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달 신혼희망타운 ‘e편한세상 고천 파크루체’ 공급이 예정돼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도 의왕시 고천동에 들어서는 단지로 전체 870가구 중 580가구가 신혼희망타운으로 공급된다. 지난해 말 경기도 시흥, 의정부 등에 공급된 신혼희망타운이 미분양 사태가 이어졌던 터라 이번 분양 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신혼희망타운은 인근 시세의 70~80% 수준으로 분양하고 있으나 수익공유형 대출 상품, 적은 면적 등으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아파트 단지 전경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최준필 기자](/upload/bk/article/202105/thumb/21894-51720-sampleM.jpg)
#수도권 27개 단지 중 18개 단지 한 자릿수 경쟁률
신혼희망타운은 정부가 2017년 발표한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라 도입된 ‘신혼부부를 위한 맞춤형 주택’이다. 입지 좋은 곳의 아파트를 시세의 70~80% 수준으로 분양해 관심을 받고 있다. 혼인 기간 7년 이내 또는 6세 이하 자녀를 둔 무주택가구 중 소득 기준(전년도 가구당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20% 이하, 맞벌이는 130% 이하)을 충족할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주거 안정을 목표로 신혼희망타운 공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7월 사전청약을 시작하는 3기 신도시 3만 200가구 중 약 46%인 1만 4000가구가 신혼희망타운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신혼희망타운 물량이 절반에 가깝다 보니 3기 신도시 입주 희망자 사이에서는 신혼부부를 위한 특혜 아니냐며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신혼부부 사이에서도 신혼희망타운 공급에 대한 시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upload/bk/article/202105/thumb/21894-51725-sampleM.jpg)
2018년부터 공급된 수도권 신혼희망타운 27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18개 단지가 청약 경쟁률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서울 수서, 위례, 과천 등 인기 지역 몇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3 대 1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성적이다. 파주 와동, 의정부 고산, 양주 회천 등에 공급된 신혼희망타운은 미분양 사태가 나왔다.
2019년 1월 공급된 평택고덕A7은 전체 경쟁률이 1.38 대 1을 기록했지만 46㎡ 경쟁률은 A타입 0.6 대 1, B타입 0.4 대 1 등에 그쳤다. 2019년 12월 공급된 화성동탄2 A104 역시 46㎡ 경쟁률이 0.4 대 1로 미분양됐다. 55㎡B 타입도 0.7 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지난해 말 공급된 시흥 장현 A9의 경쟁률도 마찬가지다. 전체 경쟁률은 1.67 대 1로 집계됐지만 46㎡ 경쟁률은 0.6 대 1에 그쳤다. 가장 인기가 높던 55㎡A 타입도 2.1 대 1로 마감됐다.
#시세 차익 최대 50%까지 환수…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수익공유형
신혼희망타운의 가장 큰 이점은 ‘대출 지원’이다. ‘신혼희망타운 전용 모기지’ 상품은 연 1.3% 금리로 최장 30년간 대출이 가능하다. 투기과열지구라도 LTV 최대 70%까지 대출할 수 있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LTV 40%, 조정대상지역 50%와 비교하면 높은 비율이다. 초기 자본이 부족한 신혼부부에게 집값의 70% 대출은 주택 구입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대출 상품이 신혼희망타운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소로도 작용한다. 신혼희망타운 전용 모기지 상품이 ‘수익공유형’ 상품이기 때문이다. 향후 대출금 상환 때 분양가 대비 시세차익의 10~50%를 정부가 환수한다.
특히 분양가 3억 700만 원 이상인 경우 ‘신혼희망타운 전용 모기지’ 이용이 필수다. 대출이 필요하지 않아도 분양가의 최소 30% 이상은 이 상품으로 대출받아야 한다. 대출 한도는 4억 원이다.
환수 비율은 대출 금액이 적고 자녀 수가 많을수록 줄지만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는 평이다. 70% 대출을 받고 자녀가 없는 경우 10년 거주 후 매각 시 차익(매도가-분양가)의 50%를 회수하게 된다. 자녀가 1명 있더라도 40%를 내야 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수익공유형이라는 제도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다. 우리나라는 주택을 이용 개념보다는 소유 개념으로 생각한다”며 “주택을 투자 수단으로 보는데 자본 이득을 나눈다니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래서 수익공유형 상품에 대한 반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혼희망타운 46㎡ 평면도. 아이 키우기 좋은 주거 환경을 강조하지만 평수가 작아 신혼부부들이 외면하고 있다. 사진=신혼희망타운 홈페이지](/upload/bk/article/202105/thumb/21894-51721-sampleM.png)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 15평?
신혼희망타운은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자녀를 위한 최적의 교육환경, 어린이 보호를 위한 100% 지하 주차, 보육 부담을 덜어주는 커뮤니티 시설, 어린이 놀이터 등을 홍보 전면에 내세운다. 그러나 정작 신혼부부들은 아이 키우기에는 공급되는 평수가 작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신혼희망타운을 알아보다가 포기했다는 변 아무개 씨(34)는 “딩크족이 아니라면 아이 낳고 살기엔 비좁다. 신혼희망타운의 경쟁률이 낮다고 해서 알아봤는데 장기적으로 메리트가 없다”며 “현실적으로 아이를 키울 정도의 평수도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혼희망타운은 46㎡, 55㎡ 등 소형 평수를 공급한다. 부부 2인만 생활하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자녀가 있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특히 46㎡의 경우 방 2개로 실거주 기간 및 전매 제한 등이 걸린 경우가 많아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신혼부부라도 시간이 지나면 3~4인 가구를 꾸릴 수 있지 않나. 지속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소득수준에 맞는 주거 규모를 공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신혼부부에게 좀 더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택지비 비중이 높은 교통 여건이 양호한 도심권 공급에 따른 신혼부부 자금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46~59㎡형 등 소규모 평형 위주로 공급하고 있다”라며 “신혼부부 선호도 등을 감안해 규모 확대도 검토할 예정이다”고 답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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