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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둔촌주공, 총회 앞두고 갈등 절정

낮은 일반분양가에 반발한 조합원들, 집행부 해임 추진…선분양 무산 시 건설사들과도 마찰

2020.06.30(Tue) 17:23:02

[비즈한국]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단지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가 7월 초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 수용(선분양) 여부를 가르는 임시총회를 앞두고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총회에서 ​일반분양 일정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후분양을 주장하는 일부 조합원이 집행부 해임, 시공사 계약해지 등을 주장하며 강대강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2019년 8월 철거 공사가 한창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임준선 기자

 

#후분양 찬성 조합원들, 집행부 해임안 발의  

 

둔촌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오는 7월 9일 임시총회를 열고 HUG가 제시한 일반분양가의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조합은 2019년 12월 관리처분계획 변경 총회에서 일반분양가를 3.3㎡(평)당 3550만 원으로 책정하고 2월 HUG와 분양가 협상에 나섰지만 HUG는 자체 고분양가 심사기준에 따라 3.3㎡​당 2910만 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회 안건은 HUG 분양가를 반영하기 위한 ‘관리처분계획 변경안’과 ‘조합 수행업무 추인의 건’, ‘조합정관 개정의 건’ 3건이다. 선분양을 하려면 HUG 분양보증 및 분양가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조합이 이를 거절하면 7월 28일 분양가상한제 적용유예기간을 넘겨 상한제 적용 대상이 된다.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원이 조합 측에 임원진 8명 전원에 대한 해임 발의서를 접수하는 모습. 사진=조합원 제공

 

후분양을 주장하는 ‘둔촌주공 조합원모임’​은 총회 안건 반대와 조합 집행부 해임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원 6123명 중 2500여 명은 6월 25일 최찬성 조합장을 포함한 재건축조합 임원진 8명 전원에 대한 해임안을 발의했다.

 

조합 정관에 따라 해임안 발의일로부터 2개월 내 총회를 개최해야 하는데, 조합원모임 측은 HUG 분양가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7일 임시총회 이후로 해임 총회 개최 시기를 내다보고 있다. 조합원 과반이 참석한 해임 총회에서 과반이 찬성하면 집행부는 직을 잃게 된다. 한편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이 확인한 해임동의서는 800표다.

 

둔촌주공 조합원모임 관계자는 “3.3㎡당 3000만 원 내외로 일반분양하는 경우, 분담금을 더한 실질적인 조합원분양가가 일반분양가보다 비싸지는 역전현상이 발생한다. 조합장과 임원들의 무능과 실책이 사업을 지연시키고 조합원 분담금 증가를 초래했다. 이번 총회 모든 안건에 반대하고 집행부 전원 해임에 동참할 것을 조합원에게 독려하고 있다. 발의 당시 목표했던 해임동의서 3000장을 모으지 못했지만 실제 해임 총회장에서 찬성표를 던질 ‘샤이 조합원’을 포함하면 해임에 찬성하는 인원은 전체 조합원 50%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시공단 “정부 기조상 선분양 유리, 후분양 시 공사중단 불가피”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로 구성된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사업단은 ‘공사중단’ 카드를 내세우며 선분양을 독려했다. 시공사업단은 6월 24일 조합에 보낸 공문에서 “일반분양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실 착공일과 준공일은 전제조건 변동에 따라 재협의 돼야 하며, 일반분양 일정이 지연될수록 사업지연 금융비용 및 선투입 공사비에 대한 금융비용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대되기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업단은 이번 총회 결과에 따라 일반분양 일정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부득이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으며 그 기간은 일반분양 일정, 선투입공사비에 대한 대책, 조합의 공사비조달 대책이 확정될 때까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틀 뒤인 26일에는 “강화된 집값 안정화 기조에서 둔촌주공이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지금은 신속히 사업을 진행하여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취지의 공문을 재차 조합에 발송했다.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사업단이 각각 6월 24일과 26일 조합에 보낸 공문. 자료=조합원 제공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은 후분양 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뿐만아니라 선분양 시 분양가가 후분양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으면 분양가가 HUG 분양가보다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본다. 현실적으로 후분양 시 높은 분양가가 어렵다는 부분을 홍보할 계획”이라며 “조합이 후분양을 결정할 경우 공사비 3조 2000억 원의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통상 공사비는 건설사가 지급보증을 서는데 공사비 규모가 3조 2000억 원에 달해 시공사업단에서 지급보증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있었다. 조합이 조사한 바로는 공사비 1조 원 조달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임시총회 안건 부결 시 조합·건설사 소송전 갈 수도

 

둔촌주공아파트가 7월 임시총회에서 후분양을 결정할 경우 시공사업단과의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시공사업단이 분양일정과 공사비 조달 대책 수립 전까지 공사 중단을 예고한 가운데, 둔촌주공 조합원모임이 공사 중단은 계약 해지 사유라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둔촌주공아파트가 기존 시공사업단과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경우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시공자 지위 확인 소송’ 등 소송전에 휘말릴 수 있다.

 

둔촌주공 조합원모임 측은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서상 계약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공자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분양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공사를 중단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며 “총회는 조합원 판단과 결정, 그리고 조합원 이익과 일치되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이다. 시공사는 조합원의 중요한 의사결정 판단에 불법적인 개입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업단의 한 건설사 관계자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과의 도급계약서는 선분양을 전제로 작성됐다. 3조 원에 가까운 공사비를 건설사가 선투입할 수는 없다. 대전제가 바뀌었기 때문에 분양 일정과 자금조달 대책이 수립되기 전까지 공사를 중단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7월 말 분양가상한제 적용기로, 국토부 “분양가 차이 가늠하기 어려워”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올 4월까지였던 분양가상한제 적용 유예기간을 7월까지 연장했다. 앞서 국토부는 2019년 10월 분양가상한제와 관련한 주택법 시행령을 바꾸면서 개정일 이전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정비사업단지가 올 4월까지 입주자모집 공고를 내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었다.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와 표준건축비에 가산비를 더한 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한 제도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에서 공동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주체는 입주자 모집 전에 시·군·​구 지방자치단체가 구성한 분양가심사위원회로부터 분양가를 심사받아야 한다. 택지비는 위원회가 의뢰한 감정평가를 통해 산출하고, 가산비는 조합이 제출한 가산 항목을 기반으로 위원회가 적용 여부를 판단한다.

 

선분양과 후분양 시 분양가 차이는 가늠하기 어렵다. 국토부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공시지가가 올라 후분양 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은 분양가가 선분양 시 HUG가 책정한 분양가보다 높을 것이란 기대가 있는데, 분양가 산정규칙에 따르면 꼭 그렇지는 않다.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개발이익을 배제한 채 감정평가를 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감정평가 전까지는 누구도 분양가를 예상할 수 없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 분양가가 HUG 분양가보다 5~10% 낮다는 것은 대략적인 계산 결과로 보이는데, 사업장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후분양에 나설 경우 조합이 금융비용과 향후 분양가 불확실성을 떠안아야 한다. 정부가 후분양을 권장하지만 고분양가를 받기 위한 방식은 아니다. 조합이 후분양을 결정할 경우 유심히 살펴보긴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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