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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 5] 김서영-빛으로 그리는 그림

2020.01.28(Tue) 16:14:46

[비즈한국]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의 목표는 진정한 의미의 중간 미술 시장 개척이다. 역량 있는 작가의 좋은 작품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미술 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시즌 5를 시작하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식을 제시하려고 한다. 본 프로젝트 출신으로 구성된 작가위원회에서 작가를 추천하여 작가 발굴의 객관성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오픈 스튜디오 전시, 오픈 마켓 등 전시 방식을 획기적으로 제시해 새로운 미술 유통 구조를 개척하고자 한다. 

 

Memento mori-푸른빛Ⅰ: 110x90cm Acylic, led, light box 2019


회화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된 것은 빛을 그리면서부터다. 세상 보는 방식을 빛의 해석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다양한 그림을 만들어냈다.

 

빛을 회화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새로운 경지의 회화로 이끈 이는 바로크시대 천재 화가 카라바조다. 그는 그림 속에다 한 방향에서 들어오는 빛을 집어넣는 새로운 명암법을 개발해 극적인 긴장감과 생동감 있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19세기 인상주의 화가들은 빛의 성질에 과학적으로 접근해 세상을 보는 새로운 방식을 회화로 보여주었다. 빛의 변화로 생기는 순간적 이미지를 포착해 그림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회화는 빛이 만들어내는 효과로 자연을 다르게 보는 방법이었다. 이와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빛을 접근해 빛 자체가 주인공이 되는 새로운 회화를 만든 이가 나타났다. 신인상주의 화가로 불리는 조르주 쇠라였다. 그는 색채학적 이론을 그림에 도입해 과학적 회화의 길을 열었다. 

 

Memento mori-빛거품Ⅱ: 62x92cm Acrylic, led, light box 2019


모양을 그리거나 색을 칠하는 것이 아니라 순색의 작은 색점을 화면에 체계적으로 찍어 그림으로 만드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광학적 회화’라고도 불린다. 색맹 검사표처럼 보이는 쇠라의 작품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봐야 형체, 색감, 명암 등이 나타난다. 이런 그림은 미술사에 ‘점묘법’으로 등재됐고, 이후 회화의 한 방법으로 통용되면서 현재에도 많은 화가들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빛을 더욱 과학적으로 접근한 회화는 20세기 초 이탈리아 전위예술운동으로 시작된 미래주의자들에 의해서였다. 그들은 기계문명에서 아름다움을 찾았고, 진취적이며 역동적인 빛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후 빛에 대한 예술적 관심은 기계와 과학적 아이디어를 접목해 움직이는 조각이나 빛을 이용한 설치미술 등에서 진가를 보이며 현재진행형이다. 

 

김서영의 회화는 이런 진행형 속에서도 돋보이는 아이디어를 보여주어 신선하다. 그의 작업을 한마디로 말하면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다. 그런데 방법이 심플하면서도 기발하다. 어찌 보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도 아닌데, 이런 방법으로 빛을 이용할 수도 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된다.

 

Memento mori-푸른빛Ⅱ: 110x90cm Acylic, led, light box 2019

 

 

그의 회화는 빛이 없으면 볼품이 없다. 빛은 작가가 만든 라이트 박스에서 나오는데 화면 뒤에 설치돼 있다. 라이트 박스의 빛이 화면에 뚫린 수많은 점을 투과하면서 이미지가 나타나 그림으로 보이는데 매우 사실적이면서도 장식적 환상성을 보여준다. 마치 쇠라의 점묘 회화를 빛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는 라이트 박스 위에 압축스티로폼을 붙이고 그 위에 아크릴 물감을 여러 겹 칠해 막을 만든 후 두께가 다른 여러 개의 바늘로 구멍을 뚫는 방법으로 그림을 그린다. 밑그림 없이. 바늘구멍을 연결해 이미지를 직접 그려내는 것이다. 말 그대로 ‘빛으로 그리는 회화’인 셈이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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