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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 프리즘] 모디 정부의 '신동방정책'과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공화국의 날 아세안 10개국 주빈 초대, 최대 규모…한국과 맞닿아 '동행' 관심

2018.01.16(Tue) 09:32:03

[비즈한국] 인도는 매년 새해 벽두부터 해외 손님맞이 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건국을 기념하는 날인 1월 26일 공화국의 날(Republic Day)에 주빈으로 초청한 외국 정상을 예우하기 위해서다. 공화국의 날 주빈 초청은 초청 대상국과의 전략적인 관계 강화 의지를 대내외에 표방하겠다는 의미로 인도의 대외전략을 가늠케 하는 중요한 척도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8일 오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장인 메세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2010년 공화국의 날 주빈으로 인도를 방문했고, 한-인도 양국관계는 ‘장기적 협력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2014년 취임한 모디 총리는 경제 성장 및 지역 패권국 입지 강화를 위해서는 그간 소원했던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최우선이라고 판단, 취임 이후 첫 공화국의 날 행사인 2015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주빈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지난 한 해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불참, 도클람 국경분쟁 등으로 중국과 마찰을 빚어 온 인도가 금년 공화국의 날 행사에 아세안 10개국 정상 모두를 주빈으로 초청하며 델리 외교가는 물론 전 세계 외교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975년 공화국의 날 행사에 외국 정상을 초청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맞이한 인-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하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인도와 아세안과의 관계가 항상 우호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냉전시절 비동맹주의를 대외정책의 기조로 삼았으나 실제로는 친 소련 노선을 걷던 인도는 아세안 결성 뒤에 공산주의 확산을 억제코자 하는 미국의 의도가 숨어 있다며 불신을 품었고, 1990년대 이전까지 인-아세안 관계는 이데올로기적인 갈등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러나 1991년 외화위기를 겪은 인도는 대대적인 경제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소련 붕괴, 세계화 및 지역화 확대, 중국의 부상 등과 같은 대외 여건 변화가 맞물리면서 인도와 아세안 협력 관계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특히 라오 전 인도 총리는 아세안과의 전략적·경제적 협력관계 확대를 위해 1992년 동방정책(Look East Policy)을 발표, 양측 관계 발전에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인도는 1992년 아세안과 부문별 대화관계를 수립한 이후, 1995년 완전 대화관계 수립, 1995년 아세안지역포럼(ARF) 참여, 2002년 첫 정상급 회담 개최, 2010년 인-아세안 상품 FTA(자유무역협정) 발효, 2012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설정 등 협력관계를 점차 심화·확대해왔다. 그 결과 1991-1992년 23억 달러에 불과하던 양측 교역액은 2016-2017년 717억 달러로 30배 이상 확대됐고, 현재 30개의 부문별 협의체와 7개의 장관급 회의체가 운영 중에 있다. 

 

더불어 모디 정부는 동아시아와의 협력 관계 강화를 통해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룩하고 지역 내 안보 역학구도의 변화에 좀 더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하고자 2014년 기존 동방정책을 발전시킨 신동방정책(Act East Policy)을 수립했다. 협력 대상지역을 아세안에서 동아시아 더 나아가 태평양으로 확장시켜 더 많은 국가들과 관계를 견고히 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모디 총리는 취임 이후 아세안 국가는 물론 한국, 일본, 몽골, 호주, 피지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을 숨 가쁘게 방문하며 신동방정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고, 이는 모디 정부의 가장 성공적인 대외정책 구상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금번 아세안 정상 초대는 이러한 모디 정부 신동방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최근 몰디브의 중국-몰디브 간 FTA 비준, 친 중국 성향인 공산당 계열 정당 연합의 네팔 총선 승리, 중국의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 항구 99년 임차권 인수 등 중국이 인도의 목을 옥죄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금번 아세안 정상들의 인도 방문으로 인도는 중국에 대한 견제를 한 층 더 강화하는 포석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모디 정부의 행보와 대외정책은 지난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신남방정책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끈다. 대외정책 최우선과제 중 하나로 인도는 아세안 및 한국과, 한국은 아세안 및 인도와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가고자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지역 역학구도 변화로 확대된 리스크 대응 방안과 외교 다변화를 통한 경제성장 동력 창출 방안 마련에 대한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다. 

 

양국 주요 대외정책의 명분과 대상이 공통분모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협력 잠재력이 높으며, 한 발짝 더 나아간다면 한국-아세안-인도 삼각 협력 구축도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아세안에 대한 영향력 경쟁으로 불거질 우려도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상 방문 준비에 여념이 없는 델리 주재 아세안의 한 외교관은 “솔직히 금번 행사가 인-아세안 관계 강화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탄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세안의 궁극적 대외정책 목표는 중국, 미국, 인도 등 강대국 간 전략적 균형”이라고 지적했다.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모디 총리의 신동방정책과 이제 막 세상에 첫 빛을 본 문재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이 자리를 잡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미국 및 중국의 대아시아 정책 변화, 북한 정권의 몰락 가능성, 주요국 내 선거 등 통제 불가능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대내외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서로의 대외정책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데서부터 긴 여정의 동행이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박소연 국제학 박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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