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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하나·신한·우리, 대규모 인사 코앞…변화보다 안정에 무게

4대 금융그룹서 100여 명 임기 만료, 검찰 수사와 디지털화 바람이 변수

2018.11.28(Wed) 16:53:41

[비즈한국]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와 은행 등에 대규모 임원 인사가 단행된다. 금융그룹 계열사 CEO, 은행 임원 등 100여 명의 임기가 종료돼서다. 최근 금융권의 급격한 환경 변화와 임원 임기 종료 시기가 맞물린 만큼 ‘인사 태풍’이 불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속을 뜯어보면 ‘미풍’에 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업계가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사진=비즈한국 DB


올해 말부터 내년 3월 사이 임기를 마치는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는 40여 명이다. 지주사·은행 임원 등을 포함하면 최대 100여 명이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금융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인사에선 크게 두 가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사 대상자가 많은 만큼 변화를 위한 시도가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 첫 번째다. 여기에 최근 금융권의 고질적인 순혈주의, 세대갈등 등이 도마에 오른 데다 디지털화 바람까지 불면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반대로 조직 안정화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도 나온다. 큰 변화가 없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숫자만 보면 대규모 물갈이를 피할 수 없어 보이지만, 그동안 금융권이 채용비리와 검찰 수사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만큼 연임 등을 통해 현재 형성된 회장과 경영진의 지배구조를 탄탄하게 다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무게가 실리는 건 조직 안정화 쪽이다. 특히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 등이 ‘굳히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KB금융그룹은 주요 계열사 사장 14명 가운데 7개 계열사 CEO 9명의 임기가 12월에 끝나고,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임원 20명 중 허인 행장과 서남종 리스크관리그룹 전무를 제외한 18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금융그룹은 내년 초 임기를 마치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외에 7개 계열사 CEO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 지주사·은행의 상무급 이상 임원 가운데 30여 명은 오는 12월 임기를 마친다. 

 

KB와 하나금융그룹 모두 인사 대상자가 적지 않지만, 그에 견줄 만한 변화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고, 이제 막 채용 비리와 지배구조 관련 문제를 해결한 상황이라 변화보단 안정화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금융권 인사 대상자 가운데 가장 관심을 받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내년 초 교체 대상인 데다,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지만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이 나온 만큼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변수는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경우 3연임을 한 이후 첫 인사라는 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임기를 마친 10명 가운데 2명만 교체한 점과 지주 회장과 은행장 분리 경영 체제로 바꾼 지 1년이 지난 점 등이 대표적이다.

 

신한금융은 은행, 카드, 증권 등 3대 계열사를 포함해 총 11곳 CEO가 내년 3월 교체 대상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자회사 13개사 중 제주은행과 신한리츠운용을 제외한 11개사 CEO 임기가 내년 3월에 끝난다. 특히 은행, 카드, 증권, 생명, 자산운용 CEO는 차기 신한지주 회장 당연직 후보가 되는 자리라 더 주목 받는다.

 

신한금융그룹도 상당한 CEO 인사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없진 않다. 임기를 마치는 CEO 대부분이 한동우 전 회장이 임명한 인사이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후임자인 조용병 회장이 2017년 3월 취임 이후 절반이 지났고, 최근 강조하는 ‘2020 스마트 프로젝트’ 등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고자 CEO를 대거 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한금융그룹도 채용비리 재판이 변수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 외부 청탁을 받은 지원자 점수를 조작하고 남녀 성비를 맞추기 위해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10월 불구속 기소됐다. 임기 만료일인 2020년 3월까지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는 쉽지 않지만, 큰 폭의 변화를 시도하는 데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2011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연임이 유력하지만, 최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추가 수사를 권고한 ‘남산 3억원 사건’에서 위증 혐의로 수사의뢰 대상이 됐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그룹도 변화보다 조직 안정화에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지주도 ‘태풍급’ 인사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지주사 전환과 함께 회장·행장 겸임을 확정하면서 조직 변화가 생겼지만 당장은 안정화 쪽을 우선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의 경우 부행장 전원의 임기가 올해 말에 끝나지만, 은행의 한 관계자는 “절반 정도는 연임돼 ‘손태승 체제’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금융권 인사에서 외부인사 수혈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금융권이 디지털 체제 전환과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만큼, 관련 분야 전문성을 갖춘 외부인사를 영입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은행 관계자는 “CEO는 물론, 전문성이 필요한 부서의 경우 임원도 외부에서 수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상현 기자 m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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