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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시동 끄자 카카오 쏠림 심화, 택시업계 아우성 속사정

"카카오T블루에 먼저 배차" 주장에 카카오 "인위적 조작 불가능"…사납금 유지된 채 부담 더 늘어

2020.07.03(Fri) 13:48:56

[비즈한국]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일단락된 가운데 택시산업의 카카오T 쏠림이 심화하고 있다. 플랫폼 택시 사업자로서 콜을 통해 사실상 영업력을 장악하고 있어서다.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발전법)’이 시행되면서 법적으로 사납금이 폐지됐지만, 회사에 내야 하는 돈은 되레 오르고 수수료까지 내야 하는 택시 기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카카오T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2019년 12월 4일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교통연수원에서 카카오T 블루 발대식을 위해 카카오 택시들이 대기하고 있다. 타다가 서비스를 종료한 이후 카카오T로의 쏠림이 심화되면서 법인택시 기사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타다 드라이버 비상대책위원회가 최근 회원들을 대상으로 ‘전직 타다 드라이버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26.8%가 ‘카카오T블루’ 등 플랫폼 택시에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타다처럼 고정 수입을 기대할 수 있고, 대부분 승객이 애플리케이션으로 잡히기 때문에 배회 영업의 부담이 적다는 것이 카카오T블루를 선택한 이유다.

 

이와 마찬가지 이유로 기존 법인택시 기사들도 카카오T블루로 넘어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가맹 택시회사들도 늘면서 택시기사 모집도 활발하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전국 5200대인 카카오T블루 운영 대수를 연말까지 1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정작 기사들은 카카오T블루의 등장으로 어려움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한다. 카카오T 알고리즘이 카카오T블루를 우선 배차하도록 설계돼 카카오T블루 플랫폼에 몸을 담지 않으면 영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 법인택시 기사는 “나와 가까운 곳의 승객에게 호출이 들어와도 더 멀리 있는 카카오T블루 택시에 먼저 배차가 들어간다. 자사 택시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원성이 커지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인공지능(AI)이 특정 차량에 호출을 우선 배정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택시와 호출 승객 간 거리와 도착 시간, 기사 평가, 기사 배차 수락률, 실시간 교통상황 등을 종합 반영하기 때문에 인위적 조작이 안 된다는 것이다.

 

택시업계는 알고리즘 구성 항목과 가중치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회사 자산이며 기밀사항이기 때문에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택시 기사들은 SK텔레콤이 운영하는 ‘T맵택시’나 ‘온다택시’ ‘마카롱택시’ 같은 모빌리티 스타트업 서비스를 모두 장착하고 승객들의 서비스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T맵택시 이용자 수가 300만 명에 불과한 등 실질적 사용자가 많지 않아, 택시 시장은 사실상 카카오T에 종속돼 움직이는 실정이다.

 

소득에 대한 불만도 크다. 정부가 올해부터 사납금 폐지하는 내용의 ‘택시발전법’을 시행하며 카카오T도 전면 월급제(전액관리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택시발전법은 카카오모빌리티의 등장으로 택시회사와 기사들이 처우 개선 등을 주장하며 탄력을 받았다. 그러나 사납금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기사들의 부담은 늘었다.

 

기존 사납금제도는 기사가 규정된 사납금을 영업활동을 펼쳐 지불하고 난 뒤 발생한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전액관리제는 기사가 수입금 전부를 회사에 내고 회사가 기본 월급과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현재 택시회사들은 최저 영업 기준을 정해놓고, 이를 채우지 못하면 성과급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사납금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택시회사들이 카카오T 플랫폼 이용료로 내는 3.3%의 수수료도 포함된다. 결국 지난해 서울 기준 주·야간 13만 5000원~14만 원이던 사납금은 올 들어 주간 15만 5000원, 야간 17만 8000원으로 대폭 인상됐다.

 

카카오T도 이와 비슷한 방식의 급여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나마도 월 260만 원을 보장하던 카카오T블루 직영택시기사 월 급여를 기본급 180만 원대로 낮췄다.

 

서울의 한 법인택시 기사는 “택시회사 수익은 결국 인건비 관리에서 나오기 때문에 최소 수익 기준은 이해되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고정급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과 사납금 부담이 커진 점은 불만”이라고 토로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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