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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 패트롤] '청담동 너마저' 명품거리도 임대료에 '질식'

임대료는 요지부동, 매출은 하락…명품 브랜드·성형외과 등 이탈 급증

2018.08.28(Tue) 16:02:59

[비즈한국] 2000년대부터 호황기를 누리던 청담동 명품거리가 늘어나는 상가 공실에 신음하고 있다. 공실 문제는 수년 전부터 거론돼 왔지만 최근 부쩍 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층 건물 일부는 물론, 전체가 비거나 통째로 매각 중인 곳도 있다. 

 

청담동 명품거리는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이 위치한 압구정로데오역 사거리에서 청담사거리까지 800m 남짓 뻗은 거리다. 대로변에는 명품 브랜드 매장은 물론 피부관리실, 성형외과, 마사지숍 등 미용 관련 시설이 자리하며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모았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 곳곳에 붙은 임대문의 문구. 사진=김상훈 기자


28일 오전 찾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는 과거 영광을 찾아볼 수 없이 한산한 모습이었다. 걸음마다 보이는 빈 매장과 유리창에 붙어 있는 임대 홍보 전단만이 눈에 띄었다. 건물 관리인, 매장 직원 등과 일부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만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중국에서 온 한 관광객은 “이곳이 명품거리라는 것을 몰랐다”며 “SM엔터테인먼트 사옥과 K-스타로드를 보러 왔다”고 말했다. K-스타로드는 압구정로데오역 2번 출구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구역으로 한류스타를 배출한 연예기획사, 한류스타들의 맛집, 숍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을 지나자마자 건너편에 첫 ‘임대’ 문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명품 브랜드 지방시가 입점했던 건물로 현재 건물 전체가 비어 있다. 몇 걸음 더 가보니 과거 캘빈클라인이 운영했던 1~2층 빈 공간이 보였다. 이곳은 2016년 4월 이후 현재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비어 있는 상태다.

 

28일 오전 찾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는 과거 영광을 찾아볼 수 없이 한산한 모습이었다. 사진=김상훈 기자


이 같은 모습은 거리 중심부로 들어갈수록 심화됐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빈 모습이었다. ‘비즈한국’이 이날 청담동 명품거리 대로변 일대 임차인을 구하는 점포 건물을 전수조사한 결과, 16곳이 빈 상태였다. 이 가운데 건물 전체가 빈 곳은 7군데에 달했다. 운영 중인 상점들 사이사이 리모델링 작업을 하는 점포들도 눈에 띄었다. 

 

‘비즈한국’이 청담동 명품거리 대로변 건물을 전수조사한 결과, 16곳이 빈 상태였다. 이 가운데 건물 전체가 빈 곳은 7군데에 달했다.


앞서 에르메네질도제냐, 지방시, 브룩스브라더스, 제롬드레이퓌스, 보기밀라노, 자딕앤볼테르, 아베크롬비앤피치 등이 청담동에서 철수했다. 이들은 대부분 건물을 통째로 빌리거나 250평 상당의 1층 전체를 임대해 썼다. 이 밖에도 이 일대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외국인 관광객에 ‘원스톱’ 쇼핑을 제공하던 시설들도 하나 둘 빠져나갔다.

 

이 일대는 규모가 크다 보니 임대료 부담이 상당하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명품거리 메인도로는 월 5000만~1억 원가량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지방시가 쓰던 빌딩의 경우 보증금 25억 원에 월 88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높은 임대료에 공실 기간이 길어지며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만난 한 브랜드 관계자는 “소위 잘나가는 브랜드임에도 매월 몇천만 원 이상 적자가 나서 결국 해외 본사와 논의 끝에 청담동 매장을 접는다. 과거만큼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리만 봐도 명품 브랜드 간판만 눈에 들어오는 곳이 청담동 명품거리”이라며 “이곳은 손익으로 따지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상징적으로 자리를 지켜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담 명품 브랜드가 굴욕을 겪는 것은 명품 매출 하락과 유통 구조, 소비자 트렌드 변화와 관련이 있다. 가성비를 중요시 여기는 젊은 세대는 명품을 사더라도 면세점이나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기업 프랜차이즈 점포담당 관계자는 “백화점, 온라인 쇼핑 등 상권의 분산과 높은 임대료에 따른 수익 악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다시 수요를 끌어들이려면 명품 매장 외에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으로 콘텐츠 구성을 바꿔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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