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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롯데카드 인수전, '금융그룹 들러리설'은 또 뭐지?

롯데 '파킹딜' 가능성 이어 우호관계 금융그룹까지 들먹…"당사자 외에 아무도 알 수 없어"

2019.05.17(Fri) 11:12:38

[비즈한국] 한앤컴퍼니가​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롯데그룹의 ‘파킹딜’​ 가능성 등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하나금융그룹이 인수전 흥행을 위한 ‘​들러리’​로 참여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과거 롯데그룹주 펀드 조성으로 롯데에 힘을 실어준 것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선 당사자들만이 그 실체를 알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하나금융그룹이 롯데카드 인수전에 ‘들러리’​로 참여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롯데지주가 지난 3일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를 선정했다. 당초 하나금융지주 혹은 우리금융지주·MBK파트너스가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터. 업계에선 예상치 못한 발표에 롯데그룹의 ‘​파킹딜’​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롯데그룹이 금융사보다는 ‘엑시트’​​를 노리는 사모펀드와 계약을 맺어 롯데카드를 다시 수월히 사들이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관련기사 예상 뒤엎고 한앤 품에 안긴 롯데카드, 무성한 뒷말의 근거는?).

 

최근엔 하나금융지주가 인수전에 참여한 이유가 따로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인수보다는 본입찰전 흥행을 위한 일명 ‘​들러리’​로 참여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과거 ‘​그룹주펀드’​ 조성으로 롯데그룹과 비즈니스 관계를 맺기도 했다. 그때 하나금융이 롯데에 힘을 실어주려는 듯했다”며 “​내부적으론 이번 롯데카드 인수도 이런 맥락에서 뛰어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룹주펀드는 특정 기업집단 주식과 채권 등에만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국내 펀드시장에선 삼성, 현대차, LG, 3대그룹 위주로만 운용되고 있다. 그러던 중 롯데그룹주 펀드가 지난해 5월 처음 출시됐는데, 이를 선보인 곳은 하나금융그룹 투자신탁 운용업체인 하나UBS자산운용이다.

 

하나금융그룹이 롯데그룹주 펀드를 조성한 시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다툼이 치열했던 때. 신동빈 회장이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법정 구속되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탈환 시도는 거셌다. 국내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으로 신 회장의 지배력 강화 속도에도 불이 붙고 있었다.

 

앞서의 금융권 관계자는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소수 지분을 다투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하나금융의 펀드 조성은 신 회장에게 우호적 지분으로 작용할 여지가 컸다”​고 풀이했다.

 

롯데카드 기업 가치는 1조 8000억여 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장에선 하나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보다 낮은 입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박은숙 기자


시장에 알려진 하나금융지주 제시 입찰가가 다른 두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도 있다. 롯데카드의 기업 가치는 지분율 100% 기준으로 1조 80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이에 한앤컴퍼니는 본입찰 경쟁에서 최대 입찰가로 1조 9000억 원까지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 등을 위해 1조 원의 자금이 준비됐다고 밝힌 바 있다”​며 “​실제로는 얼마를 써냈는지 모르지만 시장은 그 즈음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내부는 롯데카드 인수 불발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의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애초부터 롯데카드 인수에 크게 목을 매지 않았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전날 이미 내부에선 결과를 알고 있었지만 큰 동요는 없었다”​며 “​결론적으론 인수전 참여로 입찰가만 높이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하나금융그룹은 당기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어 비은행 부문 강화가 시급하거니와 여타 금융그룹들과 비교해 이 부문에 대한 인수 결실이 적은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2025년까지 은행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겠다는 비전을 갖고 참여한 것”​이라며 “​그 외 이야기들에 대해선 비밀유지 협약에 따라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M&A업계에선 당사자들 외에는 그 실체를 아무도 알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M&A업계 관계자는 “​M&A는 빙산과도 같아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감춰진 이해관계가 훨씬 더 큰데, 과거 한 사례에서도 그렇듯 대기업 그룹과 금융기관은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기도 한다”​면서도 “​하지만 정확한 실체는 당사자들 외에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파킹딜 의혹에 대해 양측이 부인을 하지 않는 건,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기보다 부인할 경우 사태가 더 커질 수 있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린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지주와 한앤컴퍼니의 우선협상 기간은 지난 13일 만료됐다. 본계약은 아직 체결되지 못한 채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가 탈세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상황이지만, 롯데그룹은 기존 협상을 이어갈 것이란 방침이다.

이성진 기자 reveal@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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