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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아시아나항공 인수 '승부수'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사장

범현대가 30년 경영 도맡은 재무통, '아시아나항공 딜 성공시킨 주역'으로

2019.11.21(Thu) 18:29:51

[비즈한국]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7일 본입찰 마감 후 1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우선협상자 선정이 닷새 만에 이뤄진 건 2조 4000억 원대 압도적인 인수금액 때문. 

 

경쟁사인 애경그룹 컨소시엄과 KCGI 컨소시엄은 2조 원에 못 미치는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향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020년 상반기 중 모든 인수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거래가 성사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국내 2위 국적항공사의 새 주인이 된다.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정몽규 회장,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 권순호 대표이사 부사장, 유병규 HDC 부사장,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경영지원본부장(CFO)이 자리했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홈페이지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업이 HDC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부합하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며, 인수 후에도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모두 높아질 것이다. HDC그룹은 항공업뿐만 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정 회장과 함께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 권순호 대표이사 부사장, 유병규 HDC 부사장, 정경구 현대산업개발 경영지원본부장(CFO)가 자리했다. 정몽규 회장은 이들을 ‘아시아나항공 딜을 성공시킨 주역들’이라고 소개했다.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진=한국주택협회

 

김대철 사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의 1대 대표이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18년 5월 1일 현대산업개발이 지주회사(HDC)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분할한 사업회사다. 모회사 HDC는 11월 기준 HDC현대산업개발 지분 32.99%를 보유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적분할 이튿날 이사회를 열어 당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였던 김대철 사장과 권순호 건설사업본부장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두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김대철 사장(61)은 30년간 범현대가 기업 경영을 도맡아온 ‘재무통’이다.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라벌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사장은 198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이듬해 현대그룹 계열사인 국제종합금융에 입사했다. 이후 현대자동차 국제금융팀장, 현대산업개발 기획실장, HDC아이콘트롤스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2011년부터는 HDC자산운용 대표이사로 6년간​ ​회사 경영을 맡았다. 이후 현대산업개발로 돌아와 2017년 경영관리부문 사장, 이듬해 1월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대철 사장이 2018년 1월 경영관리부문 사장에 선임된 이후 옛 현대산업개발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 1조 4261억 원, 영업이익 1555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 24.9% 늘었다. 역대 현대산업개발의 1분기 영업이익 중 가장 큰 규모였다.

 

 

회사 분할 이후엔 어떨까. 지주회사 HDC와의 인적분할 시점이 2018년 5월이므로 실적 비교가 가능한 건 올 3분기부터다. 올 3분기 HDC현대산업개발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8714억 원, 영업이익은 93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2%, 21% 줄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계절 영향으로 이번 분기는 전반적으로 실적이 줄었으나 영업이익률(10.8%)이 두 자리 수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대철 대표 취임 후 기업 건전성(부채비율)은 크게 개선됐다. 2017년 말 89%였던 부채비율은 분할 직후 182%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2018년 말 163%, 올 1분기 153.4%, 2분기 114.6%, 3분기 109.6%(순차입금 -7433억 원)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9월 말 기준 HDC현대산업개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158억 원으로 올 1월 1조 3526억 원보다 4000억 원 이상 감소했다.

 

김대철 대표는 올 3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수익성(영업이익률), 안정성, 건전성을 중장기 재무관리항목으로 설정했다. 영업이익률을 12%이상 유지해 수익성을 높이고, 3개년 평균 잉여현금흐름을 플러스로 유지해 현금성 자산을 지속적으로 확충, 개발사업 리스크를 통제하겠다. 그리고 재무 건전성 유지를 위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재무 건전성은 나빠질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의 올 9월 말 실적을 기준으로, 인수 후 HDC현대산업개발의 부채는 3조 3280억 원, 부채비율은 156.6%, 순차입금은 1조 2510억 원으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HDC현대산업개발 부담금 2조 원 중 1조 원을 현금성자산, 나머지를 차입금으로 조달한다고 가정해 계산한 결과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있는 용산아이파크몰. 사진=이종현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김 대표의 30년 재무관리 역사에 치적이 될까. 김 대표는 앞서의 주주서한에서 “2019년의 경우 부동산 경기 하락 및 글로벌 경제 리스크 등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보수적 현금운용 기본 정책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현재의 불투명한 경기 상황으로 인해 오히려 저평가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침체와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건설업 전망이 좋지 않은 만큼 항공업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산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HDC현대산업개발 매출액의 95%는 ​건설업이 차지한다. 나머지 5%는 호텔 및 콘도 사업 등이다.

 

인수 절차를 무사히 마무리하고 경영난 타개책을 마련하는 게 김 대표의 숙제가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노선 매출 감소와 동남아 및 미주노선 경쟁 심화 등으로 여객운송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됐고,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로 물동량이 감소해 화물운송부문 매출도 줄었다. 올 3분기 아시아나항공의 누적 매출액은 5조 303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73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준비단이 꾸려진 만큼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인수 절차를 원활히 진행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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