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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MZ세대는 뉴스도 틱톡에서 봐요" 김지윤 뉴즈 COO 인터뷰

"뉴스 제공 아니라 이용자들과 함께 만들어" 10만 팔로워 달성…"수익성 고민은 계속"

2020.11.03(Tue) 16:23:44

[비즈한국] “Z세대와 소통하는 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이해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2일 오전 홍대 카페에서 만난 김지윤 뉴즈 COO(최고운영책임자​·29세)​는 ‘10대와 뉴스의 연결이 낯설다’라고 말하자 “10대는 다중미디어환경에 익숙하고, 그 안에서 유행하는 걸 빠르게 포착한다. 그들과 대화하는 건 콘텐츠를 만들 때뿐만 아니라 미디어가 감각적인 스타일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지윤 뉴즈 최고운영책임자는 “Z세대는 다중미디어 환경에 익숙하고 그 안에서 유행하는 걸 빠르게 포착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우태윤 기자


‘​뉴즈(NEWZ)’​는 올해 4월 법인이 설립된 ‘틱톡 기반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실시간 라이브 영상을 통해 댓글로 소통하며 이름을 불러주고, 유행하는 밈 영상을 만들어 올린다. 주로 다루는 건 테크와 미래 기술, 트렌드 관련 뉴스다. 

최근 미디어 스타트업의 춘추전국시대가 정리되는 분위기다. 2000년대 초반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 플랫폼에 기반해 활발하게 활동하던 1인 미디어와 대안언론, 미디어 스타트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은 주춤했다. 기성 언론들도 유튜브 채널의 규모를 키우거나 메일링 서비스에 기반해 뉴스 큐레이션을 전달하는 등 플랫폼과 전달방식을 다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틱톡을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은 뉴즈가 최초다. 구독자 연령층 가운데 10~20세대가 90% 이상인 미디어도 흔치 않다. 여전히 기성언론과 뉴미디어 다수는 유튜브에 머물러 있다. 틱톡은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을 쉽게 편집하고 공유하는 동영상 플랫폼이다. 세대 구분 없이 이용자가 고르게 분포된 유튜브와 달리 틱톡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에 이용자가 집중된 점도 특징이다. 

#테크·미래기술 콘텐츠로 1년 만에 팔로어 10만 달성

뉴즈는 지역 방송국 아나운서와 기자로 활동한 김가현 CEO(최고경영자·대표)와 방송국 모바일 PD, IT 전문 매체 기자, 블록체인 매체 기자를 거친 김지윤 COO(이사), 두 사람으로 구성됐다. 블록체인 매체에서 동료로 만난 두 사람이 작년 10월 취미 삼아 해본 틱톡 채널이 인기를 끌면서 엔젤 투자를 받았고, 올해 4월 법인을 설립했다. 그때만 해도 ‘10만 팔로어 달성’은 꿈같은 일이었다.

“틱톡에 에듀와 뉴스를 접목해 이용자들이 지금 가장 궁금해하는 뉴스를 쉽고 빠르게 설명하는 영상을 꾸준히 올렸어요. 테크와 미래 기술, 트렌드는 이전 직장에서도 주로 다루던 분야였지만, 이 내용을 숏폼(Short-form)으로 10대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건 다른 문제였죠.”

작년 10월, 회사 동료이던 김가현 대표와 김지윤 이사가 시작한 틱톡 채널은 1년 만에 팔로어 수 10만 명을 달성했다. 사진=뉴즈 틱톡 채널


뉴즈의 팔로어 수가 상승곡선을 탄 기점은 틱톡의 개인정보 문제가 불거졌을 때다. 틱톡 측에서 기업 인수 과정에 개인정보가 이전될 수 있다는 내용의 공지를 띄웠고 이용자들이 이를 ‘개인정보 유출’로 오인하면서 가짜뉴스가 퍼졌다. 뉴즈가 이 내용을 팩트체크 하는 방식의 영상을 올리자 불안해하던 이용자가 다수 유입됐다. 

법인 설립 4개월 만인 8월, 김 이사는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의 패널로 나섰다. 이슬예나 ​EBS ​PD, 김태원 구글코리아 상무 등 쟁쟁한 업계 전문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미디어 스타트업의 고충을 풀어냈다. 

“3개월 전 일인데 그때와 지금이 또 달라요. 팔로어 수가 7만 정도일 때 패널로 참여할 기회가 생긴 거죠. 미디어 스타트업이 하나둘 다시 등장하는 시점에서 우리의 고민이 뭔지 공유했어요. 기성 언론에서도 틱톡 채널을 운영하며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우리는 테크, 미래기술, 트렌드에 기반한 콘텐츠 중심으로 돌아가요. 여기에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 생활 밀착 정보를 만드는 걸 우선시하죠. 비지니스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어요. 기성언론은 이미 갖고 있는 자원으로 콘텐츠를 고도화하는 것까진 쉽게 하지만, 수익을 내는 데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우린 여기에 모든 것을 걸고 있으니 속도가 다른 거죠.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만큼이나 비지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기에 뒤에서 움직이는 구조가 기성언론과 전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모(반말모드)해도 되나요?” 실시간 소통이 무기

뉴즈는 미디어 업계의 오랜 고민인 ‘쌍방향 소통’에 강하다. 그동안 기성언론들은 제보 메일부터 SNS 채널 댓글, 카카오톡 창구 운영 등 여러가지를 시도했고 대다수는 실패했다. 

틱톡은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는 지금 시대에 딱 맞는 플랫폼이다. 모바일 SNS의 주요 이용자이자 실시간 소통에 익숙한 Z세대에게 정확히 통했다. 사진=우태윤 기자


틱톡은 다르다. 뉴즈의 틱톡 채널 영상에는 내용과 관련없는 질문이 다수 올라온다. “언니 예뻐요”부터 “아, 나 빨리 왔다”, “반모(반말모드)해도 되나요?” 혹은 “독감 주사 맞아도 되나요?”까지 이용자가 적극적이다. 속도감 있게 모든 댓글엔 답글이 달리고, 어떤 질문은 다음 영상의 주제가 된다. ‘독감 주사 논란 팩트체크’ 영상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손짓 한 번이면 빠르게 넘어간다는 게 틱톡의 장점이자 단점이에요. 스냅처럼 빠르게 넘어가기 때문에 영상이 급속히 퍼져요. 요즘 말로 ‘누구나 떡상 하기 쉬운 플랫폼’이죠.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 욕구가 넘쳐나는 시대에 적합한 플랫폼이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할 요소가 많다고 봤어요. (Z세대를 구분해서 말하는 것에 동의하진 않지만) 내가 만난 Z세대는 실시간 소통에 익숙하고 한편으론 새로운 소속을 얻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어요.”

이런 Z세대의 특징은 뉴즈, 틱톡과 삼박자가 맞았다. 꾸준히 영상을 올리는 과정에서 뉴즈의 브랜드에 애정을 갖고 팔로하는 이용자가 생겼고, 이는 채널 확장으로 이어졌다. 김 이사는 ‘뉴스를 제공한다’고 말하는 대신 ‘함께 만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오늘 학교를 다녀왔다”, “인공지능이 궁금하다” 등 일상적으로 소통하고 반응하는 과정이 뉴즈에 필요한 정보가 돼서 콘텐츠로 태어나기 때문이다. 

#틱톡의 강점은 바이럴리티…‘건강함 잃지 않는 언니 될 것’

주요 구독자가 10대인 미디어 스타트업이 돈을 벌 수 있을까. 김지윤 이사는 바이럴이 잘 된다는 틱톡의 강점을 살리면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애초에 뉴스는 그 자체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요. 그러니 '뉴즈는 10대를 대상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바꿔야 해요. 저희 주요 채널인 틱톡이 바이럴이 잘 나오는 플랫폼이니 이를 활용해 '정보'와 스토리를 전하는 브랜디드 콘텐츠(기업에 의해 제작·큐레이션된 콘텐츠)를 만드는 방향으로 도전하고 있어요. 이외에도 100여 명이 들어와 있는 오픈 채팅방을 운영하죠. 커뮤니티 비즈니스로서 행사를 기획하고 라이브 방송 진행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있어요. 단순히 바이럴 광고를 하기보단 뉴즈가 열심히 검증한 정보와 자료를 공유하고 팔로어가 동참하는, 반응이 강한 채널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어요.”

김지윤 이사는 ‘10대는 뉴스를 안 본다’는 편견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10대는 사회에서 발언권이 없는 존재이므로, 이들이 뉴스를 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 그들과 대화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뉴즈의 정체성은 이용자의 요청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본 이용자가 다시 댓글로 반응할 때 성립돼요. ‘얼마 전 판사가 되고 싶은데, 인공지능이 판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뉴스를 봤어요. 정말 그런가요?’​라는 댓글을 봤어요. 인공지능과 관련된 뉴스가 나온 지 굉장히 오래됐지만 10대에게는 당장 자기와 관련된 미래로 다가오죠. 뉴스를 받아들이는 온도가 기성세대와 전혀 달라요. 더 많은 시간을 살아갈 미래 세대의 이야기가 덧입혀지면서 콘텐츠에 힘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으로서 갖는 지속가능성과 미디어가 갖는 공익성에 대한 고민이 충돌할 때는 없을까? 얼마 전 논란이 된 ‘유튜브 뒷광고’ 문제는 브랜디드 콘텐츠 자체에 대한 이용자의 불신을 키웠다. 

“콘텐츠 자체를 팔아서 수익을 내는 구독모델이 아닌 이상 광고를 안 할 순 없어요. 어떤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 것인가, 그 외에 어떤 비지니스 모델을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먼저 좋은 광고를 기획해서 제안한다거나, 뒷광고 유혹에도 앞광고를 고집하는 등의 방식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겠죠.”

김지윤 이사는 “스타트업으로서 광고 수익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니 ‘어떻게 영혼을 팔지 않고 건강하게 가져갈 것인가’는 끝없는 숙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 김 이사는 ‘틱톡세로광고제 TOP 10’에 뉴즈 출품작이 선정됐다고 자랑했다. 뉴즈는 이미 지난 3월 틱톡코리아로부터 틱톡 라이브 방송 대표 테스트 유저로 선정됐다. 오늘도 틱톡에서는 뉴즈 언니와 이용자들의 소통이 이뤄지고 처음 만난 댓글 친구끼리 ‘반모’ 해도 되는지 물어보는 세상이 열린다. 모바일 화면 속 15초짜리 영상은 Z세대의 뉴(New) 미디어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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