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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사외이사 점검] 농협금융, 문 캠프 주역·광주일고 헤쳐모여

경제개혁연구소 "사외이사 48%가 검증대상"…농협금융 "전문성 고려해 공정하게 선임"

2020.11.05(Thu) 18:10:52

[비즈한국] 이름 그대로 회사 외부의 인물이 맡는 사외이사는 기업의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그만큼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중요하지만 국내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안건에 대부분 찬성을 던져 ‘거수기’란 비판을 많이 받는다. 금융권의 상황은 어떨까. ‘경제개혁연구소’에서 주요 금융사 사외이사의 적절성을 분석한 자료를 통해 이를 점검했다. 세 번째로 농협금융그룹을 점검했다.

 

농협금융그룹은 사외이사 분석 대상 29명 가운데 14명이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경제개혁연구소로부터 받았다. 서울 충정로 농협금융그룹이 속해 있는 농협중앙회 사옥. 사진=연합뉴스

 

농협금융그룹은 농협중앙회 소속이지만 중간 지주사인 농협금융지주를 둬 따로 금융부문만 운용하고 있다. 농협금융그룹의 사외이사 29명 가운데 48%​에 해당하는 14명이 검증 대상 명단에 포함됐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친정부 성향 사외이사다. 특히 문재인 캠프에 었던 인사들이 눈에 띈다. 2018년 12월 농협금융그룹 사외이사에 합류한 김용기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는 현직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다. 그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선대위 국민성장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한주 농협은행 사외이사 역시 문재인 후보 선대위 민주정책통합포럼 공동위원장을 역임한 친정부 성향 인사다. 이진순 사외이사도 선대위 10년의 힘 위원회에서 활동해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탰다. 이진순 사외이사는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 동문이기도 하다. 광주일고는 화려한 정·재계​ 인맥을 자랑하는 학교다. 정치권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금융계에서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광주일고 출신 유력 인사로 통한다. 

 

이진순 사외이사 외에도 농협금융에는 광주일고 출신 사외이사가 많다. 이광범 농협은행 사외이사와 구본민 NH저축은행 사외이사도 광주일고 동문이다. 명단에는 제외됐지만 이효익 ​농협생명 ​사외이사, 정태석 ​NH투자증권 ​사외이사도 광주일고를 졸업했다. 김영과 농협생명 사외이사는 김광수 회장과 같은 대학인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왔다. 두 사람은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에서 함께 일했다.

 

그룹 계열사 전직 임원이 사외이사로 돌아온 경우도 있었다. 3월 선임된 홍석동 NH투자증권은 NH농협증권에서 부사장까지 올랐다. 2019년부터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김사학 농협손해보험 사외이사는 농협은행 부행장을 역임했다. 이승호 농협손해보험​ 사외이사는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 전직 임원으로 파악된다.



금융권 이력이 없어 전문성이 의심되는 사외이사도 있다. 박락진 농협생명 사외이사의 경우 전라남도 광주광역시 광산구청 부구청장 출신으로 금융권 경력이 파악되지 않는다. 2018년 6월 사외이사에 선임된 이혜민 NH아문디자산운용 사외이사 역시 금융권 경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주 프랑스대사 출신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특임위원과 외교부 대사를 거쳤다. 현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객원)다.

 

언론인 출신인 김승동 NH저축은행 사외이사도 같은 경우다. 그는 2017년까지 CBS 기자(논설위원장)로 활동했다. 단국대학교 교양교육대학 교수, 아이코리아 이사, 한국NGO신문 회장 등을 거쳤다.

 

농협금융그룹은 금융권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연피아(연구원 출신 낙하산)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박해식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의 경우 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3월 선임된 박철 NH투자증권 사외이사는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를 겸하고 있어 이해 상충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그가 소속된 바른은 2014~2019년 농협은행의 카드정보 유출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 상대방을 대리했다. 또 2016~2018년 계열사에 법률자문을 제공했다. 다만 박철 사외이사는 올 7월 10일 사외이사직을 사임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바른이 옵티머스자산운용 측 변호를 맡으면서 박철 사외이사가 사임한 것으로 파악했다. NH투자증권은 사기펀드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 펀드의 최대 판매사로 지난 6월 옵티머스자산운용 관계자들을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경제개혁연구소의 지적에 대해 “사외이사는 정관 규정에 의거 각 법인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정되며 전문성을 고려해 공정하게 선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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