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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8인치 태블릿은 화웨이처럼…' 미디어패드 M5 리뷰

작지만 충분한 성능과 수준 높은 마감…중국제 편견 지우면 경쟁력 충분

2018.10.04(Thu) 06:49:54

[비즈한국] 스마트폰 사이즈가 점점 커지고 있다. 10년 전에 나온 아이폰의 3.5인치 화면은 너무 커서 다들 놀랐지만 최근 출시한 아이폰 XS Max의 크기는 6.5인치지만 놀라는 사람이 별로 없다. 가격에만 잠시 놀랐을 뿐이다.

 

이렇게 스마트폰 화면 사이즈가 커지는 이유가 뭘까? 무엇보다 화면을 키우는 게 부가가치를 높이기 쉽기 때문이다. TV를 연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50인치와 60인치 TV의 패널 가격은 몇 만원 차이가 나지 않지만 가격은 수십만 원 차이가 난다. 스마트폰도 비슷하다. 보급형은 5인치, 고급형은 6인치라는 공식이 굳어졌다.

 

화웨이는 국내에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활발히 내놓고 있다. 사진=김정철 제공

 

태블릿도 마찬가지다. 8인치 이하는 보급형이나 저가형, 10인치 급은 고급형 모델로 나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작은 제품들은 단순히 화면 사이즈만 작은 게 아니라 성능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아직도 작은 사이즈를 선호하는 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쓸 수밖에 없다. 다행히 화웨이가 국내 출시한 ‘미디어패드 M5’​는 8.4인치 태블릿이지만 좋은 성능을 갖춰 작은 사이즈 태블릿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한 제품이다.

 

8.4인치 제품답게 한 손으로 잡을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한 손으로 대중교통의 손잡이를 잡고도 사용할 수 있다는 거다. 10인치급 태블릿은 대중교통에서 자리를 잡지 않는 이상 한 손 조작이 어렵다. 또 10인치 태블릿은 너무 튄다. 내가 보는 콘텐츠를 남도 훤히 볼 수 있기 때문에 내 평소 비밀이 모두 발각될 수 있다.

 

한 손으로 잡은 채 조작이 가능한 것이 8인치대 태블릿의 가장 큰 장점이다. 사진=김정철 제공

 

8인치급 태블릿이 빛을 발하는 순간은 ‘전자책’​으로 쓰일 때다. 스마트폰은 글자가 너무 작고 10인치 태블릿은 한 손 조작이 불편하다. 8인치 태블릿은 전자책으로 사용할 때 아주 적당하다. 무게도 316g으로 스마트폰 2개 정도로 큰 부담이 없다. 

 

마감도 좋은 편이다. 저가형 태블릿에 느껴지는 엉성함이 없다. 고급형 모바일 기기에서 느껴지는 단단함이 느껴진다. 금속 마감과 레이저 커팅, 커브드 마감 덕분이다. 갤럭시탭 S시리즈의 느낌이 강하게 풍긴다. 하단 홈 버튼은 지문센서를 겸한다.

 

화면 색감은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럽고 도트는 세밀한 편이다. 사진=김정철 제공

 ​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2560x1600으로 359ppi다. 스마트폰으로 치면 평범한 사양이지만 태블릿 PC로서는 준수하다. 7.9인치 아이패드 미니에 비해 도트 피치가 더 촘촘해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다. 전자책으로 쓰기 좋은 ‘저광 모드’​와 ‘​시력 보호 모드’​도 있다. 어두운 공간이나 야간에도 눈이 덜 아프게 책을 볼 수 있다. 

 

제품을 찬찬히 살펴보니 아이폰처럼 오디오잭이 없다. 소리를 들으려면 스피커로 듣거나 블루투스 이어폰을 써야 한다. 동봉된 어댑터를 끼면 일반 이어폰을 연결할 수 있지만 이런 어댑터는 필요한 순간에 집에 놓고 올 확률이 높다. 열심히 돈을 벌어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야 할 시간이 또 한 발자국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모든 게 애플 때문이다.

 

오디오잭이 없는 대신에 고성능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다. 사진=김정철 제공

 

스피커 소리는 상당히 좋다. 하만카돈 오디오 기술이 들어가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도 상당히 들을만한 소리를 낸다. 저역도 꽤 나올 정도다. 이 정도면 간이 스피커로는 차고 넘친다. 이래서는 사람들이 점점 오디오를 살 이유가 줄어들 것 같다. 이건 하만카돈 때문이다. 

 

카메라 스펙도 나쁘지 않다. 저가 태블릿의 800만 화소의 흐릿한 카메라 대신에 1300만 화소의 꽤 성능 좋은 카메라가 들어 있다. LED 플래시나 별도의 센서가 있지 않지만 낮에는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 정도의 실력이다. 대신 카메라 부분이 툭 튀어 나와 있다.

 

성능도 괜찮다. 기린 960프로세서가 들어 있는데 8개의 코어가 들어 있는 옥타코어 프로세서다. 스냅드래곤 821 정도와 비슷한 성능이다. 벤치마크를 돌려보니 갤럭시 S7보다는 점수가 좋고 S8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초고성능이라 할 수는 없지만 게임이나 전자책, 간단한 업무 등을 보기에 불편이 없다. 

 

발열은 꽤 있는 편이다. 배터리 용량은 5100mAh로 풀 HD영상을 11시간 재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실제 테스트에서도 10시간 이상 재생이 됐다.

 

카메라가 툭 튀어 나와 있고 LED플래시나 다른 센서는 없다. 사진=김정철 제공

 

화웨이에 대한 국내 사용자들의 시선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화웨이에 항상 따라붙는 의혹은 ‘백도어’​로 대표되는 보안 문제다. 화웨이의 중앙서버로 사용자 데이터가 마구 전송된다는 거다. 물론 다른 스마트폰들도 제품 성능 향상을 이유로, 특히 AI스피커들 역시 사용자의 데이터가 무조건 제조사 쪽으로 전송된다.

 

다만 샤오미나 화웨이는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데이터가 전송된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사실 그 데이터의 종류는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 업체라는 선입견과 더불어 그들을 공격하기 좋은 수단이 됐다.

 

대신 화웨이가 다른 중국 업체들과 다른 점도 있다. 카피캣 문제나 특허 문제가 생긴 적이 거의 없다. 그만큼 경쟁력과 기술력에서 검증이 됐다. 덕분에 화웨이 스마트폰은 애플을 생산량에서 추월하고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고 있다. 매력적인 뭔가가 있다. 

 

화웨이 미디어패드 M5는 소형 고성능 태블릿의 모범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완성도가 높고 특징이 강하며 가격도 경쟁력이 있다. 기획력도 나쁘지 않다. 이 정도면 삼성전자나 애플도 충분히 긴장할 만하다.​

 

필자 김정철은? ‘더기어’ 편집장. ‘팝코넷’을 창업하고 ‘얼리어답터’ 편집장도 지냈다. IT기기 애호가 사이에서는 기술을 주제로 하는 ‘기즈모 블로그’ 운영자로 더욱 유명하다.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 ‘제주도 절대가이드’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돈은 별로 벌지 못했다. 기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위트 있는 필치로 풀어낸다.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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