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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인터넷은행 앱 하나, 열 시중은행 앱 부럽지 않은 이유

한 시중은행 관련 앱만 10개 이상…통합 앱은 무겁고, 간편 앱은 가짓수 늘어 '딜레마'

2019.08.09(Fri) 18:03:03

[비즈한국] 이제는 금융도 ‘모바일 퍼스트’ 시대다.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후 시중은행도 앞다퉈 디지털 전환 흐름에 올라탔다. 2년 사이 웬만한 금융업무는 모바일을 통해 처리할 수 있게 됐으며, 보안카드나 OTP 없이 패턴, 지문, 페이스 ID 등으로 본인 인증도 가능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금융업무의 모바일 전환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본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국내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18개 은행 및 우체국 예금고객의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 수는 1억 명 이상(동일인 중복 합산)이다. 전년 말 대비 16.7%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여전히 시중은행 앱(애플리케이션)은 인터넷은행 앱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8월 9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사용자 평점 4.0(5.0 만점)인 카카오뱅크 앱과 달리 시중은행 앱들은 3점대 초반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농협은행’을 검색했을 때 뜨는 앱은 10개 이상이다. 사진=인터넷 화면 캡처​

 

가장 크게 지적되는 부분은 앱 개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농협은행’을 검색했을 때 뜨는 앱은 10개 이상이다. ‘우리은행’, ‘국민은행’도 10개 넘는 앱이 검색된다. 

 

앱별로 기능이 나뉘어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한 번에 각각의 기능을 구분하긴 쉽지 않다. 50대 여성 A 씨는 “모바일로 은행업무를 처리하는 데 익숙해졌지만, 종종 대면 창구를 가면 새로운 앱을 깔도록 권유한다. 여러 은행을 함께 이용하다 보니 은행 앱만 10개 넘게 깔아놓게 돼 불편하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 상호금융 등 계열사가 많아 사실상 특수 케이스로 봐야 한다”며 “금융권 전반적으로 앱 개수를 줄이는 추세지만 온전히 하나로 통합할 경우 앱 크기가 무거워진다는 단점이 있어 쉽게 합칠 수 없다”고 말했다.

 

# 줄인다고 줄였지만 여전히 너무 많은 시중은행 앱

 

유사한 기능의 앱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자 시중은행들은 ‘원 트랙’과 ‘투 트랙’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주요 기능을 하나의 앱으로 묶어 ‘통합 앱’을 출시하거나, ‘통합 앱’과 ‘간편 앱’을 나눠서 출시하는 방식이다. 농협을 비롯한 대부분의 은행은 ‘통합 스마트뱅킹 앱’과 간편 기능만 따로 모은 ‘간편 앱’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통합 앱’에 주력하고 있다. 작년 2월 말 신한은행이 출시한 통합 앱 ‘쏠’은 최근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넘었다. 신한S뱅크, 써니뱅크 등 6개로 흩어져 있던 앱을 통합한 결과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인터페이스를 단순화해 앱 크기에 대한 고민을 줄였고, 현재는 기능이 중복되는 앱을 차례로 지워나가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통합 앱 반응이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한 개의 앱만 등록돼 있다. 대면창구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인 만큼 하나의 앱에서 모든 업무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4월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이 조사한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준 주요 은행 앱 사용자 수 현황’에서 시중은행을 제치고 사용자 수와 1인당 평균 실행횟수 1위를 차지했다.

 

# 카카오뱅크 ‘모바일 퍼스트가 우리의 차별성’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모바일이 아닌 다른 형태의 접근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상품을 만들 때도 비대면 상황 중심으로 편의성을 최우선에 둔다. 이 점이 가장 큰 차별성인 듯하다”며 “요즘 젊은 세대는 전화를 하는 것도, 시간을 내서 은행을 찾아가는 것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ICT 서비스 편의성이 미래 고객을 잡는 핵심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은 비대면 상황 중심이므로 편의성을 최우선에 둔다​. 사진= 박정훈 기자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도 모바일 화면의 광고를 줄이거나 로딩 속도를 개선하고, 비대면 대출 프로세스를 정비하는 등 진전이 있다”며 “지난해부터는 시중은행들이 앱 관련 업무를 개발업체에 외주를 주는 방식에서 ICT 개발 인력을 대규모로 채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며 본격적으로 모바일 퍼스트에 나섰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다음 과제를 ‘확산’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 2년이 편의성을 강조한 혁신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모임 통장’과 같이 내부 데이터를 반영한 상품을 통해 젊은 세대뿐 아니라 40대, 50대까지도 인터넷은행에 익숙해지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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