국회에 집단 탄원, 해결 실마리 찾을까

심상정 “문제 심각” 등 일부 의원 전향적 움직임…롯데 측 “사실관계 확인 안 돼”

2017.01.19(Thu) 18:38:57

롯데그룹 계열사들로부터 ‘갑질’을 당해 고사 위기에 몰렸거나 도산했다고 주장하는 협력업체들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통해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협력업체들은 대기업인 롯데의 우월한 대응력으로 해결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이달 초 정무위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탄원서와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검찰 수사 관련 사과 및 경영 쇄신안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탄원서 등에 이름을 올린 업체들은 각각 신화(롯데마트 전 납품업체), 가나안알피씨(롯데물산 전 납품업체), 아하엠텍(롯데건설 전 협력업체), 성선청과(롯데슈퍼 전 납품업체), 유순덕 전 세븐일레븐 가맹사업주(코리아세븐 가맹점) 등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의원들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국회 공론화로 사태 해결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검토나 조사 단계에 나섰다고 피해 업체들에 통보한 의원은 이진복(바른정당), 김정훈, 지상욱(이상 새누리당), 김영주(더불어민주당), 심상정(정의당) 의원으로 확인됐다.

 

심상정 의원실 관계자는 “일부 피해업체를 직접 면담하고 자료를 받아 확인해보니 문제가 심각했다. 담당 정부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에 질의서를 발송했다”며 “공정위로부터 답변을 받는 대로 정기국회에서 공론화와 토론회 등 다음 단계 대응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욱 의원실 관계자는 “문제를 제기한 협력·납품업체들은 정부부처에 제소, 민원, 탄원 등 조치를 취하거나 롯데 계열사와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며 “롯데의 불공정거래로 야기한 협력·납품업체들의 피해는 재하청업체의 피해로도 연결된다. 다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단계다”고 말했다. 

 

피해업체들의 사례를 보면 롯데마트 납품업체인 육가공업체 신화는 2002년 설립돼 롯데마트와 거래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적자를 본 적이 없었다고 강조한다. 신화는 롯데마트와 2012년 7월부터 2015년 11월 거래했는데 이 기간 롯데마트로부터 자체 행사에 대해 ​납품단가 ​30~50% 후려치기, 납품대금에서 물류비로 8~10% 차감, 세절비 전가, 컨설팅 수수료 차감 등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심각한 적자로 인해 신화는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데 법원 의뢰로 외부 회계법인의 정밀 감사를 받은 결과 109억 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조정원은 2015년 11월 롯데마트에게 신화에게 지급하라고 48억 원을 결정했지만 롯데마트가 이에 불복했다. 결국 공정위가 2015년 12월부터 사건을 조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결론나지 않은 상태다. 

 

윤형철 신화 사장은 “롯데마트와 거래하는 동안 팔수록 손해였다. 회사를 살려보려는 과정에서 빚만 늘어난 상태다. 억울함을 언론 등에 호소했더니 롯데마트는 명예훼손을 제기하는 등 재갈 물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결국 무혐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롯데상사와 2004년부터 2008년 협력사였던 도정업체 가나안 사례다. 가나안은 롯데상사의 약속 불이행과 상거래 위반으로 세무서 신고 금액만 144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하고 도산했다고 주장한다. 

 

롯데상사와 가나안에 따르면 양사는 2004년 한국 내 최첨단 라이스센터를 건립해 연간 3만 톤, 연매출 100억 원 이상의 쌀을 가공해 유통시키기로 협업을 결정했다. 하지만 2006년까지 롯데상사가 가나안으로부터 공급받은 쌀 결제 대금은 4억 원에 불과했다. 롯데상사는 협업 조건으로 공장 설립과 기계 설비를 수입하기로 했지만 이를 가나안에 떠넘겼다. 또 2008년에는 갑자기 S 사라는 벤더를 통해야만 납품할 수 있도록 거래조건도 바꿨다. 

 

김영미 전 가나안 사장은 “지난해 롯데 쪽에서 현재 내가 취급하는 일본산 비누와 관련해 롯데마트 일부 매장과 납품 계약을 체결하고 활성화에 따라 계약을 늘려가자고 제안해 왔다”며 “개별 매장과 납품 계약은 개입 없이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어처구니 없어 거절했다. 롯데는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에는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는 방증이었다”고 성토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쇼핑 본사. 사진=비즈한국DB


 

김정균 전 성선청과 사장은 2009년부터 2013년 6월까지 성선청과로, 2014년부터 2015년 10월까지 보성청과로 롯데슈퍼(전신 CS유통 포함)와 거래했다. 거래방식은 성선청과가 납품하면 롯데슈퍼 매장에서 판매 대금 15%를 공제하고 지급하는 수수료 매장 형태였다. 그러나 이러한 거래 방식으로 김 사장은 매장에서 정확한 판매량을 알 수 없었으며 적자에 허덕이면서 2013년 롯데슈퍼와 거래를 정리하려는 과정에서 약정 수수료 15%가 아닌 최고 25%를 일방적으로 차감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 사장이 문제를 제기하자 2015년 8월쯤 롯데슈퍼 담당 상무는 2013년 4월부터 6월까지 약정된 수수료율보다 과다 차감한 2139만 원을 김 씨에게 지급하겠다는 확인서를 써줬다. 롯데슈퍼는 이 금액만 피해금액으로 인정한 셈이다. 

 

김 사장이 공정위와 법원에 문제를 제기하자 롯데슈퍼는 공정위와 법원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급조한 것으로 보이는 계약서를 제출했다. 사업자명이 ‘성선청과’가 아니라 ‘성성청과’로 기재돼 있고, 사업자등록번호 역시 틀렸다. 김 사장은 현재 롯데슈퍼를 상대로 민형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중소 납품업체의 문제 제기에 롯데슈퍼는 있지도 않은 계약서까지 조작했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롯데와 힘든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하엠텍은 지난 2007년 롯데건설의 하청을 받아 현대제철 화성 일관제철소 건설에 착수했는데 공사가 진행되면서 추가공사 및 물량증가가 있었다. 아하엠텍은 이 추가공사 대금을 147억 원으로 추산했고, 롯데건설은 53억 원으로 견적을 내면서 분쟁이 생겨 공정위가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 실무부서는 심사보고서를 통해 롯데건설이 하도급법을 위반했다며 아하엠텍에 하도급대금 결정금액 약 113억 원과 시정명령, 과징금 32억 3600만 원을 부과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2011년 소회의를 열고 롯데건설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다. 

 

아하엠텍은 롯데건설로부터 공사대금을 받기 위해 민사재판 등을 진행했지만, 지난해 12월 최종 패소했다. 안동권 아하엠텍 사장은 “장시간 롯데와의 싸움에서 결국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회사는 법정관리 상태에 들어갔고 심신은 지칠 대로 지쳐 있는 상태다. 다른 롯데 피해 업체들에 대해 국회의 전형적인 자세와 공론화를 기대해 본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 계열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상생해야 할 협력업체들과 발생한 문제로 안타깝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 하지만 협력업체들이 정부 당국과 사법부로부터 사실관계를 입증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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