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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음악일기] 라이브 음원이 더 좋을 때도 있다…맥스웰의 MTV Unplugged

라이브 음악이 주는 색다른 매력, 스트리밍과는 또 다른 맛~

2018.01.18(Thu) 17:54:43

[비즈한국] 음악시장이 점차 ​라이브 위주로 바뀌고 있습니다. 수입 때문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며 음원이 무료에 가까워졌습니다. 대신 음원으로 얻은 인기와 명성을 콘서트를 통해 수입으로 만듭니다. 이런 방식으로 대부분의 음악산업이 굴러가고 있습니다.

 

라이브 버전이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라이브 버전에서 아티스트는 종종 원곡을 변형해서 부릅니다. 그 사이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워낙 많이 공연했기에 재미를 위해 바꾸는 걸 수도 있겠지요. 중요한 건 많은 경우, 팬들은 ‘원래 음원’과 가까운 음악을 듣고 싶어 한다는 겁니다.

 

예외도 있습니다. 어떤 라이브 음악은 실제 음원보다 더 섬세하고 화려한 경우도 있죠. 특히 즉흥성이 중요시되는 흑인 음악에 그런 경우가 많은데요, 오늘 소개할 라이브 앨범인 맥스웰의 MTV 언플러그드가 그런 경우입니다.

 

맥스웰의 ‘MTV 언플러그드’ 앨범 표지.


맥스웰은 1990년대 미국 네오 소울을 대표하는 알앤비 가수입니다. 화려한 팔세토 가성으로 잘 알려져 있죠. 밴드 위주의 끈적끈적한 소울 알앤비(R&B)​ 음악으로 지금까지 즐겨 듣는, 섬세하고 세련된 음악을 만든 가수였습니다. 1990년대부터 활동했음에도 완성도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음반을 여러 장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데뷔 때 음악계는 크게 술렁였습니다. 엄청난 뮤지션이 등장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죠. 지금 들어도 낡은 느낌이 들지 않는 세련되고 도시적인 음악을 자랑했습니다. 데뷔 전 그의 음악을 들은 한 기자는 그를 ‘넥스트 프린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1996년 발매된 1집 앨범은 섬세하고 절제된 맥스웰 특유의 음악이 잘 드러난 앨범이었습니다. 하나의 분위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밀고 가는 밀도 높은 음악이었죠. 다만 절제된 세련됨 때문에 압도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서서히 오래 가는 인기를 얻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듣는 음반입니다.

 

맥스웰의 ‘어센션(Ascension)’. 특유의 알앤비 정서를 제대로 보여주는 명곡이다.

 

차트 30위권에 오르내리는 신인 뮤지션을 MTV가 주목했습니다. 다음 세대의 스타가 될 재목으로 점찍은 거죠. 1997년 6월 맥스웰은 MTV 언플러그드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음악은 그대로 녹화돼 MTV를 통해 전파를 탔습니다.

 

MTV 언플러그드는 우선 화려합니다. 정식 음반은 꾸준히 들을 걸 계산해 절제된 보컬을 보여줬습니다. 언플러그드는 훨씬 즉흥적이고 화려한 음악을 보여줍니다. 라이브에서 자극적인 맛이 추가된 대중적 음악이 나온 겁니다.

 

편곡 또한 언플러그드라는 콘셉트에 맞게 어쿠스틱했습니다. 원래 맥스웰의 음악은 전자악기 밴드 위주였는데요, MTV 언플러그드에선 어쿠스틱 위주의 밴드는 물론, 현악기와 플루트 등의 클래식 악기까지 함께해 풍성한 편곡을 만들었습니다.

 

맥스웰의 ‘디스 우먼즈 워크(This Woman’s Work)’. 케이트 부시의 팝 발라드를 맥스웰만의 흑인음악으로 재해석했다.

 

마지막으로 레퍼토리가 다양해졌습니다. 맥스웰은 고작 1집 가수이니 만큼 공연할 곡이 부족했는데요. 우선 연주곡과 싱글 커트된 곡을 최대한 많이 불렀습니다. 편곡을 추가해서 재해석한 버전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케이트 부시의 ‘디스 우먼즈 워크(This Woman’s Work)’, 나인 인치 네일스의 ‘클로서(Closer)’를 완전히 본인 스타일로 재해석해서 불렀습니다. 다양한 레퍼토리임에도 본인 스타일로 중심을 잡은 보컬과 편곡 덕분에 원래 맥스웰의 음악인 듯 매끄럽게 이어집니다.

 

이 음반은 지금까지도 즐겨 듣는 음반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알앤비 뮤지션, 그 중에서도 팔세토 보컬에게 영감을 준 음악이 되기도 했죠. 개인적으로 ‘좋은 알앤비 라이브 앨범’으로 디안젤로의 라이브 음반과 함께 대표작이라고 생각하는 음악이기도 합니다. 라이브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즉홍성’이 있습니다. 원곡을 세련되게 재해석한 노력도 엿보입니다. 무엇보다 원래 음원보다 훨씬 더 화려하고 강렬한 보컬 퍼포먼스를 보여주지요.

 

맥스웰의 ‘웨네버, 웨어에버, 왓에버(Whenver, Wherever, Whatever)’. 라이브 특유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서 음반 버전보다 더 화려한 보컬을 보여준다.

 

아쉽게도 맥스웰의 전성기는 짧았습니다. 2집과 3집은 1집처럼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맥스웰 또한 목소리가 조금씩 변해가고, 보컬 출혈(vocal hemorrhaging) 등으로 공연을 취소하기도 했지요. 2016년 음반을 발표했지만 꾸준한 활동이나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MTV 언플러그드는 가장 반짝거리고 모두에 주목을 받던 시절에 맥스웰의 보컬이 담겨 있습니다. 이에 맞춰서 지금 들어도 세련된, 그러면서도 화려한 편곡이 담겨 있지요. 덕분에 지금까지도 많은 뮤지션에게 참고가 되는 교과서 같은 음악이 되기도 했습니다. 1집 ‘맥스웰즈 어번 행 스위트(Maxwell’​s Urban Hang Suite)’가 완벽하게 절제된 음악이라면, 라이브 음반은 훨씬 더 자연스럽고, 화려한 테크닉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라이브의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는 음악의 퀄리티보다 팬서비스 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라이브 음악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음악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음악을 새롭게 생음악으로 해석해서 공연할 때만의 감동도 있죠. 라이브 음악만이 줄 수 있는 반짝이는 음악을 담은 음반, 맥스웰의 MTV 언플러그드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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