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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생리대 '릴리안 사태' 인터넷 게시물 미스터리

2016년 게시물 검색하니 2017년 8월 내용…인터넷 카페에 '익명' 게시물 수두룩

2017.11.09(Thu) 11:09:01

[비즈한국] 1회용 생리대의 유해·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유독 깨끗한나라가 생산하는 ‘릴리안’ 실명만 올해 8월 공개되면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비즈한국’은 ‘릴리안 사태’ 관련 인터넷 게시글들에서 조작이 의심되는 몇 가지 의아한 점을 발견했다. 사태가 불거지기 이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릴리안 관련 게시물에 2017년에서야 알려진 내용들이 다수 포함된 것.

 

올해 9월 ‘릴리안 사태’ 발생 직후 소비자가 릴리안 생리대를 환불하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릴리안 사태’와 관련 여성환경연대는 홈페이지 성명 등을 통해 “약 1년 전부터 주로 여성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경험을 토로하고 공감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다 기사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여성환경연대 관계자는 지난 8일 ‘비즈한국’과 통화에서 “(릴리안 사태를) 최초 보도한 매체를 통해 특정 인터넷 카페에 실린 게시물들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1년 전에 (지금처럼) 이슈가 될 만한 특별한 사안은 없었다”라고 반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들에게 민감한 생리대의 경우 사용했을 경우 부작용이나 피해 등의 게시물이 있었다면 순식간에 네티즌들에게 번졌을 가능성이 높다. 업체로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 2016년 게시물에 2017년 기사가 왜? 

 

릴리안 사태가 불거진 것은 지난 8월. 당연한 일이지만 인터넷 카페,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릴리안 생리대의 유해·안전성을 지적한 게시물들은 지난해까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비즈한국’은 우선 구글에서 2016년 1월부터 릴리안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7년 7월까지 기간을 설정해 ‘릴리안’, ‘릴리안 부작용’, ‘릴리안 피해’, ‘릴리안 사태’등의 키워드로 검색을 시도해 봤다. 

 

구글에서 ‘릴리안 사태’ 발생 직전 ‘릴리안 부작용’ 등이란 키워드로 검색해보니 사태 발생 1년 전인 2016년 게시물들이 확인된다.
 

그런데 2016년 8월 5일자로 올라온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논란, 문제된 성분은 무엇?’​이란 게시물이 검색됐다. 이 게시물을 클릭해보니 2017년 8월 21일 보도된 “생리대의 전 성분을 공개하는 한편, 한국소비자원에 시판 중인 릴리안 생리대의 안전성 테스트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포함돼 있었다. 과거에 올라온 게시물을 의도적으로 수정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회원수 수십만의 A 카페에는 지난 5월 ‘생리대 특정 제품에서 일반 공기보다 최대 500배 이상 높은 발암 독성물질 검출’​이라는 제목과 함께 릴리안 생리대를 지목하면서 그 문제점을 언급하는 게시물도 올라와 있다.  

 

한 인터넷 전문가는 “구글 검색상에서 표기된 날짜는 작성자가 최초로 게시물을 작성한 것이어서 시간이 흐른 후 수정해도 바꾸기 어렵다. 올해 8월쯤 작성자가 원래 올려졌던 게시물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관련 게시물들이 유독 익명으로 작성된 점도 미심쩍은 부분이다. A 카페에서 ‘릴리안 생리’ 또는 ‘릴리안 부작용’이란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올해 2월쯤부터 카페 활동 닉네임을 쓰지 않는 ‘익명’의 작성자가 올린 숱한 게시물들이 검색된다. ‘릴리안 사태’ 발생과 그 전후인 올해 7~9월 관련 게시물 수는 절정에 달한다. 이런 현상은 20~30대 여성을 주요 회원으로 하는 B 카페에서도 유사하게 발생하고 있다. 

 

젊은 여성들이 주요 회원인 A 카페, 이 카페에서 릴리안 관련 키워드로 검색해보니 작성자를 익명으로 하는 게시물들이 상당수다.

 

앞서의 인터넷 전문가는 “익명으로 게시물을 작성하는 방법은 카페에 로그인한 후 올린 게시물을 익명으로 전환하면 가능한 일이다”며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실명대신 주로 닉네임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익명 작성 게시물이 많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도 “다른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릴리안 부작용 등과 관련한 게시물이 있다 해도 닉네임으로 올리지 익명으로 올리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보탰다.

 

# 릴리안 사태, 새로운 국면 맞나

 

지난 10월 3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일부 의원들은 ‘릴리안 사태’와 관련한 수사당국의 수사 필요성을 거론해 이번 사태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깨끗한나라는 2014년 5월부터 릴리안을 생산했으며 ‘릴리안 사태’이전까지 생리대 시장 점유율을 11%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온 상황이었다. ‘릴리안 사태’의 발단은 올해 3월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학교 연구팀(연구책임 김만구 환경융합학부 교수)이 실시한 1회용 생리대 11개 품목에 대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 실시에서 최초로 시작됐다. 

 

김만구 교수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가장 많이 검출된 생리대를 릴리안으로 인정한 내용이 올해 8월 보도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확산됐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월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연구팀의 시험이 과학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연말까지 국내 유통 생리대 업체명, 품목명,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출량, 위해평가 결과를 연내 공개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올해 4~5월에 깨끗한나라 릴리안 생리대 4개 품목에 대한 식약처의 품질관리 기준 검사를 실시한 결과, 해당 제품들은 안전기준에 적합했다고 확인했다. 식약처는 TVOC의 유해성이 분명하게 확인되지도 않은 상태라고 강조한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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