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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프리즘] 한국에 없는 '기부 억만장자' 가난한 그곳엔 넷이나…

빈곤 인구 많은 반면 기부·사회공헌 문화 활발하고 다양

2017.12.11(Mon) 16:30:00

[비즈한국] 올해 ‘포브스’ 발표 기준 세계 1위, 2위 부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워런 버핏(Warren Buffett)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2010년 죽기 전에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 캠페인은 전 세계 억만장자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퍼져나갔고, 현재까지 21개국 171명의 억만장자(전 세계 억만장자의 8.4%)들이 동 캠페인에 동참했다. 

 

인도 IT 기업 와이프로(Wipro) 창업자 아짐 프렘지(Azim Premji)는 열악한 인도 공교육 시스템 개선에 앞장설 것을 서약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빈곤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인도에서도 대기업 및 부호들을 중심으로 기부 및 자선활동 물결이 일고 있다. 기빙 플레지 캠페인에 가장 먼저 동참한 인도인은 인도 IT 기업 와이프로(Wipro) 창업자 아짐 프렘지(Azim Premji)로, 그는 2013년 가입 당시 열악한 인도 공교육 시스템 개선에 앞장설 것을 서약했다. 

 

그 뒤를 이어 인도 바이오테크 회사인 비오콘(Biocon) 여성 창업자 키란 마줌다르-쇼(Kiran Mazumdar-Shaw)와 부동산 부호 메논(P.N.C. Menon) 부부가 2016년에, 인도 IT 기업 인포시스(Infosys)의 공동 창업자인 난단 닐레카니(Nandan Nilekani) 부부가 올해 11월에 동 캠페인에 동참했다. 기빙 플레지 회원이 한 명도 없는 우리나라와 달리 인도에서는 현재까지 총 4명(부인 제외)의 기업가들이 가입한 것이다. 그리고 이 4명 모두 자수성가형 부자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부호들의 기빙 플레지 캠페인 동참 외에도 인도 기업들의 사회공헌·환원 사업은 매우 활발하고 다양하다. 140년 전통의 타타그룹(TATA Group)의 경우 ‘사회로부터 얻은 것은 사회로’라는 사시(社是)하에 기업 이윤의 60%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특히, 타타가문의 자손들이 설립한 자선재단은 그룹의 지주회사인 타타선즈(Tata Sons) 지분의 3분의 2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환경, 보건, 교육 등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타타그룹의 4대 회장으로 2016년 회장직에서 물러난 라탄 타타(Ratan Tata) 명예회장은 최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개인적으로 투자한 스타트업만 30여 개로, 페이티엠(Paytm), 올라(Ola), 스냅딜(Snapdeal), 렌즈카트(Lenskart) 등 성공한 인도 스타트업 기업 중 라탄 타타 명예회장의 투자를 받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그는 인도 젊은 창업가들 사이에서 스타트업의 대부로 불리고 있고, 라탄 타타 명예회장 역시 “청년이 나라의 미래”라며 청년멘토링을 지속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돈이란 거름과 같아 쌓아두면 냄새가 나지만 퍼트리면 곡물을 자라게 한다”고 말한 타타그룹 창업자 잠세트지 타타(Jamsetji Tata). 사진=타타그룹 홈페이지


인도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환원 활동도 활발하다. 인도 시장서 내수 2위, 수출 1위의 자동차 선도 기업으로 꼽히는 현대자동차는 한국 기업 최초로 현대모터인도재단(Hyundai Motor India Foundation)을 설립해 교통 의식 향상, 의료 지원, 문화 유적지 보호 등의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도 전자제품 시장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과 LG전자 역시 삼성 스마트 클래스, 라이프스 그린 클래스 등 교육, 의료, 기술교육, 농촌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CSR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 기업들의 사회공헌·환원 사업은 2014년 4월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이 의무화 되면서 더 활발해지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인도 내 하루에 1.9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절대 빈곤층 인구는 2.7억 명으로 전 세계 빈곤 인구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만성적인 경상·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정부만의 힘으로는 이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 기업이 적극 나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하에 2013년 회사법 개정 당시 세계에서 최초로 CSR 의무를 법제화하였다. 

 

정부의 CSR 의무화 정책은 추진 당시 많은 인도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다. 또한, 주인도 한국대사관이 2017년 11월 발간한 ‘인도 CSR 핸드북’ 집필자 유지혜 박사에 따르면 주주지상주의를 극복하고 기업의 긍정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진보적인 정책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에서도 선도적인 입법례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CSR 의무화가 다른 형태의 법인세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정부의 사회 복지 책임을 기업에게 떠넘기는 행위라는 비판은 피해갈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CSR 의무화 규제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인도 신용평가 기관인 CRISIL에 따르면 CSR 의무 지출 대상 1505개 기업들의 2015-2016 회계연도 총 CSR 지출 비용은 830억 루피(약 1조 4000억 원)로, 전년대비 22%나 증가했다. 그리고 지출의 대부분이 정부 지출이 비교적 적은 교육, 직업훈련, 보건 및 위생 분야에 집중되어 CSR 활동의 시너지 효과를 제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돈이란 거름과 같아 쌓아두면 냄새가 나지만 퍼트리면 곡물을 자라게 한다”는 타타그룹 창업자 잠세트지 타타(Jamsetji Tata, 1839~1904)의 명언대로 인도는 나눔을 통해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꾀하고 있다. ​ 

박소연 국제학 박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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