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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전쟁] 돈만 갖고 자영업 뛰어들면 안 되는 까닭

기업화·고도화로 영역 축소…기업과 경쟁할 만큼 '전문성' 갖춰야 생존

2019.01.30(Wed) 09:33:47

[비즈한국] 자영업의 비율은 역사적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자영업자 본인과 무급 가족종사자를 포함한 비임금근로자의 비율은 통계조사가 처음 시행된 1963년에 68%가 넘었지만 현재는 25%대까지 하락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영세하게 쪼개져 있던 자영업의 영역 가운데 시장성이 높은 곳은 기업화가 이루어져 생산성이 증대하고 고도화하게 된다. 사진은 음식점이 몰려 있는 상가 모습으로 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고성준 기자


흔히 자영업자의 어려움으로 활용되는 이 통계는 다른 두 가지 측면을 담고 있다. 첫 번째는 기업이 많이 늘어나고 기업이 사람들을 많이 고용하면서 임금직 일자리가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전체 근로자 중에서 임금근로자의 비율은 비임금근로자 비율의 감소와 반대로 움직인다. 일반적으로 임금직 일자리가 좀 더 좋은 일자리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비임금근로자 비율의 감소는 부정적이라기보다 사회 전체에 좀 더 좋은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고 나아졌다는 지표라 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고도화다. 자영업은 개인사업자의 기업을 말하는 것이며 이는 대부분 영세하고 제대로 전문화가 되지 못한 상태다. 지금이야 철강 제품을 철강기업들이 만들지만 과거에는 대장간에서 개별적으로 생산하던 것을 생각해보자. 대장간의 대장장이들이 각자 자신의 대장간에서 철을 벼려내고 상품을 만든다면 생산량은 형편없고 품질도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업과 전문화를 통해 규모를 키우고 기업화하는 경우라면 생산성과 품질이 증가하여 더 큰 소득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즉, 경제가 성장하면서 영세하게 쪼개져 있던 자영업의 영역 가운데 시장성이 높은 곳은 기업화가 이루어져 생산성이 증대하고 고도화하는 발전을 거친다는 이야기다. 자영업의 영역이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고도화를 통한 기업화가 이루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존에 철저한 자영업의 영역이던 산업과 분야도 기술과 환경 등의 변화로 인해 시장성이 높아질 경우 기업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때 기업화는 해당 업종 내에서 기업으로 발전하는 자영업자가 등장하거나 수익성을 노리고 진입하는 외부 기업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자영업자 본인과 무급 가족종사자를 포함한 비임금근로자의 비율은 통계조사가 처음 시행된 1963년에 68%가 넘었지만 지금은 25%대까지 하락했다. 자료=통계청


자영업 영역의 축소와 임금직 영역의 확대는 결국 기업화이자 전문화다. 여기에서 우리는 자영업의 미래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향후 자영업의 생존은 고도화와 전문화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결정될 확률이 높다. 그렇기에 기업으로 발전할 만큼, 혹은 기업과 경쟁할 만큼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동안 자영업은 ‘서민의 일자리’, ‘보호해야 하는 영역’이란 근거로 많은 사람들이 애써 무시해온 사실이기도 하다.

 

그것이 아니라면 기업화하기 애매한 시장성을 갖춘 곳에서 나름의 우위를 갖추어야 하는데 이 영역에서도 결국 더 높은 전문화를 달성한 곳이 생존에 유리함을 생각하면 역시 동일한 결론으로 귀결된다.

 

이미 자영업은 돈만 있다고 창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제대로 된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운 영역이 된 지 오래다. 향후에는 이것이 더욱 가속화되어 전문 자격증 없는 전문 영역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다. 모두에게 밝은 미래가 아닌 것은 확실하지만 견뎌야 할 미래이기도 하다. 

 

필자 김영준은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를 졸업 후 기업은행을 다니다 퇴직했다. 200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에서 ‘김바비’란 필명으로 경제블로그를 운영하며 경제와 소비시장, 상권에 대한 통찰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자영업과 골목 상권을 주제로 미래에셋은퇴연구소 등에 외부 기고와 강연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 ‘골목의 전쟁’이 있다.​ ​ 

김영준 ‘골목의 전쟁’ 저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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