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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숙자 위해 불법 건축?' 서울시 희망원룸 '방 쪼개기' 실태

불법 대수선에 용도 변경까지…서울시 "불법 개조했을 리 없어, 인테리어 취지"

2019.08.16(Fri) 19:05:31

[비즈한국] 서울시와 재대한구세군유지재단(시립브릿지종합지원센터)이 함께 운영하는 ‘노숙인 희망원룸’​이 안전에 취약한  ‘방 쪼개기(불법 대수선)’ 건축물인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드러났다. ‘방 쪼개기’​란 건물 주인이 임대수익을 올리기 위해 부동산등기부상 전유부분을 고쳐 더 많은 방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소방시설, 환기시설, 이동통로 등이 축소되는 대신 건축물 내 가구 수가 늘어나 화재나 재난에 취약하다. 

 

노숙인 희망원룸은 서울시와 시립브릿지종합지원센터가 2012년 노숙인의 자활·자립을 돕기 위해 만든 주거 프로그램이다. 시립브릿지종합지원센터는 서울 서대문구의 민간 소유 건물 전층을 임대해 노숙인 희망원룸을 운영하고, 서울시는 희망원룸 운영에 필요한 월세, 인건비, 운영비, 사업비 등을 지원한다. 2018년 서울시가 이곳에 교부한 운영 보조금 3억 7679만 원.​

 

노숙인은 매월 12만 원을 내고 최대 2년간 6.6㎡(약 2평) 남짓 원룸에서 생활할 수 있다. 월세 중 8만 원은 센터가 매월 적립해 계약 기간 종료 시 노숙자에게 돌려준다. 센터는 취업을 알선하는 것은 물론 우수한 생활자 중 40%가량에게는 임대주택에 입주할 기회를 준다.

 

노숙인 희망원룸 2층 복도(왼쪽)와 3층 피난안내도. 사진=차형조 기자


부동산등기부와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이 건축물에는 복층구조로 된 지상 3~4층에 한 가구가 산다. 1997년 지하 1층~지상 4층(연면적 258.2㎡, 78평) 규모로 지어진 희망원룸 각 층 용도는 지하 1층~지상 2층 근린생활시설(소매점), 3~4층 주택, 연면적에 포함되지 않은 옥탑(6.72㎡, 2평)은 물탱크다.  

 

하지만 이 건물 지상 1~4층에는 원룸 27실이 들어섰다. 현재 노숙자 27명이 각 원룸에 세를 들어 거주한다. 근린생활시설(편의점)인 1~2층엔 각각 원룸 7실, 8실이, 복층구조로 명기된 주택 3~4층은 분리돼 각각 원룸 7실, 5실이 들어섰다. 물탱크만 있어야 할 옥탑 층에는 아래층 규모의 공용 주방이 샌드위치 패널로​ 증축돼 있었다. 노숙자가 세든 희망원룸이 불법 대수선(일명 방 쪼개기) 및 용도 변경된 것. 각 층에 비치된 피난안내도에 따르면 화재나 재난 시 이 건물에 입주민이 대피할 수 있는 통로는 남측 계단뿐이다.

 

건축법에 따르면 건축(증·개 재축 포함)·대수선을 하거나 건축물의 용도를 변경할 때에는 관할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행정기관은 해당 건물이 구조안전 등 건축기준에 부합한지를 확인한 뒤, 관할 소방서가 해당 건축물의 소방시설과 비상구 등이 적법하게 갖춰졌다고 판단하면 건축허가를 내준다.

 

물탱크만 있어야 할 옥탑 층에는 아래층 규모의 공용 주방이 샌드위치 패널로​ 증축돼 있었다. 사진=차형조 기자

 

현장 사진을 확인한 안형준 건축공학박사(전 건국대 교수)는 “한 가구가 살도록 돼 있는 건물에 27가구가 살고 있다면 재난 시 기존 대피로를 통한 탈출이 어려울 수 있다. 더욱이 대수선으로 만들어진 각 호실의 칸막이가 불연(타지 않는) 재료가 아닐 경우 화재 시 불이 크게 번질 수 있다. 건축물 용도도 절반이 소매점으로 돼 있는데 방음, 단열 등이 주거 용도로 적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노숙자가 굶주렸다고 불량식품을 권해선 안 되듯, 재난 시 생명을 보호할 수 없는 불법 건축물에 살게 해선 안 된다. 더욱이 불법 건축물을 지도 감독하는 서울시의 예산이 투입됐다면, 그 건축물은 더 적법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노숙인 희망원룸 외 매입임대주택, 지원주택, 임시주거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자활지원과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노숙인 1301명이 서울시가 공급한 ‘매입임대주택’ 1133호(공동생활과정 189호 포함)에 살고 있다. 

 

서울시는 독립생활을 하고 싶지만 육체적·정신적 장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숙인에게 거처와 함께 의료·생활 복지 등을 함께 제공하는 ‘지원주택’ 100호를 올해 처음 선보인다. 임시주거지원의 경우 서울시가 노숙인의 월세를 최장 6개월까지 지원하는 하는 사업이다. ‘비즈한국’은 서울시가 각 사업에서 노숙인에게 공급한 주택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해 각 소재지를 요청했지만 자활지원과는 개인정보 보호를 명목으로 거부했다. 

 

지난 14일 서울시 자활지원과 관계자는 노숙인 희망원룸에 대해 “2012년도에 고시원을 통째로 빌려 개조해 실내 공간을 일반 고시원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만들었다. 원룸 형태로 노숙인들에게 유료 입주시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틀 뒤인 16일 서울시의 다른 관계자는 “노숙인 희망원룸은 시립 시설로 지은 건물이 아닌 민간 주택을 임대한 것이다. 서울시가 옥탑 등을 불법 개조했을 리 없다. 리모델링 역시 기존 구조에서 내부 인테리어 등을 했다는 취지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같은 날까지 노숙인 희망원룸 불법 건축 의혹에 대한 답변을 주기로 했지만 끝내 연락은 없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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