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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중독성’ 피젯스피너의 세계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심상찮은 인기…베어링 품질 따라 회전력 천차만별

2017.05.22(Mon) 18:55:32

[비즈한국] ‘꼼지락’거리고 싶은 심리는 누구에게나 조금씩 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왠지 좀이 쑤시고 혈액 순환이 잘 안된다고 느껴서일까. 누군가는 끊임없이 볼펜을 딸깍거리고, 혹은 다리를 떨기도 한다.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한 행동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사람은 오히려 더 불안함을 느낀다.

 

이러한 꼼지락 혹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람을 영어로 ‘fidget(피젯)’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람의 심리에 착안해 만들어진 장난감이 ‘피젯 토이’다. 그중에서도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표적인 피젯 토이가 바로 ‘피젯스피너’다. 우리나라에서도 10대를중심으로 급속하게 입소문을 타면서, 온라인과 문구점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일반적인 피젯스피너 디자인. 사진=아마존


‘피젯스피너’는 베어링을 사용해 만든 일종의 손가락 팽이다. 회전하는 것 이외에 어떠한 기능도 없다. 그렇지만 이를 끊임없이 반복하게 만드는 묘한 중독성이 있다. 피젯스피너를 본격적으로 즐기기 위한 여러가지 정보를 모아봤다.

 

# 초보 : 피젯스피너 입문하기

 

피젯스피너는 금속 소재로 만든 바람개비라고 생각하면 된다. 회전하는 부분에 볼베어링이 사용되기 때문에 마찰력을 최소화해서 힘을 조금만 줘도 생각보다 상당히 많이 회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조는 크게 볼베어링으로 이뤄진 중심부와 날개로 나눌 수 있다. 사실상 볼베어링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품질이 좋은 베어링을 사용하면 같은 힘으로도 훨씬 잘 돌아간다. 쓰면 쓸수록 베어링이 길이 들며 회전력이 좋아진다. 물론 금속으로 만들어진 만큼 하면 할수록 윤활유가 증발하고 마모가 되기 때문에 적당한 관리가 필요하다.

 

회전시키는 방법은 제품마다 조금씩 다르며 손에 익을 때까지 반복 연습해야 한다. 사진=이베이


디자인은 크게 날개 개수가 2개인 ‘바’ 형태와 3개인 ‘트라이앵글’ 형태가 가장 일반적이다. 하지만 아예 날개가 없거나 혹은 9각형, 정육면체 등 독특한 디자인을 채택한 제품도 있다. 또 비싼 제품일수록 금속 특유의 화려하고 정교한 세공이 돋보인다.

 

가지고 노는 방법은 간단하다. 엄지와 검지 혹은 중지로 제품을 고정시킨 다음 다른 손가락으로 튕기듯이 힘을 가하면 된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반복하면 할수록 회전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한 손으로 피젯스피너를 고정한 다음 다른 손으로 회전시켜주는 방법도 있다. 정해진 방법은 없기에 원하는 방식으로 회전시켜 주면 된다.

 

무게가 무거울수록 손가락 힘을 많이 필요로 하지만 그만큼 회전하는 시간도 길어진다. 반면 무게가 가벼우면 누구나 손쉽게 회전시킬 수 있지만 지속 시간은 짧아진다. 자신이 손가락 힘에 맞는 적당한 제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 중수 : 더 많이 회전 시키기

 

피젯스피너를 계속 가지고 놀다 보면 회전이 더 오래 지속되는 제품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보통 제품의 경우 사람마다 손가락 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분에서 4~5분까지 회전이 지속되는 반면, 베어링 품질이 좋은 제품은 최대 10분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피젯스피너 핵심부품인 베어링은 프레임과 볼의 소재에 따라 회전력과 소리가 달라지게 된다. 사진=아마존


피젯스피너에 사용되는 베어링은 다양한 기구에 사용되는 일반 규격의 베어링이지만, r188​ 등 일부 베어링 규격의 회전시간이 비교적 길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주목받고 있다.

 

베어링에 따라 특유의 소리가 나기도 한다. 그러나 소리가 나는 현상은 그만큼 마찰로 인해 운동에너지를 소모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소음이 적을수록 회전에는 좀 더 유리하다고 보면 된다. 특수 부품을 넣어 특유의 회전음을 강조한 제품도 더러 있다.

 

피젯스피너는 저마다 디자인이나 색깔에 따라 회전할 때 독특한 느낌을 연출한다. 사진=이베이


회전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리가 중요하다. 주기적으로 베어링 내부에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베어링 볼 소재에 따라 윤활유를 사용하기도 하고 세척 후 건조를 통해 녹이 슬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회전력 향상과는 상관없지만 ‘트리튬’을 사용한 튜닝도 눈길을 끈다. 트리튬은 스스로 빛을 내는 방사성 물질로 반감기가 10년이 넘는다. 방사능 위험이 대단히 낮으면서, 기존 야광물질과 달리 축광을 하지 않아도 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피젯스피너에 붙이고 회전시키면 멋진 시각적 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

 

# 고수 : 묘기 연습 및 수집하기

 

피젯스피너는 요요와 달리 묘기라고 할 만한 것이 많이 없다. 구조 자체가 워낙에 단순한 것도 있고, 대중화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이렇다 할 묘기가 개발될 시간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단 한 손으로 회전시키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다음은 살짝 엄지손가락을 떼고 균형 잡아보면 된다. 1~2일이면 누구나 여기까지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 다음 회전 중에 손가락을 바꿔보거나 손을 바꿔가는 묘기도 연습해 볼 수 있다. 유튜브 등 해외 동영상 사이트에서 피젯스피너를 사용한 여러 묘기를 촬영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매우 정교한 디자인을 가진 다양한 피젯스피너가 선보여, 이를 수집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모토디자인


최근에는 피젯스피너를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사람까지 생겨났다. 피젯스피너가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들을 겨냥해 예술 작품 수준으로 정밀하게 가공된 제품이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베이, 아마존 등 해외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둘러봐도 다양하고 독창적인 제품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가격은 수백 달러로 상당히 비싼 편이지만, 금속을 세밀하게 가공한 디자인을 보면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진다.

 

많은 소비자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정품 여부다. 피젯스피너는 정품이라는 개념이 없다. 즉, 어느 기업에서 최초로 개발해 발표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시제품을 만들어 공개하면서 세상에 최초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후 수많은 장난감 회사들이 저마다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더한 제품을 판매하면서 시장이 형성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어디가 원조라고 뚜렷하게 말하기 어렵다.

 

수집에서 더 나아가 나만의 피젯스피너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도전 요소다. 일단 어떤 방식으로든 베어링을 회전시키면 된다. 베어링은 공구밀집상가나 온라인을 통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3D 프린터를 활용하면 누구나 창의력 넘치는 피젯스피너를 만들 수 있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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