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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2M 매출 1위, 게임 이용자와 증권가 반응 '극과 극'

과도한 요금 지불 시스템 혹평 뚫고 매출 유지 관건…엔씨 "서비스 안정화에 최선"

2019.12.04(Wed) 17:32:40

[비즈한국] 엔씨소프트의 하반기 기대작 리니지2M이 11월 27일 출시 이후 4일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출시 후 엔씨소프트 주가는 계속 하락세여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리니지2M은 2003년에 출시한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2를 모바일로 이식한 게임이다. 스마트폰으로 원작을 즐길 수 있다는 소식에 738만여 명이 리니지2M 사전 예약을 신청했다. 이는 국내 모바일 게임 사상 최다 사전 예약으로 기록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CCO가 9월 5일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리니지2M’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키노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리니지2M 초반 열기는 뜨거웠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출시 9시간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4일 만에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전작인 리니지M은 플레이스토어에서 892일 동안 지켜오던 1위 자리를 동생 리니지2M에게 내줬다.

 

#게임 이용자 “지나친 현질 유도 시스템에 일제히 혹평”

 

뜨거운 반응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 주가는 리니지2M 출시 후 하락세를 걸었다. 매출 1위라는 기록이 무색할 정도의 시장 반응. 3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48만 5000원에 마감됐다. 이는 출시일인 11월 27일 거래가 52만 1000원보다 3만 6000원 하락한 수치다. 11월 19일 기록한 최고가 56만 3000원에 비하면 7만 8000원이 떨어졌다. 다만 4일에는 이를 어느 정도 회복해 50만 원을 기록했다.

 

리니지M 등 MMORPG를 콘텐츠로 10여 년간 개인 방송을 해 온 BJ 만만이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리니지2M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사진=BJ만만 유튜브 캡처


이러한 주가 추이를 두고 게임 이용자와 증권가는 상반된 분석을 내놓았다. 다수의 게임 이용자들은 베일을 벗은 리니지2M에 대해 적잖은 실망감과 함께 장기적인 흥행에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우선 플레이 스타일이 전작 리니지M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지적된다. 리니지2M은 시작부터 비교적 강력한 장비를 현금으로 판매했다. 게다가 리니지M처럼 특별한 제한 없이 모든 장비를 착용할 수 있다. 돈을 지불한 게임 이용자와 그렇지 않은 이용자 간의 격차가 크게 발생하는 것. ‘아인하사드 시스템’, 전작의 마법 인형과 같은 ‘아가시온 시스템’, 장비 강화 등 전반적인 시스템이 리니지M과 흡사하다.

 

리니지M과 비슷한 만큼 게임에 실제 돈을 사용해야 하는 이른바 ‘현질’이 없으면 리니지2M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다. 앞서 언급한 아인하사드 시스템은 사용 시 경험치 2배, 리니지2M 화폐인 아데나 7배 지급과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무료로 제공되는 아인하사드로는 고레벨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임 이용자들이 현질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는 리니지M에서도 유저들이 상당히 부담스러워했던 부분이다. 

 

이뿐 아니다. 게임 내에서 좋은 아이템으로 평가받는 영웅 및 전설급 장비 획득 확률이 현저히 낮다는 점도 문제다. 조금이라도 강해지고 싶은 게임 이용자는 거액을 들여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하는데, 이마저도 확률이 극히 낮아 지나친 요금 지불을 유도한다는 지적이다. 

 

리니지2M이 새롭게 선보인 ‘클래스 체인지’ 시스템도 현질을 피할 수 없는 구조다. 이는 종족이나 클래스를 차후 변경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원하는 클래스로 변경하려면 해당 클래스 카드를 소지해야 한다. 아데나로 살 수 있지만 확률형 아이템인 뽑기로도 구매할 수 있다. 좋은 클래스를 얻으려면 결국 돈을 써야 한다는 의미다.

 

클래스 변경 시 이전 아이템을 착용할 수 없어 장비도 모두 새로 맞춰야 하는 점도 불만이 많다. 게임 이용자들은 이를 위해 추가로 돈을 내야 한다. 리니지M과 마찬가지로 리니지2M 역시 어느 정도 재력이 뒷받침되는 게임 이용자들만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대다수 게임 관련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리니지2M에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0여 년 동안 리니지M 등 게임 콘텐츠로 개인 방송을 진행 중인 BJ 만만은 “그래픽은 정말 좋다. 그러나 기대가 큰 탓에 실망도 크다. 게임판인지 도박판인지 모르겠다. 리니지2M을 콘텐츠로 방송을 해야 하는 게 안타까울 뿐”이라며 혹평했다.

 

한국게임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 교수도 “엔씨소프트가 과거 리니지와 리니지M으로 한국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발전에 기여한 건 사실이다. 경쟁사인 넥슨, 넷마블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엔씨소프트는 앞으로도 한국 MMORPG를 이끌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엔씨소프트는 게임 개발보다 기존 IP(지식재산권)를 우려먹거나, 확률형 아이템을 통한 수익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증권가 “매출 유지하면 주가 반등할 것”

 

반면 증권가는 유저들의 혹평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주가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이번 하락세는 투자자들이 리니지2M 출시 직후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주식을 매도하면서 일시적으로 주가가 내려간 것으로 보고 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 출시 1일 전부터 6일 차까지 주가 추이 비교. 리니지2M과 전작 리니지M의 주가 흐름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자료=네이버 금융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게임사의 주가는 대부분 신작 기대감으로 출시 이전 올랐다가, 출시 이후 불확실성 때문에 하락세를 보인다. 차익 실현 매물 출회도 그중 한 요소다. 이후 게임 흥행 여부에 따라 주가는 얼마든지 달라질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의 설명대로 리니지2M과 전작 리니지M의 주가 흐름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리니지2M은 출시 1일 전부터 5일 차까지 꾸준히 하락했지만, 그 폭이 크지 않았다. 리니지M 역시 출시일인 2017년 6월 21일과 6월 23일을 제외하면 하락한 날이 더 많았다. 그러나 하락 폭이 상승 폭보다 크지 않아 엔씨소프트 주가에는 결과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았고,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따라서 엔씨소프트 주가는 향후 리니지2M이 얼마나 길게 인기를 끄느냐에 달렸다. 김동희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현질 유도 게임’이라는 혹평이 많지만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상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리니지2M이 지금 매출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향후 엔씨소프트가 발표할 신작이 많기에 오히려 리니지2M이 주가 상승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주가는 하루하루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다만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4일 첫 번째 정기 점검을 진행했다. 출시 초기인 만큼 (매출에 신경 쓰기보다는) 서비스 안정화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답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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