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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의 밀덕] 러시아는 왜 25년 된 Ka-32 헬기를 한국에 홍보할까

1998년 불곰사업 일환으로 약 60대 도입…경협차관 상환으로 개량형 판매 '노림수'

2021.06.08(Tue) 09:41:46

[비즈한국] 지난 4월 30일 러시아 유일의 헬기 설계 및 제작업체인 러시안 헬리콥터스는 러시아 헬기들이 11개국에서 화재진화에 투입되고 있다는 내용의 한국어 보도 자료를 돌연 배포했다. 그동안 러시안 헬리콥터스는 신청한 국내 기자들에 한해 영어로 된 보도 자료만을 배포했다. 이어 5월 12일에도 역시 한국어로 된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러시아 정부가 경협차관 잔여액 중 6000억 원 상환과 관련해 개량형 Ka-32 헬기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진=러시안 헬리콥터스 제공

 

두 보도 자료의 핵심 내용은 과거 러시아 카모프사가 만든 Ka-32 헬기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Ka-32라는 이름보다는 ‘​카모프’​ 혹은 ‘​까모프’​로 많이 불린다. 지금은 카모프사가 러시안 헬리콥터스에 통합된 상황. 러시안 헬리콥터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Ka-32 헬기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운용하는 국가라고 소개하고 있다. 50에서 60여 대가 산림청, 공군, 해경 등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에서 운용한다고 전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쩌다가 개발국인 러시아보다도 많은 Ka-32 헬기를 운용하게 되었을까? 우리나라는 지난 1990년대 소련에 빌려준 차관 금액의 일부를, 불곰사업을 통해 1998년부터 Ka-32 헬기를 들여오게 된다. 

 

이와 관련해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당시 폐업 위기에 처한 카모프사를 우리나라가 살렸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최근 러시안 헬리콥터스가 Ka-32 헬기의 국내 홍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역시 불곰사업과 연관이 있다. 국내에 들여온 Ka-32 헬기의 경우 어느새 운용된 지 20여 년이 넘고 있어 이제는 대체헬기 선정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러시아 정부도 경협차관 잔여액 중 6000억 원 상환을 언급하면서 개량형 Ka-32 헬기를 강하게 밀고 있는 상황. 이러한 움직임에 ka-32 헬기를 운용하고 있는 정부기관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Ka-32 헬기는 내부공간이 다른 헬기들에 좁고 길어 구조 임무에 부적합하다는 문제가 있다. 사진=러시안 헬리콥터 제공

  

Ka-32 헬기는 러시아의 기후 즉 추운 날씨를 고려해 만들어져, 외기온도가 올라가면 가동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헬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어박스 오일의 온도가 한계치까지 상승한다. 기어박스의 윤활과 냉각의 역할을 하는 오일의 냉각 때문에 추운 지방에서 빠른 이륙을 고려한 설계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어박스 오일온도와 관련해 운용제한이 있다고 사용자들은 전한다. 더욱이 한반도 기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향후 운용에 더 많은 애로사항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다른 외국산 헬기들과 달리 과도한 운용 유지비와 수리비용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엔진 등 주요 구성품들의 수명이 절대적으로 짧고, 여러 차례 연장검사를 통과해야 설정 수명까지 갈수 있는 등 항공기 도입 이후 치러야 할 유지비용이 매우 높은 편이다. 여기에 더해 2개의 회전익 날개를 가진 동축반전로터라는 특이한 방식을 사용하지만, 회전면 간의 충돌 우려 때문에 공중기동에도 일부 제한이 있다. 특히 낮은 속도에서 급기동은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이밖에 러시아가 밀고 있는 개량형 Ka-32A11M 헬기의 경우 소방청이 정한 ‘중형 소방헬리콥터 기본규격’을 미충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a-32는 다른 외국산 헬기들과 달리 과도한 운용 유지비와 수리비용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사진=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제공

 

물론 납품 시까지 미 충족 시스템을 추가 장착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수년 전에 설계만 해놓고 1대도 생산하지 않은 헬기를, 계약 후 개발해서 공급하겠다는 것은 향후 큰 문제의 소지가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몇몇 정부기관들 사이에서는 더는 우리나라가 러시아 Ka-32 헬기에 ‘호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늘어나고 있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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