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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손해 난 KCC 주식 9년째 보유하는 까닭

KCC가 삼성에버랜드 주식 매입한 지 6개월 뒤 매입…삼성생명 "투자처 중 한 곳일 뿐 그룹과 무관"

2021.03.03(Wed) 10:37:58

[비즈한국] 삼성생명이 KCC에 8년 넘게 1400억 원대 장기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투자 시장의 큰손인 삼성생명이 KCC에 유독 힘을 쓰지 못한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삼성생명은 투자의 과정일 뿐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삼성생명이 2012년 KCC 지분을 1426억 원에 매입했으나, 30%가량 손실이 난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과 KCC의 전략적 제휴 관계에 주목한다. 서울시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 사진=비즈한국 DB

 

삼성생명은 지난해 2분기 말 기준 KCC 지분 가치가 50% 이상 감소했다면서 평가 가치를 684억 6000만 원 감액했다. 여기에 KCC 인적분할로 전체 주식수가 감소함에 따라 보유 주식수도 감소해 지분 가치는 581억 8200만 원까지 줄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KCC 지분율은 4.48% 그대로다. 2012년 삼성생명이 KCC 주식을 1426억 3600만 원에 처음 매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주가가 회복돼 3월 2일 종가 기준 지분 가치는 801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여기에 KCC가 인적분할하고 배정한 KCC글라스 지분 225억 원(취득원가 기준)을 더하면 최초 취득가 대비 30%에 가까운 손실이 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스피지수가 3100선을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평가를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생명의 KCC 투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보유 지분이 5% 미만이라 주요주주에서 제외돼 KCC에 공시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KCC에 처음 투자한 것은 2012년 6월 21일이다. 이후 KCC 주가 흐름을 보면 삼성생명이 상당한 차익을 남길 만한 때도 있었다. 삼성생명 매입 당일 종가는 29만 6500원었는데, 2014년 9월 25일에는 72만 9000원까지 올랐다. 약 146% 상승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과 KCC의 밀접한 관계에 주목한다. 전략적인 이유로 삼성생명이 KCC 지분을 매입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삼성생명이 KCC 지분을 매입하기 7개월 전인 2011년 12월 KCC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17%(42만 5000주)를 삼성카드로부터 매입하면서 관계가 급격히 가까워졌다. 당시 삼성카드는 ‘금융산업의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삼성에버랜드 지분율을 5% 미만으로 낮춰야 했다. 이때 해결사 역할을 한 것이 KCC였다. 

 

눈길을 끈 것은 가격. 장부가 대비 15% 가량 할인된 가격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 측은 비상장사인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이니 할인가가 적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현 삼성물산)과 합병하면서 상장했고, KCC는 상장 과정에서 일부 주식을 매각해 1241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이후에도 KCC는 삼성그룹의 백기사 역할을 자처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 주주였던 엘리엇이 합병 반대에 나서자 삼성물산 자사주 5.76%를 KCC가 매입하면서 합병에 힘을 보탰다. 이런 과정을 통해 KCC는 삼성물산의 지분 9.1%를 보유하고 있다. KCC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17.48%)에 이어 삼성물산 2대 주주다. 

 

감독 당국은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을 부정적으로 봤다. 지난해 6월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의 부정 승계를 위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 기소했다. 조사 과정에서 당시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던 정몽진 ​KCC ​회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가 진행됐다. 

 

삼성생명 측은 “당사가 KCC 지분을 매입한 것은 삼성그룹과 KCC의 관계 때문이 아니다. 단순 투자 목적”이라며 “삼성생명은 많은 기업들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하고 있으며, KCC도 그런 곳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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