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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군포 상승, 과천 하락…두 도시의 엇갈린 운명

주변 규제지역 늘자 비규제지역 군포에 몰려…과천은 규제 강화로 전세 실망 매물 쏟아져

2020.03.23(Mon) 13:18:09

[비즈한국] 아래 도표는 ‘KB부동산 리브온 2020년 3월 3주 차 전국 아파트 시황’이다. 주식 시장의 여파가 부동산 시장과는 아직 무관한 듯 보인다.​

 

매매 상승 1위는 비규제지역인 군포다. 2위와 3위 역시 비규제지역인 인천 남동구와 대전 서구다. 4위는 투기과열지구인 광명시, 5위는 조정대상지역인 성남 중원구, 6위는 투기과열지구인 서울 금천구, 7위~10위는 비규제지역인 인천 연수구, 부산 수영구, 대전 동구, 안산 상록구다.

 

대부분 비규제지역이다. 초기에 투자자들이 진입하다 뒤늦게 실수요층이 가세한 지역도 몇몇 보인다. 현재 가장 움직임이 활발한 건 ‘9억 원 이하’와 ‘6억 원 이하’ 시장이다.  

 

 

 

이번 주 시황의 주인공은 ‘경기도 군포’다. 모든 종류의 수요층이 유입됐다. 물론 투자 수요층이 가장 많다. 군포는 절대 혼자 움직이는 지역이 아니다. 그동안 안양의 수요가 차고 넘쳐서 밀려날 때, 경쟁 상대인 의왕이 꿈틀거릴 때 같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 왔다.

 

안양·​의왕·​수원이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그 사이에 있는 군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사진은 수원의 아파트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이번에는 다르다. 안양과 의왕 전체가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투자자층이 남하했고, 수원이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투자수요층이 북상하면서 군포의 수요층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뒤늦게 타지역 이주를 생각하던 실수요층이 다시 군포를 재선택하는 비율도 증가했다. 리모델링 호재 단지 이슈도 한몫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포를 보노라면 ‘정책이 치약 밀어짜기를 해 주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매매가·전세가 동반 하락한 과천

 

군포의 놀라운 상승만큼 눈에 띄는 수치가 있다. 바로 전세가 하락률 1등 ‘과천’이다. 2위와 압도적인 차이로 1등이다. 과천의 매매가 역시 하락했다. 불과 1월만 해도 전국 톱 상승 지역이던 과천이 왜 매매가·전세가 동반 하락을 기록한 걸까?

 

구체적으로 어떤 아파트의 매매·전세 시세가 빠졌는지 살펴봐야겠지만 그와 무관하게 지역 전체 수치만으로 대단히 흥미로운 결과다. 과천은 늘 서울 강남권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권의 매매·전세 시세는 하락하지 않은 가운데 과천이 급작스레 하락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매매 시세는 통상적으로 수요가 빠질 때 하락한다. 과천의 수요가 빠지는 경우는 두 가지다. 수요층이 감소하던가, 수요가 고정된 상태에서 공급이 증가하는 경우다. 매매 시장에서 공급은 입주 물량에 분양 예정 물량을 더해서 정해진다. 두 가지 모두 시장에서 반응한다.

 

물량이 증가했다고도 볼 수 있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이 본격적으로 분양을 시작했다. 또한 2년간 분양됐던 재건축 단지들이 입주를 시작해, 순간적으로 공급이 많아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시적인 현상인지 장기화될지는 한 달은 더 지켜봐야 한다. 

 

전세 시세는 통상적으로 주변 입주 물량이 많을 경우 하락한다. 전세는 실수요인데, 실수요는 여간해서 빠지기 어렵다. 현재 과천에 공급이 많은가? 매매 시장과 다르게 전세 물량은 입주 물량만을 말한다. 분양 예정 물량은 2~3년 후 시장의 일이기 때문이다. 한 사이클 더 여유가 있다.

 

현재 과천의 입주 물량은 평소 대비 많다. 2020년에만 3000세대 가까이 입주한다. 과천 전체 세대수가 2만 1000세대다. 이 중 아파트는 1만 세대 정도다. 기존 아파트 물량 대비 무려 30%에 가까운 수가 입주하게 되면 전세 시세에 영향이 갈 수 있다. 충분히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물량이다. 

 

#과천 하락은 ‘전세 수요 감소’

 

그래도 의문이 남는다. 과천시 정도면 진입하고 싶어하는 대기 수요도 많을 텐데 3000세대 입주가 예정돼 있다고 과천을 떠나고 싶어할까?

 

결국 전세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전세 수요가 급격히 줄면 역전세가 난다. 일반적인 입지의 전세 수요는 급증하거나 급감하기가 어려운데 과천은 예외이긴 하다. 

 

지식정보타운 분양을 앞두고 1년 전부터 전입을 꽤 많이 했다. 1순위 요건이 당해 1년 거주가 아니라 2년으로 연장이 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당해 1순위가 안 된다. 당첨 조건이 안 된다는 뜻이다. 결국 실망 이탈 수요가 추가될 수 있다.

 

1년 전에는 전세 매물이 없는 상태라서 시세 대비 높은 전세가를 주고 들어 왔을 것이다. 전세는 매매거래보다 매물이 없으면 시세보다 높게 지불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어차피 전세 기간 종료 후 회수될 돈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세 대비 높은 전세 세대가 나가고 나면 그 다음 전세 세대는 그 정도 시세를 지불하지 못할 수 있다.

 

과천시 내에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이슈가 발생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종교단체의 본부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그 정도로 시세가 흔들리진 않았을 것이다. 과천은 대기 수요가 풍부한 입지이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동안 군포는 오르고, 과천은 내렸다. 이처럼 2020년은 계속 다른 모습의 시장이 전개될 것이다. 상승·하락 이분법적인 논리로 전체 부동산 시장을 분석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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