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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호텔신라 주식 없는 이부진 사장, 계열분리 가능성은?

삼성 이건희 체제 들어서며 한솔·CJ·신세계 계열분리 전례…지분과 상속세 마련에 관심

2020.10.30(Fri) 16:55:03

[비즈한국] 지난 25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하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3남매의 계열분리 가능성에도 눈길이 쏠린다. 특히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호텔신라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은 이 사장이 어떤 행보를 취할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호텔신라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이부진 사장. 사진=호텔신라 제공


#호텔신라 사장이 되기까지

 

이부진 사장은 1970년 10월 6일 이건희 회장의 장녀로 태어나 대원외고와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뒤 1995년 삼성복지재단 기획지원팀에 입사했다. 6년 만에 호텔신라 기획부 부장이 된 후 2005년 상무, 2009년 전무를 거쳐 2010년 12월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11년 3월에는 호텔신라 등기이사가 되었는데, 3남매 중 가장 먼저 등기임원에 선임된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취임 직후 이부진 사장은 신라호텔 리모델링을 진행하며 의욕 넘치는 행보를 알렸다. 리모델링에는 835억 원과 7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장충동에 전통 한옥호텔을 짓는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서울시의 심의를 통과하는 데만 5년이 걸린 한옥호텔은 2020년 부지를 정비하던 중에 다수의 유골이 발견되어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2011년 4월 한복을 입고 ​신라호텔 뷔페레스토랑에 방문한 한복디자이너 이혜순 씨가 출입을 거부당한 일로 호텔신라는 세간의 입길에 오르내렸다. 이에 이부진 사장은 직접 이혜순 씨를 찾아가 사과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2014년 2월에는 택시가 신라호텔 출입문을 들이받아 4억 원이 넘는 피해를 입힌 일이 있었다. 이때도 ​이부진 사장은 ​택시기사의 생활형편을 듣고는 변상금을 받지 않아 호평을 받았다. 두 사건 모두 이 사장의 소통법이 돋보였다.

 

이부진 사장은 ​올해 ​여러 개인사를 겪었다. 1월에는 오랜 시간 끌어온 이혼 소송이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삼성복지재단에서 일할 당시 평사원으로 만나 결혼까지 이른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의 소송은 5년 3개월간 이어졌다. 이부진 사장은 자녀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을 갖고, 임우재 부사장에게 위자료 141억 1300만 원을 지급하게 됐다. ​지난 25일에는 각별한 사랑을 주었던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임종을 맞았다.

 

#면세점과 호텔 해외 진출 추진

 

이부진 사장은 국내 면세점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나섰다. HDC​현대산업개발과 힘을 합친 호텔신라는 2015년 7월 롯데그룹, SK그룹, 신세계그룹 등 유통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시내면세점 특허를 따냈다. HDC신라면세점은 ​2015년 12월에 문을 열어 2017년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819억 원, 53억 원이었다. 2018년에는 매출 1조 9000억 원, 영업이익 107억 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2017년 12월에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임대료 부담으로 철수한 제주국제공항 면세점을 따냈다. ​롯데, 신세계와 경쟁을 벌인 결과였다. 2018년 8월에는 김포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해 시장지배력을 키웠다. 

 

물론 고배도 마셨다. 2016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HDC신라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워 ​​신규 특허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2018년에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을 신세계에게 내줬다.

 

국내 면세점 사업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부진 사장은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4년부터 홍콩 면세업체인 스카이커넥션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마카오공항 면세점을 운영했다. 2019년 11월 사업권을 확보해 5년간 단독 운영하게 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북미시장 면세사업에도 진출했다. ​같은해 10월 ​미국 면세품 판매회사인 트레블리테일홀딩스의 지분 44%를 1417억 원에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신라면세점은 아시아 3대 국제공항인 인천공항·창이공항(싱가포르)·첵랍콕공항(홍콩)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창이공항의 화장품·향수 매장은 모두 신라면세점이 독점 운영하며, 매출 성장 덕분에 화장품·향수 사업권 계약 기간이 기존 2020년에서 2022년까지 2년 연장됐다.  

 

호텔 역시 글로벌 확장에 나섰다. ​올 초 개관 예정이었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던 신라모노그램 1호점은 지난 6월 26일 베트남 다낭에 문을 열었다. 브랜드 ‘신라모노그램’은 호텔신라가 새롭게 도입하는 글로벌 호텔 체인으로, 객실 가격 기준 상위 15% 호텔 중 최상위 ‘럭셔리’ 다음 등급인 ‘어퍼업스케일(Upper Upscale)’이다. ​이부진 사장은 추후 중국, 동남아 등 해외 10여 개 지역에 ‘신라모노그램’ 브랜드로 호텔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베트남 다낭에 오픈한 ‘​신라모노그램’​. 사진=신라모노그램 페이스북

 

2021년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객실 200여 개 규모의 신라스테이를 개관한다. 휴양지와 비즈니스 지역을 분리해 호텔사업을 이어나간다는 게 이부진 사장의 계획이다.

 

호텔신라의 성장세는 코로나19로 인해 상당한 타격을 입은 상태다. 2019년 매출 5조 7173억 원, 영업이익 2959억 원을 기록했던 실적은 2020년 1분기와 2분기 각각 668억 원, 63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급락했다. 3분기도 적자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부진 사장은 호텔, 면세 사업 투자계획을 그대로 밀고 나갈 방침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를 내다보고 중장기적으로 이 분야의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는 평가다.​

 

#삼성그룹 계열분리 전력, 이번에도?

 

25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승계와 3남매의 계열분리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재계에서는 계열분리가 ​당장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부진 사장이 호텔신라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고, 코로나19 여파로 호텔신라의 실적이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인 데다 10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상속세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부진 사장은 삼성물산 지분 5.55%, 삼성SDS 지분 3.9%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해 호텔신라의 지분을 매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의 지배구조가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터라 오너 일가의 그룹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재계에서는 두 가지 산을 넘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로 천문학적인 상속세 해결, 둘째로 코로나19 종식이다. 삼성가에서 상속세를 어떻게 마련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0조 원이 넘는 돈을 단번에 낼 수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 호텔과 면세점 업계가 활기를 되찾는다면 이부진 사장이 언제든 분리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이부진 사장은 2019년까지 호텔신라의 성장세를 이끌어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또 삼성그룹은 과거에도 이병철 창업주 사망 후 이건희 회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신세계, CJ, 한솔 등으로 계열분리 한 전례가 있다. ​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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