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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해치백 무덤'은 잊어라, 르노 클리오

출시 석 달 만에 1656대 판매…르노삼성 승부수 먹혔다

2018.08.28(Tue) 18:12:40

[비즈한국] 요즘 잘나간다는 ‘르노’ 클리오(CLIO)를 시승했다. 클리오 상품정보는 ‘르노삼성’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없다. 르노삼성은 클리오를 별도의 ‘르노 브랜드’ 홈페이지에서 트위지와 함께 배열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수입차’임을 강조하기 위함이지만, 스페인산 QM3에는 회오리 모양의 ‘르노삼성’ 로고가 붙어 있다. 르노삼성 로고를 붙이려면 제작 완료된 수입차를 다시 공장에서 분해해 추가 공정을 진행해야 한다. 판매량이 많지 않은 클리오와 트위지의 경우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성이나 채산성이 맞지 않다. 

 


QM3 때는 스페인산임이 비공식적으로 알려졌는데, 터키산 클리오는 생산지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한국 소비자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생산품을 선호하지 않아서인 듯하다. 

 

올해 5월 클리오가 출시될 당시 소비자 여론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2017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긴 했으나 2012년 나온 4세대 모델의 끝물이라는 점에서 뒤늦은 감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2018년 파리 모터쇼에서 5세대가 공개될 예정이라는 말도 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판매량은 우려를 잠재우기에 충분하다. 5월 출시 후 7월까지 석 달 만에 1656대가 판매되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체급이 다르긴 하지만 현대자동차 해치백 i30는 월 220대 팔리는 수준이다. 한국시장이 유난히 해치백을 외면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선전이다. 

 


# 단단한 승차감, 높은 연비 장점…엔진 파워는 아쉬워

 

클리오는 기본기가 탄탄함을 넘어서 프리미엄급 완성도를 보인다. 유튜브에서 클리오 하체 점검 영상들을 보면, 소형차답지 않게 전면부, 측면부를 언더커버로 촘촘히 덮었고, 언더커버가 있음에도 스틸 부위 방청 처리가 꼼꼼하게 잘되어 있다. 엔진 아래부터 시작해 뒤범퍼까지 배기라인을 따라 방열판이 끊이지 않고 덮여 있다. ‘소형’으로 분류되는 B 세그먼트에서 보기 힘든 완성도다.

 

현대차·기아차의 말캉한 세팅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클리오의 승차감이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 이유 역시 소형차에 어울리지 않는 굵은 스태빌라이저 바 때문이다. 서스펜션은 부드럽게 되어 있지만 스태빌라이저가 세기 때문에 바닥을 짓누르면서 달리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코너링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자세를 유지하는 데 일조한다.

 

단단한 하체에 비해 엔진의 펀치력은 다소 아쉽다. 1.5리터 디젤엔진은 소음도 적고 가감속이 부드러워 디젤엔진 특유의 스트레스가 적다. 차체가 작고 가볍기 때문에 지금 정도의 힘만으로도 크게 부족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섀시나 변속기에 비하면 아쉬움이 든다. 튼튼한 하체를 보유하고도 심장이 약해 빨리 달리지 못하는 셈이다.

 

르노, 닛산, 르노삼성 등 닛산 얼라이언스에 속한 브랜드들이 주로 CVT(무단변속기)를 쓰고 소형차일수록 CVT 비중이 높은 것에 비하면 클리오의 게트락 6단 듀얼클러치 미션(DCT)은 엔진 파워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준다. 

 

파워를 희생한 덕에 연비는 뛰어나다. 복합연비는 17.7km/l(도심 16.8km/l, 고속도로 18.9km/l),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경차 수준인 104g/km다. 서울 시청역에서 태백 오투리조트까지 240km를 연비 고려하지 않고 질주했지만 연료 게이지는 4분의 1도 줄지 않았다. 

 

자동차 관련 사이트에서는 클리오의 고성능 모델(클리오 RS)이나 클리오 가솔린 버전이 들어오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다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수입차라는 점, 월 판매량이 천 대 이하라는 점에서 라인업을 복잡하게 늘리면 재고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연비’를 1순위로 놓고 하나의 모델만을 들여온 것으로 보인다. 

 

 


# 국산차와 수입차의 중간에서

 

B 세그먼트의 경쟁차종으로 볼 수 있는 폭스바겐 폴로를 탈 때 평소 느껴보지 못한 굴욕을 맛본 기억이 있다. 가로 폭이 좁다 보니 뒤에서 보면 경차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폴로는 소형차임에도 1.6리터 디젤엔진을 장착해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였지만, 너무나 많은 차들이 앞으로 끼어들어 불편했다.

 

클리오 역시 B 세그먼트지만 운전하면서 작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자료를 봐야 ‘B 세그먼트’라는 것을 새삼 인지할 정도. 얼핏 봤을 땐 폭스바겐 골프와 경쟁해야 할 것처럼 보인다. 뒷모습도 가로로 널찍하면서 리어 펜더의 볼륨감도 풍부해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다소 깜찍한 앞모습은 남성적인 인상은 아니다. 40대 남자라면 선뜻 구매를 결정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B 세그먼트를 비로소 실감할 때는 뒷좌석이다. 근거리 이동을 위해 뒷좌석에 타 보았다. 운전자가 여성이었음에도 뒷좌석 다리 공간이 편치 않았다. 평균 이상의 체구를 가진 성인이 뒷좌석에서 장거리 이동을 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 오디오 음질은 ‘엄지 척’ 멀티미디어 기능은 ‘엄지 툭’

 

대부분 공동주택에서 생활하는 요즘 라이프 스타일에선 자동차는 눈치 보지 않고 음악을 크게 틀고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자동차 음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운전자가 많은 이유다. 클리오의 두 가지 트림(젠, 인텐스) 중 상위 트림인 ‘인텐스(Intens)’에는 보스 브랜드를 단 7개 스피커가 장착돼 있다. ‘젠(Zen)’ 트림에는 일반 오디오 6개가 장착돼 있다.

 

보스 오디오의 음질은 기대 이상이다. 타 자동차회사의 B 세그먼트 차량은 가격적인 이유에서 프리미엄 오디오를 옵션으로도 갖추기 어렵지만, 클리오는 준수한 음질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상쇄하는 단점이 있으니, 내비게이션·오디오 조작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미국 J.D. 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 ‘차량신뢰도조사(VDS)’에서 빠르게 상위권을 차지한 비결은 내비게이션, 오디오 등 멀티미디어 장비의 편의성 때문이다. ‘IT 강국’ 한국답게 직관적이고 인체공학적으로 화면과 버튼을 구성한다.

 

반면 국내 수입되는 차들은 프리미엄 브랜드조차 한국만을 위한 멀티미디어를 연구하는 인력이 거의 없고 아웃소싱을 주로 이용하다 보니 내비게이션, 멀티미디어의 편의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클리오의 내비게이션 화면이 작아서 휴대폰 거치대를 장착하고 이동통신사 맵을 띄웠다. 휴대폰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충전 케이블을 차량 USB 소켓에 끼웠다. 충전이 목적이었지만, 휴대폰과 차량 간 ‘미러링’ 시스템인 ‘카온(CarOn)’이 자동으로 작동됐다. 단순히 충전만 할 수는 없게 되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카온 앱을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받아 설치해야 했다. 

 

맵을 사용하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었지만, 휴대폰에 저장된 음악의 플레이 리스트를 찾아 재생하는 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 차량 화면의 터치는 휴대폰만큼 부드럽고 민감하지 않다. 휴대폰 제조사의 기술력이 자동차 회사의 멀티미디어 기술력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차량의 시스템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자기 소유 차량이 되고 익숙해지면 사용하기가 수월해지기는 할 것이다.

 

#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합리적인 품질, 합리적인 가격

 

클리오를 B 세그먼트로만 보면 국산 엑센트(현대차), 프라이드(기아차)보다 가격이 비싼 것처럼 여겨진다. 반면 수입차로 보면 준수한 가격으로 보인다. 클리오 시승차를 타고 답답한 시내를 벗어나 속도를 올리자 상품성은 폭스바겐 골프 못지않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 부분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어쨌거나 승차감이 기존 현대기아차의 익숙한 느낌과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수입차’라는 인식이 강하게 들 수 있다. 

 

클리오는 1.5리터 터보 디젤 단일 사양으로 나오며 LED 헤드램프, 열선시트, 가죽 스티어링 휠, 시트 높낮이 조절 장치, 전자식 룸미러 등의 차이에 따라 젠(1954만 원), 인텐스(2278만 원) 두 가지로 나뉜다. ​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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