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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조사 받는 OCI그룹, '사정'보다 계열분리 이슈가 더 큰 까닭

이수영 회장 아들 이우현 사장이 승계했지만 경영권 불안…OCI "당장 논하기는 일러"

2018.05.23(Wed) 16:04:57

[비즈한국] 지난 3월 OCI 정기주주총회 후 이우현 OCI 대표이사 사장은 “기존 영업 흐름의 약 10%를 신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신사업은 제약·바이오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서열 27위인 OCI그룹은 최근 몇 년간 태양광 사업에 주력했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신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5월 초 국세청이 OCI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을 두고 재계에서 각종 뒷말이 오간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계열사들과 정상거래를 했는지가 중심이고 오너 일가의 자금흐름도 아마 살펴볼 것”이라며 “상속 문제와 상관없이 진행하는 세무조사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OCI 관계자도 “5년마다 하는 정기 세무조사로 안다”고 말했다.

 

이우현 OCI 대표이사 사장. 사진=OCI


OCI가 확대해석을 경계하는데도 뒷말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이우현 사장이 경영권을 완벽하게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영권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이 사장이 마음 놓고 신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10월 이수영 전 OCI그룹 회장이 작고하면서 경영권은 이 회장의 아들 이우현 사장이 물려받았다. 그렇지만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OCI의 최대주주는 이 회장의 둘째 동생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다. 지난 4월 13일 이 사장이 이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아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4월 25일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분을 일부 매각하면서 12일 만에 최대주주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10월 작고한 이수영 전 OCI그룹 회장. 사진=OCI


이우현 사장이 지분을 매각할 당시 모친인 김경자 송암문화재단 이사장과 동생 이지현 OCI미술관 관장도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이로써 이 사장의 지분율은 6.12%에서 5.04%, 김 이사장과 이 관장은 각각 2.05%와 3.28%에서 0.83%, 1.89%로 낮아졌다.

 

이우현 사장은 133만 9674주, 김경자 이사장은 48만 3771주, 이지현 관장은 78만 1476주를 상속받았다. 상속받은 날인 4월 13일의 OCI 종가(16만 400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들이 상속받은 주식의 가치는 4272억 원. ​상속세로 ​2136억 원을 내야 한다. 

 

이들은 87만 8513주를 매각해 1388억 원(4월 25일 종가기준)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748억 원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 지분 매각으로 벌어들인 양도소득세를 고려하면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현금은 100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화영 회장과 그 자녀들이 보유한 OCI의 주식을 모두 합치면 총 5.62%다. 이우현 사장과 김 이사장, 이 관장의 지분을 합친 7.76%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이수영 회장의 첫째 동생인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도 5.32%의 OCI 지분을 갖고 있고, 이복영 회장의 아들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도 0.49%를 보유 중이다.

 

아직까지 경영권 다툼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지분율의 차이가 크지 않고 이우현 사장은 추가로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SK그룹의 선택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SK실트론은 이 사장 일가가 내놓은 주식 중 일부를 매입해 약 2%의 OCI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은 2016년 2월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OCI그룹과 인연을 맺으면서 이우현 사장의 우군으로 알려졌다. SK실트론도 “협력 강화를 위한 지분 투자”라고 공시했다.​

 

이수영 회장 작고 후 재계에서는 OCI그룹의 계열분리를 예상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사진=최준필 기자


이수영 회장 작고 후 재계에서는 OCI그룹의 계열분리를 예상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OCI그룹을 이끄는 이우현 사장이 OCI 최대주주가 아니기에 계열분리설은 설득력을 얻는다. 이복영 회장의 삼광글라스와 이화영 회장의 유니드는 OCI 계열사로 분류되지만 경영에는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1월 서울회생법원이 넥솔론에 법정관리 폐지 결정을 내렸을 때도 OCI의 지원은 없었다. 넥솔론은 이우현 사장의 동생 이우정 넥솔론 대표가 이끌었던 회사다.

 

OCI 측 설명에 따르면 계열분리는 사실상 오래전부터 이뤄진 상태다. 계열분리를 한다는 건 이수영 회장 동생들이 가진 OCI 지분을 매각하고 OCI에서 손을 뗀다는 뜻이다. OCI 관계자는 “지금껏 이수영 회장 일가는 서로 경영간섭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유니온이 OCI 지분 1.26%를 매각한 것도 눈에 띈다. 유니온은 이수영 회장의 사촌동생 이건영 유니온 회장이 이끄는 회사로 현재는 2.64%의 OCI 지분을 갖고 있다. 유니온 측은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우현 사장이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OCI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한 후, 이 사장이 가진 사업회사 지분을 투자회사에 현물출자 하는 것. 공정거래위원회가 재계에 지주사 전환을 권하는 만큼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다. 

 

OCI 관계자는 “아직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서는 결정된 게 없다”며 “지분상으로 이 사장이 최대주주가 아니지만 차이가 크지 않아 지금 당장 위협이 된다 안 된다 이야기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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