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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요즘 애들의 영상채팅 앱 '스무디' 조현근 대표

지인 여럿과 영상통화 동시에 문자도 가능…1020세대에 조용한 돌풍

2018.08.22(Wed) 16:57:15

[비즈한국] 사회가 급속히 변하고 있다. ‘세상 참 빠르게 변한다’는 말조차 예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새로운 것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순식간에 사라진다. 삶의 트렌드는 그에 맞게 시시각각 바뀐다. 세대 간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가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조현근 스무디 대표. 스무디는 영상, 음성, 문자 채팅을 동시에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10~20대 중심으로 인기다. 사진=최준필 기자

 

현대인의 의사소통 매개는 기술 발전에 따라 문자에서 음성으로, 음성에서 영상으로 진화했다. 특히 ‘스마트폰 세대’는 영상에 강한 유대를 느낀다. 영상에 익숙해져 영상만으로는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 혹은 멀티태스킹에 능수능란한 걸까. 최근 보면서, 말하고, 쓰는 행위를 한 번에 담은 애플리케이션(앱)이 10~20대를 중심으로 인기다.​ 

 

‘스무디’는 다자간 영상통화 앱이다. 여러 사람과 동시에 영상통화를 할 수 있으며 실시간 채팅 기능까지 있다. 지난 1월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까지 13만 명이 내려받았다. 지난 4월 500명이던 하루 평균 이용자가 8월 6000명으로 늘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20대 초반 여자 대학생 비중이 가장 크다. 전체 이용자의 39%를 차지한다. 남자 대학생(18%), 여자 중고생(17%)이 그 뒤를 잇는다. 

 

“스무디를 써본 고객은 ‘이상하게 재밌다’고 해요. 잘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지만 요즘 10~20대는 영상통화를 하면서도 채팅으로 소통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ㅋㅋㅋㅋㅋ’나 ‘ㅜ.ㅜ’ 같은 웃고 우는 상태나 이모지가 사람 표정보다 감정을 잘 드러내는 거죠.”

 

1월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까지 13만 명이 앱을 내려받았다. 하루 평균 6000명이 이용한다. 웃거나 우는 상태를 표현할 땐 얼굴 표정보다는 이모지가 효과적일 때가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조현근 스무디 대표의 말이다. 스무디는 최대 6명이 동시에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새로운 기능이 아니기 때문에 조 대표는 사용자 경험(UI)에 심혈을 기울였다. 영상통화를 언제 어디서든 받을 수 있도록 ‘음소거 모드’로 시작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수업 시간에도 받을 수 있어서 좋다”는 후기를 받을 땐 난감한 웃음이 난다고. ​

 

“그 밖에도 채팅으로 말하는 것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입력’ 키를 없앴어요. 상대방이 글자를 쓰면 실시간으로 문자 조합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속도감이 느껴지죠. 또 휴대폰 화면을 영상으로 꽉 채워서 시원한 느낌이 들게 했어요. 차별화를 두기 위해 UI에 많은 고민과 시간을 투자했어요.”

 

그동안 영상통화는 부가적 기능 정도로 취급됐다. 크게 두 가지다. 기기내장 영상통화, 텍스트 메신저 부가 서비스. 특별하다고 느끼지 못할 만큼 일상생활에 가깝지만 누구도 별도의 시장으로 여기지 않았다. 최근 판도가 조금씩 바뀌는 양상이다. 국내 스타트업인 영상통화 앱 ‘아자르’가 중동 등 해외에서 호응을 얻고, ‘하우스파티’라는 앱은 미국에서 인기를 끈다. 영상통화가 ‘격식 있는 회의’에 동원되는 딱딱한 도구가 아닌 하나의 놀이로 탈바꿈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스무디는 최대 6명이 동시에 영상으로 통화할 수 있다. 음소거 모드로 시작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영상통화를 받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실시간 채팅 기능은 상대방과 바로 옆에서 대화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사진=스무디 제공

 

“최근 10~20대는 친구랑 헤어지고 집에 가서 영상통화를 켜놓고 2~3시간 노는 거죠. 영상통화를 하다 보면 다른 일도 할 수도 있으니까요. ‘보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음성통화나 문자보다 편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카페에서 함께 수다 떠는 거랑 비슷하죠.”

 

조 대표는 ‘아자르’와의 차별점을 묻는 말에 “완전히 다른 서비스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자르는 대화 상대가 임의로 결정되는 반면 스무디는 대화 상대가 지인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스무디는 ‘비디오퍼스트’를 내세운 메신저인 셈이다. 친구가 앱을 실행하면 ‘온라인’ 상태를 알려준다. ‘친한 친구’가 들어오면 알람이 오는 기능도 있다.

 

“앱을 들어갔는데 친구가 들어와 있으면 ‘나도 심심한데 너도 심심해?’라는 생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거죠. 거창한 용건 없이 쉽게 만날 수 있게 해줘요. 낯선 남자가 덜컥덜컥 들어와 말 걸면 부담스러울 수 있죠. 그 서비스는 아예 다른 시장으로 봐요. 친구끼리 만나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어요.” 

 

조현근 대표는 영상통화 시장이 곧 커질 것이라 기대한다. 지난 6월엔 시리즈 A 투자를 끌어냈다. 해외 진출도 꾀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스무디는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 ‘해시드’에서 6억 원을 투자받았다. 아직 재투자를 이끌어낼 만큼 매출을 내진 못하지만 지난 6월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사업성을 검증받은 것이다. 조 대표는 밝은 전망을 그렸다.

 

“스마트폰 이용이 높고, 무제한 이용제가 점점 보급되고, 비디오 익숙도가 굉장히 높아졌어요. 반드시 열릴 시장이에요. 반 발짝 앞서서 시장을 선점하려고 노력 중인 거죠. 일 년 뒤엔 큰 변화가 있을 겁니다. 현재 아랍과 동남아에서 조금씩 반응을 얻고 있어요. 스무디 특징인 ‘폐쇄성’과 ‘안정성’이 아시아에서 통할 것으로 생각해요.”​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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