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실체 드러나는 두산그룹 경영정상화 방안 앞과 뒤

빠르면 상반기 확정, 두산타워·알짜 계열사 매각 대상…코로나19 사태도 변수 부상

2020.05.15(Fri) 11:56:58

[비즈한국]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그룹의 경영정상화 방안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업계에선 경영정상화 방안에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 핵심 계열사들을 그룹에 두기 위해 그 밖의 계열사나 자산매각 외에 유상증자, 인력 구조조정, 총수 일가 사재 출연 등이 망라된 것으로 관측한다. 두산그룹은 이를 통해 3조 원을 마련하겠다고 채권단에 제시했다.

 

 

서울 중구 두산타워. 사진=박정훈 기자


두산그룹 지주회사인 두산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구조조정과 자금조달 계획을 담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두산이 이날 공시한 올 1분기 잠정실적을 보면 그룹의 실적 악화 현상이 뚜렷했다. 두산중공업 등 계열사들의 1분기 실적을 연결한 두산 연결기준 매출은 4427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909억 원으로 74.4%나 급감했으며 당기순손실은 3798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됐다.

 

두산그룹에 대한 정밀 실사 중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달 중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게 결과를 전달할 예정이다. 채권단과 두산그룹은 이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협의를 거쳐 이르면 상반기 안에 경영정상화 방안이 확정되게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 경영정상화 방안의 목표는 두산그룹이 당면한 금융비용 부담 감소를 위해 부채와 자산을 동시에 줄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직 확정 전이지만 두산그룹의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계열사 자산 매각 건이 대거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중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미래 사업으로 꼽고 애착을 보여 온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매각안까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솔루스는 전기차 배터리 주요 소재인 동박과 전지박 사업을 맡고 있고, 두산퓨얼셀은 수소전지와 천연가스 전지 등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담당한다.

 

두산그룹은 오는 2023년까지 두 회사를 각각 1조 원대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었지만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의 유압기기 사업부문인 모트롤BG5000억 원 안팎의 매물로 나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산중공업은 에너지 플랜트 자회사인 두산메카텍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강원도 홍천에 있는 클럽모우 골프장도 1000억 원대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두산타워도 매각 대상에 올라 있다. 두산은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두산그룹은 동대문 랜드마크이자 그룹 본사가 있는 두산타워에 면세점을 비롯한 각종 상업시설이 입점해 있어 8000억 원 이상 가치를 갖고 있다고 추산한다. 올 연말 두산과 일부 계열사의 본사가 경기도 성남시 신사옥에 입주하게 되면서 두산타워 매각이 추진된다.

 

두산타워가 계획대로 매각되면 두산그룹은 담보로 잡은 4000억 원 가량의 차입금 감소와 세금 등을 제외하고 1000~2000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경영정상화 계획이 확정돼 계획대로 순조로운 진행이 이뤄지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내외 경제 상황이 불안정해 두산그룹이 계획한대로 이루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두산그룹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인 두산중공업은 42000억 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가 올해 돌아온다. 두산중공업은 지금까지 채권단에서 24000억 원 규모의 신규 유동성을 지원받았다. 다만 시중은행으로부터 조달한 차입금 약 8000억 원은 만기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전 세계적인 발전소 건설 축소와 두산건설에 대한 무리한 지원으로 두산중공업의 경영 상태는 악화됐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5596억 원, 영업이익 1768억 원을 기록했지만 이자 부담으로 104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거뒀다.

 

201195000억 원에 달했던 두산중공업의 연간 신규 수주액은 지난해 42000억 원으로 감소했고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세계적인 발전소 건설 수요 감소 탓이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과 풍력발전사업 등 신규사업 매출 비중을 오는 2023년까지 5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으로선 현재까지 알려진 경영정상화 방안만큼 강력하게 추진해야만 채권단에 밝힌 3조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산그룹 측은 경영정상화 방안이 현재로선 확정된 게 없다. 추후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시점에서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핫클릭]

·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퍼붓기 지원' 총수 형제 리스크 부각되는 까닭
· [단독] 두산그룹, 연강원 내 저수지 46년째 '불법 사용' 의혹
· [3·4세 경영시대] 두산중공업 '시험대' 오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 [단독] 두산그룹 4세 경영인, 선산 담보로 751억 대출 받은 사연
· 1400억 규모 관급공사 막힌 두산건설, 그룹 전체로 악재 퍼질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