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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배달 앱 '배달약국' 약사회 반발로 서비스 중단 위기

비대면 진료와 함께 출시 5개월 만에…대한약사회 "약사법 위반" 회원들에게도 "제휴 금지"

2020.08.27(Thu) 19:05:09

[비즈한국] 약 배달 앱 ‘배달약국’이 출시 5개월 만약사 업계의 반발로 서비스 중단 위기에 처했다. 배달약국은 3월 11일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5월 29일 앱을 출시한 바 있다. 대한약사회는 전문의약품 배달이 약사법 위반이라며 업체에 서비스 중단을 요청한 상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진료 논의에 불이 붙은 만큼 의약품 배달과 관련해서도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약 배달앱 배달약국이 출시 5개월 만에 약사회의 반대로 서비스 중단 위기에 처했다. 지난 3월 9일 공적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 앞에 줄 선 시민들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최준필 기자

 

‘배달약국’은 의약품 약국배달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으로, 앱을 통해 처방전을 전송하면 가까운 제휴 약국에서 약을 집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배달약국 홈페이지에 따르면 서비스 이용 대상은 비대면 진료 이용자나 정해진 약을 정기적으로 먹는 장기 복용자 등이다. 

 

최근 배달약국이 약국 영업을 통해 서비스 업체 확장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자 21일 대한약사회는 회원 약사들을 대상으로 ‘택배 제휴약국 가입 금지’ 내용을 담은 문자를 돌렸다. 이에 배달약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약사님들께서 저희 서비스와 관련하여 우려하고 계신 것을 확인하였다. 앞으로 관계자분들과도 긴밀하게 협의하여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배달약국 앱

 

#의약품 배달은 약사법 위반일까? 의견 분분 

 

대한약사회에서 의약품 배달 서비스를 문제 삼는 근거는 약사법 제50조 1항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약국 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판매 방법에 대한 규정은 없기 때문에 의약품 배달이 위법이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구태언 변호사(법무법인 린)는 “판매 금지와 배달 금지는 다르다. 판매는 매매계약을 말하기 때문에 배달은 판매계약 이후의 문제로 봐야 한다. 온라인 스토어에서 물품을 주문할 경우 소비자가 계약금을 납입한 순간 매매계약이 성립된다. 배달은 계약이행일 뿐”이라고 말했다. 

 

해당 조항의 도입 취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 조항은 전화가 보급되기 전인 1960년대 보부상 약사에서 파생하는 문제를 막기 위해 도입됐기 때문에 의약품 배달을 막는 근거로 사용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구 변호사는 “전화도 없던 오프라인 시대에 도입된 법을 가지고 온라인 시대에 주문을 막는 법으로 해석하는 건 입법 취지와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장지호 배달약국 대표는 25일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택배가 아닌 30분 내 배달을 원칙으로 운영하고 있다. 약사회에서 우려하는 부분을 이해한다. 환자뿐만 아니라 약사님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되겠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 논의 확산…의약품 배달로 이어질까 

 

코로나19 지역감염이 확산된 시점인 2월 정부는 2차 감염을 막고자 병원 내 의료진, 환자에 대한 ‘전화 상담 또는 처방 한시적 허용방안’을 실시했다. 이에 2월 말부터 비대면 진료에 병원 3800여 개소가 참여했으며, 대한한의사협회 또한 3월 9일부터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운영하며 비대면 진료를 진행했다. 

 

대구·경북 등 일부 지역에서 의약품 배달 서비스도 이뤄졌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임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면서 일부 특별재난지역에 한해 처방약 불편 해소가 필요하지 않겠냐며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약국과 환자가 협의해서 진행하면 좋겠다’는 가이드라인만 줬지, 구체적인 수령 방식을 제시하진 않았다. 약사법상 약국 내에서 약을 수령하게 돼 있으니 본인이 아닌 가족들이 대리수령할 수 있도록 회원사들에 안내해왔다. 이 또한 정부가 한시적으로 허용해준 것뿐”이라고 말했다. 

 

대한약사회가 회원들에게 ‘택배 제휴약국 가입 금지’ 문자를 돌린 뒤 배달약국이 밝힌 입장문. 사진=배달약국 홈페이지

 

하지만 27일 현재 파업에 돌입한 대한의사협회가 협상안에 비대면 진료 추진 철회를 넣으며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단계인 ‘의약품 배달’ 논의가 진전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정책기획팀장은 “비대면 진료는 의료기관을 대면하지 않고 진료를 받는 행위이기 때문에 당연히 의약품 배달이 동반돼야 한다. 병원에 안 가는데 약국에 가는 것도 이상한 일이지 않냐. 다만 비대면 진료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물론 대한약사회도 반대 입장이기 때문에 의약품 배달에 대한 논의는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의약품 배달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2018년 온라인 약국 기업 필팩(PillPack)을 인수하며 의약품 택배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은 자사 프라임 서비스에 가입한 회원 대상으로 처방약 배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서비스가 확대되어도 여전히 우려는 남는다. 이동근 팀장은 “해외 사례에서도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우선 대형 병원과 대형 약국에 일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다수의 의약품을 취급하고 배송 시스템이 잘 구축된 약국으로 배달 주문이 몰리면 동네 소규모 약국들은 문을 닫게 된다. 대형 병원이 비대면 진료를 하고 연계된 대형 약국이 그 진료에 대한 모든 처방전을 독점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환자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도 있다. 배송 과정에서 약이 변질되면 환자의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의약품이 공장에서 약국으로 전달되는 배송 과정에는 온도·습도 등이 고려된다. 하지만 약국에서 환자로 전달될 때 이 부분이 지켜지기는 어렵다. 온도·습도에 취약한 약인데 배송 과정이 길어진다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외에도 오인 배송됐을 때 파생되는 문제, 가짜 앱을 통해 가짜 약이 배송되는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이나 책이 배송되는 것과 다른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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